30화 EP030-치료
자존심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 혼자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과 오만은 무척 구별하기 어렵기에, 자신을 과신하면 안된다.
“그래서?”
“솔직히 좀… 버겁네요.”
“그러니까 내가 하자는 대로 처음부터 했으면.”
그래서 이 수상한 의사에게 다시 도움을 청하러 온 거고.
혼자서 버텨보려고 애쓸 필요 없다는 말은 예전부터 은지가 자주 하던 말이다.
사실 자존심이나 오기보다는… 남에게 짐이 되기 싫다는 이유가 크긴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까지 혼자 앓다가 머리가 망가져버리는 상황은 나도 피하고 싶다.
“오늘 사진은 아직 안왔고?”
“네. 밤 비행기를 타고 돌아온다고 했고… 사진은 돌아와서 같이 확인하기로 했어요.”
“그럼 어제 사진으로 딸쳤나?”
“…말해야 하나요?”
“당연히.”
내키지 않지만 지금 나를 도와줄 사람은 이 여자밖에 없다.
어젯밤, 은지가 매튜 씨의 위에서 삽입 직전의 아슬아슬한 구도로 찍어 보내준 사진을 본 이후로….
내 머릿속은 온통 은지가 매튜 씨의 위에서 허리를 흔들어대는 장면들로 가득하다.
간신히 그 장면이 망상으로 이어지는 걸 막고 있긴 하지만, 많이 버겁다.
그래서 이 의사를 찾아온 거다.
“하지는 않았지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떠오릅니다.”
“그럼 왜 안했지?”
“하면 멈출 수가 없을 것 같아서요.”
“오… 자기 상태를 꽤 정확하게 알고 있네.”
이 의사… 레나라는 이름을 가진 정신 계열 의사.
조금 찾아봤다. 매튜 씨처럼 레나라는 사람을 믿어도 되는 건지.
그 결과, 적어도 이 사람의 실력과 명성은 매튜 씨의 말처럼 굉장했다.
“하루 이틀 정도 자제하려고 한 건 뭐… 나름 괜찮은데, 어제의 자극이 좀 쌨네.”
“…그래서요?”
“골라요. 욕망이 쌓여서 망상이 되기 전에 풀지, 그냥 망상을 한 번 보고 여자친구한테 후처리를 부탁할지.”
욕망을 푼다면, 아무래도 이 의사가 말했던 그 방식으로… 그러니까, 대딸로 하게 되겠지.
반대로 망상을 한 번 본다면 나는 또 다시 은지에게 매튜 씨와 관계를 맺고 와달라는 부탁을 하게 될 거다.
“내가 권유하는 쪽은 전자.”
“…….”
“빨리 고르면 좋겠는데. 나 바빠서.”
***
예정된 출장의 스케쥴은 전부 문제없이 소화했다.
매튜 씨랑 내가 일본에 와있는 동안 서울 쪽에서 빌런이 나타나지도 않았고.
오빠는… 어제 사진을 받은 이후로 별다른 연락이 없다.
호, 혹시 너무 심한 걸로 보낸 건가…?
“이걸로… 일본에서 처리해야 할 업무는 끝났습니다. 갑작스러운 출장이었을 텐데 협조 감사드립니다, 헤이즈.”
“아, 아뇨! 저는 별로 한 것도 없고… 거의 얼굴 도장만 찍고 다녔는데요.”
“이제 남은 시간 동안 승윤 씨의 부탁만 마무리하고 공항으로 이동하면 되는데….”
매튜 씨가 말끝을 살짝 흐린다.
내가 따로 생각해둔 게 있는지 물어보는 것 같다.
…그리고 난 아무 생각이 없다.
“아, 아직 그래도 시간은 꽤 여유로우니까 천천히 생각해봐요!”
“실은, 승윤 씨가 마지막 날에는 최대한 자극적인 사진으로 부탁한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래요? 하… 하긴, 마지막이니까요… 하, 하하….”
“시간이 넉넉한 건 맞지만 충분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아… 아니면 여기, 온천도 있으니까 살짝 쉬면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온천… 말입니까.”
“일본까지 왔는데, 온천도 딸린 방인데. 그냥 가면 아쉽잖아요.”
지난번에 매튜 씨, 많이 피곤해 보이기도 했고.
노곤노곤한 몸을 풀어주면서 생각을 해보면 오빠한테 도움이 될 그런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으니까.
근데 오빠는 지금… 뭐하고 있으려나?
***
“옷 전부 벗으세요. 다리는 무릎 너비로 벌리고, 상체는 앞으로 숙이고.”
“…꼭 그런 자세로 해야 합니까?”
“싫으면 관두던가.”
…이 여자, 대체 뭐야?
이 생각만 벌써 다섯 번은 넘게 한 것 같아.
그럼에도 결국 이 사람 말에 따르기로 한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고.
“…하아.”
“빨리 시작하죠. 나 바쁜데.”
“아, 알겠다고요….”
별 수 있나.
수상하긴 해도 실력만큼은 진짜인 의사인데.
그래… 이번 한 번만 실습을 받는 거고, 이후로는 은지에게 부탁하면 될 일이야.
…하자.
“엉덩이를 내 쪽으로. 다리 조금 더 벌리고. 음… 오케이.”
“…….”
침대에 서서 상체는 앞으로 수그린 채, 다리를 조금 벌린다.
굉장히 수치스럽다. 이 자세, 이 구도, 그리고 이 상대.
하지만 내 머리는 지금 수치심을 흥분으로 인식하는 망가진 상태.
…자지가 발기하는 건 순식간이다.
“행위 도중에는 일부러 가학적인 언어를 사용할 테니까 알아 두시고.”
“…네.”
“알죠? 욕망을 푸는 게 목적이니까 참으면 안되는 거.”
뒤에서 무슨 소리가 나나 했더니, 의사가 손에 장갑을 끼고 그 위에 투명한 젤을 듬뿍 짜내고 있었다.
그리고는 예고도 없이 대뜸, 발기한 자지 기둥을 한 손으로 콱, 움켜쥔다.
조금은 차갑고 미끈거리는 감촉과 그 너머에서 기둥을 꽉 옥죄는 상당한 악력.
조금은 거칠고, 약간은 아픈 느낌이 드는 자극이었지만… 허리가 움찔, 떨릴 정도로 짜릿한 느낌도 같이 일어난다.
“…윽.”
“그러니까… 여자친구가 상사와 출장을 가서 보내준 사진이 너무 자극적이라 참기 힘들었다?”
의사가 질문을 하면서 천천히, 손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매끄러운 라텍스 장갑을 낀 손이 부드럽지 않은 악력으로 자지를 움켜쥔 채, 아래로 주욱- 내려간다.
다시 한번 허리가 제멋대로 떨릴 것만 같은 낯선 종류의 쾌감이 찌릿하게 올라온다.
“빨리, 대답.”
“네… 네.”
“자기가 참아보겠다고 사진을 보내달라 해놓고, 막상 따먹히기 직전의 사진을 보니까 꼴렸다?”
“그, 그건….”
“핑계대지 말고 대답만 해.”
갑자기 자지를 쥔 손에 힘이 더해지면서 기둥의 뿌리 부분을 거칠게 감싸 조여버린다.
동시에, 다른 쪽 손의 매끈한 손바닥이 귀두를 덮더니 스으윽- 비비듯이 문질러버린다.
“으, 읍….”
“말해.”
“마… 맞아요.”
“한심하네. 겨우 삽입하기 직전의 사진을 받았다고, 여자친구가 따먹혔을 거라는 더러운 상상이나 해대고….”
“…….”
참자. 아니… 아니지. 참으면 안되는 거였지.
그렇다고 저 말을 그대로 수용해?
그냥, 자지를 쥐고 흔드는 손이 주는 느낌에만 집중하자….
찌거어억- 탁, 탁, 탁-
“알량한 자제력을 가지고 뭘 하겠다고 여자친구를 상사랑 단 둘이 출장을 보낸 거야?”
“…하, 하아, 읍….”
“네가 한 건 그냥… 네 여자친구를 따먹어달라고 부탁한 꼴이야. 알지? 알면서 한 거지?”
“…….”
“3박 4일동안 밤새도록 신나게 떡치고 돌아와주세요. 딸쳐야 하니까 틈틈이 사진 보내주시는 거 잊지 말고요.”
날카롭고 역겨운 비꼼이 귀를 후벼판다.
그러나 쉴 새 없이 자지를 쥔 채로,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찌거어어억- 탁, 탁- 찌거어억-
자지를 흔드는 손길에, 조금씩 쾌감이 쌓이고 쌓인다.
그렇게 쌓이는 쾌감들에는 저 여자의 말들이 차지하는 바도 상당하다.
“오늘 가져올 사진은 어떨까? 마지막 날이라고 제일 심한 사진을 부탁했다며.”
“…….”
“사실은 네 여자친구의 보지에 막 질내사정을 끝낸 인증 사진이라도 받고 싶은 거 아니야?”
“아, 아니… 그건….”
“다리를 활짝 벌리고 보지에서는 꾸덕한 정액이 질질. 그러면서 입으로는 지부장 자지를 열심히 빨아주고 있는 사진. 어때? 꼴리지?”
“…하, 하아.”
의사가 하는 말들이 전부 내 머릿속으로 흘러 들어와 한 장의 이미지를 만든다.
저 여자의 말 그대로, 방금 막 질내사정을 당한 은지의 모습을.
“여자친구는 그런 우월한 수컷한테 잔뜩 따먹히면서 가버리고 있는 동안… 너는? 너는 뭐지?”
“…….”
“내가 알려줄까? 혼자서는 딸도 똑바로 치지 못하는 병신 마조 새끼. 그게 너야.”
“하… 아으, 윽….”
“왜 참아? 싸. 네 여자친구의 자궁이 다른 남자의 정액으로 가득 찰 동안 너는 이 얇은 고무나 빵빵하게 채워야지.”
사정감이… 올라온다.
끔찍할 정도로 수치스럽고 괴롭지만, 그만큼 아찔한 쾌감이 심장을 두드린다.
“아니다… 아직 싸지 말고 참아. 너 같은 한심한 마조 새끼한테는 그게 어울려.”
“더… 더, 더는….”
“참으라고.”
“…….”
“보기 좋네. 콘돔에 버려질 정액인 줄도 모르고 빨리 좆물이나 싸지르고 싶어서 자지가 바들대는 꼴이.”
“…으, 극.”
“네 여자친구 입장에서도, 너 같은 마조한테 따먹히는 것보다는 확실히… 그 남자한테 따먹히는 게 더 괜찮지. 맞지?”
“하… 하, 아….”
“대답해.”
인정하라고?
대답… 할 수 없는, 그런 질문인데.
하지만 이 여자의 손이 지금, 자지의 밑기둥을 단단하게 꽈아악- 조여대고 있어서 정액이, 안올라와….
게다가, 참으면 안되는데, 난….
“맞아, 아니야?”
“…마, 맞아, 요….”
“병신.”
갑자기 요도를 꽉 누르며 사정을 억누르고 있던 압력이 사라진다.
그대로, 꽤 오래 갇혀 있었던 정액이 거칠게 올라온다.
사흘을 참은 끝에 맞이하는 내 의지를 벗어난 사정은… 눈 앞이 아득해질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하… 아, 아아….”
“대답은 잘 했으니까… 상을 줘야겠네.”
의사가 하는 말은 잘 들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끝낼 줄을 모르고 여전히 정액을 싸지르고 있는 나의… 엉덩이에.
쪼옥-♡
끈적한 접촉이 만들어내는 노골적인 소리 만큼은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선명한 자국을 남기기 위해 입술을 꾹, 꾹 눌러대는 느낌도.
그러면서 쉬지 않고 자지를 주욱- 주우욱- 짜내는 거친 손길도.
그리고 사정이 끝나갈 때 즈음이 되자, 갑자기 다시 사무적이고 건조한 목소리로 돌아와-
“보시는 것처럼 미루던 사정 직전의 순간에 약간의 가학성을 더해주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또한 사정에 대한 보상으로….”
…나중에 이 모습을 보게 될 은지를 위한 설명을 덧붙인다.
그리고 내 자지는 여전히 꼿꼿하게 발기하고 있다.
***
“…후아아.”
“…….”
객실에 딸린 프라이빗한 온천.
몸을 담근 채로 휴식을 취하며 사진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기로 했지만….
노곤하고 따스한 기운에 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아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좋다아아….”
“…….”
매튜 씨는 아무런 말없이 아예 눈을 감고 있다.
고민을 하고 있는 건가?
잘 모르겠지만… 뭔가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것 같아서 말을 걸기 어렵네.
오빠는 뭘 하고 있을까…?
다음에는 온천, 오빠랑 오고 싶은데.
몇 시간 뒤면 볼 수 있긴 하지만… 벌써 며칠이나 보지 못해서 그런가, 빨리 보고 싶네에….
***
“하… 하, 하아….”
“이걸로 끝. 수고했어요.”
네 번… 네 번을 연속으로 싸버렸다.
아니, 짜였다.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영혼까지 짜였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건가…?
“…어머.”
“하아, 아… 왜, 왜 그러죠…?”
“녹화 버튼을 깜빡 누르지 않았네요.”
“…….”
자… 장난해?
그럼 지금까지 내가, 내가 한 말들이랑 이, 이 짓은….
“음… 그래도 확실하게 실습을 마쳤다는 증거가 필요할 텐데.”
“무, 무슨 뜻….”
“잠시 실례.”
침대에 엎어진 내 옆으로 다가온 의사가 내 허리를 잡고 위로 당긴다.
엉덩이만 위로 높게 들리는 자세. 수치스럽지만 거스를 수가 없다.
“지금으로서는 이게 최선이겠지. 잠깐 휴대폰 좀.”
찰칵-
…찰칵?
설마, 이 모습을 사진으로….
“뭐, 뭘 찍은 겁니까…?”
“직접 보시던가.”
…미친 거 아니야?
이건, 대체….
“그럼 난 바빠서 이만.”
“네? 아니, 기… 기다려요!”
끼이이익- 쿵.
…저 여자, 입도 안 닦고 갔어.
대체… 뭐, 뭐하는 사람이야, 진짜…?
그리고 이 사진은….
“…하아. 이걸 어떻게 보여줘.”
돌겠네.
그런데… 망상이라고는 한 조각도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말끔하게 욕망이 풀렸어.
…오늘 부탁한 사진에 대한 기대감이 아주, 아주 약간 옅어질 정도로.
“…….”
돌아가자. 집에.
은지랑… 은지가 가져올 사진, 기다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