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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8화. 훔쳐보기


구멍은 어딘가 꿉꿉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지만 곧 잊어버렸다. 그런 냄새따위 눈앞에 들어온 광경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으니까. ​ “하아…. 카엘군……. 계속…. 흐읏….” 찔…꺽 찔……꺽 ​ 구멍 속의 엘레노아는 잔뜩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젖은 몸에서는 물방울이 뚝뚝 흘러내렸고 평소의 깔끔하게 드러내 그녀만의 매력포인트였던 이마는 젖은 머리카락에 뒤덮혀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한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밑에서 들어올려 그 끝에 달려 있는 연분홍빛 유두를 입 안에 가득 물고 빨면서 다른 한 손으론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자신의 음부에 집어넣었다 빼며 몸을 떨고 있었다. ​ 쮸읍… 쮸웁…. ​ 스스로 가슴을 빨 수 있는 가슴을 가진 여자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런 충격적으로 음란한 광경을 볼 수 있는 남자는 얼마나 될까……. ​ 안에서 루크레치아와 있었던 일로 자책한 게 방금 전인데 엘레노아의 자위를 보자 나도 모르게 빳빳하게 발기해버렸다. ​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눈앞의 이 광경을 보고 아무런 성욕도 들지 않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거 아닐까? ​ “읏!” ​ 자지가 아팠다. 나도 모르게 빳빳한 귀두가 바지에 비비는 고통에 엉거주춤 허리를 뒤로 빼면서도 구멍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 엘레노아는 마치 내가 구멍을 통해 훔쳐보는 걸 알기라도 하듯, 이쪽을 바라보며 색기있는 눈빛을 흘렸다. ​ 쮸읍…. 쮸읍…. ​ 스스로의 젖을 빠는 모습은 음란, 아니 음탕하다는 말로도 부족했다. 거인조차 한 손에 쥐지 못할 거유의 첨단을 문 채 빠는 모습은 정말 그녀가 한때 공국의 주인이었던 고귀한 발테른 공왕가의 후계자이자 녹광의 발키리라 뭇 남성의 선망을 받는 엘레노아 폰 발테른이 맞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 지금 그녀의 모습은 요부나 다름없었다. 남자의 정기를 남김 없이 착정해간다는 서큐버스라는 마물이 저런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 물에 젖어 얼굴에 달라붙은 채 물방울에 반짝이는 갈색 머리카락, 부드러운 눈매와 항상 보는 사람에게 편안함을 선사해주는 녹색의 눈동자는 힘없이 풀려 음심을 자극했다. ​ “엘레노아…….” ​ 나도 모르게 바지를 내리고 빳빳해진 자지를 꺼냈다. 차가운 공기와 만나자 자지가 껄떡거리며 흥분했다. 그리고 눈앞에서 자위하는 그녀의 손짓에 맞춰 나도 손으로 흔들기 시작했다. ​ 며칠 전에도 서로 같은 침대에 누워 사랑을 속삭인 사이끼리 벽을 두고 이러는게 무슨 짓인가 싶었지만, 그녀가 아까 속삭인 ‘아주 재밌는 일’ 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때 했던 관계보다 더 강렬한 쾌락을 주고 있었다. ​ 내가 이렇게 연인의 자위에 더 흥분을 느낄 줄은 생각조차 못했다. ​ 쮸읍! 츄왑! 철퍽! 쮸읍 츄왑! 철퍽! ​ 창고 안에는 음란한 소리들로 가득 찼다. 자신의 음부에 손가락을 넣었다 빼며 애액과 마찰하는 소리, 자신의 가슴을 빠는 소리, 그리고 다른 가슴을 빨고 있는 가슴과 철퍽거리며 비비는 소리. ​ 저 큰 가슴 두개가 비벼지자 정말 음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끈적한 것이 붙었다 떨어지는 것처럼……. ​ 어라…? ​ 그때 내 눈에 서로 부드럽게 뭉개지며 비비는 가슴살 사이로 끈적하게 늘어나는 무언가가 보였다. 창고의 뜨거운 증기로 인해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무언가가 가슴 사이로 실처럼 늘어진 것 같았다. 그 음란한 풍경에 나는 거의 극한으로 흥분했다 ​ “엘레노아…!!” ​ 나는 그녀의 이름을 거칠게 부르며 흔들어대는 손의 속도를 더욱 올렸다. ​ 평소에 루크레치아와 비교하면 야한 장난도 치고 관계를 가지면서도 좀 더 적극적인 그녀였지만 이건 그 수준을 넘어섰다. ​ 엘레노아가 이렇게 음란하다니. 아니 이렇게 음탕하다니. 제국에게 패배하지 않았다면 공국의 공주라는 고귀한 신분이었을 그녀였는데……! ​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채 고귀한 왕궁에 앉아 있는 그녀와 눈앞의 그녀를 겹쳐보며 자지를 미친듯이 흔들었다. ​ “아항…. 카엘…!!” ​ 엘레노아의 자위도 절정에 이르렀는지, 어느새 물고 있던 가슴을 놓아둔 채 오롯이 그녀의 음부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자신의 침에 번들거리는 유두, 가슴 사이에 실처럼 늘어진 무언가, 손가락을 넣었다 뺄때마다 울리는 물소리와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애액……. ​ “크으읏!” ​ 나는 곧 절정하며 벽에 그대로 정액을 쏟아냈다. 고개를 숙여 정액을 뿜어내고 있는 내 성기를 바라봤다. 이정도로 흥분했나 싶을정도로 평소보다 더 많은 사정을 하며 기분좋은 탈력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 “하아…. 하아….” ​ 숨을 몰아쉬다가 고개를 들어 다시 구멍 안을 쳐다보려고 했지만 구멍은 갈색 마력 덩어리에 막혀 있었다. ​ “흐으응~ 흐응~” ​ 안에선 엘레나아의 콧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모르게 허탈했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가버리는 걸 봤어야 했는데……. 왠지 아쉬움에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멤돌았다. ​ “연장 시간은 끝났어~ 카엘군~!” ​ 계속해서 인기척이 내서 그런지 엘레노아는 그렇게 외쳤다. 투시로 관음할까 했지만, 이미 그녀도 모든 걸 끝내고 씻는거에 집중하는지 연신 첨벙거리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 나는 결국 미련을 접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사정한 벽을 바라보며 벌써 말라붙기 시작한건지, 벽에 바짝 말라있는 정액 자국과 벽을 타고 흐르는 막대한 양의 정액을 바라보며 방금 느낀 쾌락의 여운을 곱씹었다. ​ 나중에 그녀와 관계를 맺을 때 자위하는 걸 보여달라고 부탁하기로 마음먹고 조용히 왔던길을 되돌아 방으로 들어왔다. ​ 그날 밤. 나는 나를 껴안고 자는 루크레치아와 엘레노아 때문에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하며 눈을 감았다. ​ 괜히 오늘 하루종일 있었던 복잡한 일들에 더해 방금 전 사정까지 하고 나니 허무한 자괴감이 새벽 내내 맴돌았다. ​ ​ ​ * ​ ​ 아티젠(Atryge) ​ 제국 서남부에 위치한 도시중 하나이자 우리의 주요 거점으로 삼고 편력행을 떠나곤 했다. 전투에 들고 가기 어려운 짐이나 편력행으로 모은 돈을 이 도시의 은행에 맡겨두기도 했다. ​ 고블린의 동굴과 인근을 여러번 수색하며 고블린들을 확실히 정리한 우린 주민들의 각별한 인사를 받으며 그곳을 떠나 아티젠으로 돌아오는 길에 올랐다. ​ 정착촌을 갈 땐 인근 제국 기사단의 여관을 이용해서 말을 타고 갔지만 돌아올 땐 도시로 오는 상단의 마차의 짐칸을 얻어 탔다. ​ 제국 기사라고 소개했기에 별다른 금액을 지불하진 않았다. 오히려 야영중에도 꽤 괜찮음 식사를 제공 받았다. 물론 그 값으로 도중에 습격해 온 도적떼를 퇴치해주긴 했다. 우리가 싸우는 모습을 보고 상단주의 아들이 이리저리 달라붙어 궁금한 걸 물어보기도 했다. ​ 어떻게 하면 기사가 되는지, 기사들은 다 이렇게 강한지……. 그런데 몇 번 질문을 듣다보니 이녀석이 원하는 건 기사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내 연인들과 말을 섞는게 목적이었다. 가끔가다가 멍하니 그녀들의 가슴을 올려다보곤 했다. ​ 어린놈이 발랑까져가지고……. 질투하기도 뭐한 상황이었다. ​ 그래도 녀석은 얼굴을 붉힌채 헤헤 거리며 그녀들 사이를 오가며 온갖 편의를 봐주기도 했다. 결국 그래봐야 꼬맹이라 그녀들은 그저 적당히 녀석의 장난을 받아주며 놀아주곤 했다. ​ 그렇게 며칠의 시간이 흘러서 드디어 우린 아티젠에 도착했다. 자유도시답게 상업이 발달하고 물류가 활발하게 오가는 서남부의 중심지중 한 곳이었다. ​ “끄으응!” ​ 상단주의 아들의 배려로 넓은 짐칸을 다 사용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흔들거리는 마차 위에서 지내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닌지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엘레노아가 신음을 내며 허리를 젖혔다. 그녀의 커다란 가슴이 앞으로 튀어나오며 흔들리자, 성문을 지키는 병사들이나 상단에 속한 남자들이 얼굴을 붉히곤 했다. 다급히 본인의 자세를 깨달은 엘레노아는 얼굴이 홍다무로 변한 채 내 등 뒤에 숨었다. ​ “태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여러분 덕분에 무사히 올 수 있었습니다.” “아빠…. 나도 기사할래! 누나들이랑 같이 다닐래!” ​ 우린 태워다준 상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상단주의 아들이 울면서 떼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 “나중에 크면 그때 다시 만나자 알겠지?” ​ 엘레노아는 그런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작별인사를 했다. 그 후 우리는 도시 안으로 들어갔다. 원래라면 우리 뒤에서 검문을 받는 상단처럼 기다려야 했지만 황제에게 충성하는 자유도시가 황제의 칼인 제국 기사를 검문할 리가 없었다. ​ “아티젠은 언제봐도 활기차네.” ​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이 튀어나왔다. 며칠을 흙길, 산길, 숲길에 마을이라곤 50가구도 안되는 자그마한 곳만 오가다보니 아티젠의 성세가 꽤나 색다르게 느껴졌다. ​ “일단 우리 의뢰부터 보고하고 저녁 먹자” “뱃가죽이 다 붙었어 카엘구운~. 빨리 밥먹으러 가자.” ​ 칭얼대는 엘레노아를 달래고 도시에 있는 제국 기사단 지부로 향했다. ​ 딸랑 ​ 문에 열자 위에 달린 종소리가 울렸다. 우리가 안으로 들어가자 시선들이 모였다가 곧 흩어졌다. ​ 아무리 많이 양성해도 제국의 땅이 워낙 넓어 쉽게 보기도 힘든 제국 기사들이 이곳에는 눈에 닿는 곳마다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익숙한 얼굴이 없는걸로 보아 우리 기수인 32기의 졸업생은 없는 것 같았다. ​ “두사람 쉬고 있어. 내가 보고하고 올게.” “응! 부탁할게 카엘군.” “후배님. 부탁할게요.” ​ 두 사람은 지부 내에 있는 푹신한 의자에 가서 몸을 뉘였다. 피곤함이 잔뜩 느껴지는 걸 보고 있으니 빨리 보고를 끝마치고 쉬게 해주고 싶었다. ​ “어서오세요. 제국 기사단 아티젠 지부입니다. 오랜만이네요. 카엘씨.” “아. 세렌씨.” ​ 접수대엔 익숙한 얼굴의 접수원이 맞이해주었다. 아티젠에서 꽤 오랫동안 활동하기도 했고 또 그녀들의 외모며 실력이며 또 신분이며 어디 하나 쉽게 넘어갈만한 요소가 없었기에 자연스레 우리 파티는 유명세를 탈 수 밖에 없었다. ​ “음. 가져가신 의뢰는 모두 처리를 하셨네요? 이번엔 좀 강행군이었겠네요.” “그래서 그런지 다들 녹초에요. 빨리 끝내고 쉬러 가고 싶네요.” ​ 은연중 빨리 해결해달라고 눈치를 주며 양피지를 건넸다. 그녀는 몇번 양피지에 적혀 있는 내용들을 확인하고는 곧 의뢰 완료 도장을 찍고 양피지를 탁자 밑에 넣은 뒤 보수를 돌려주었다. 자그마한 주머니가 탁자 위에 올려지자 짤랑거리면서 안에서 부딪히는 금속성이 들렸다. ​ 살짝 묵직한게 여러개의 의뢰를 한번에 처리한 보람이 있었다. 이정도면 빠듯하지만 그래도 엘레노아가 그토록 원하던 고급진 요리를 오랜만에 먹어봐도 괜찮을 것 같았다. ​ “엘레…….” ​ 입가에 주체할 수 없는 미소를 건 채 그녀들을 부르려던 찰나, 나는 의자에 앉아서 쉬고 있을 그녀들이 싸늘한 표정을 지은 채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 앞에는 처음 보는 놈들이 있었는데 검은 정복을 입고 있는 걸로 보아 2학년 졸업생 같았다. 다만 기수는 알 수 없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으니까. ​ “아니 왜 그렇게 비싼 척을 하는거야? 너희도 기사 아카데미에서 실컷 즐겼을거 아냐?” “그래. 이제와서 기사가 되니까 뭐 몸값이 좀 올랐다 그거야? 그냥 가볍게 즐기자니까?” ​ 흘러가는 대화를 보니 대충 상황이 예상이 되었다. ​ “하아” ​ 한숨부터 나왔다. 아무래도 저 놈들은 최근에 졸업한 기수인 것 같았다. ​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이곳에 처음 온 이후로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그녀들에게 찝적대거나 심지어 덮치려는 놈들과 수시로 싸웠다. 대다수는 그저 쓰러트린 것으로 끝났지만 몇놈은 한동안 병원 신세를 지는 것으론 안 끝날 정도로 격한 싸움도 있었다. ​ 그렇게 해서 간신히 우리가 아티젠에서 조용히 머무를 수 있게 되었는데, 새로운 기수가 오면서 또 그걸 반복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어쩌면 루크레치아와 엘레노아, 그 아름다운 여인들을 내 양손에 쥔 대가가 아닐까……, 하는 시답잖은 생각까지 들었다. 일단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놈들을 쫒아내야할 것 같았다. ​ “그 손 떼” ​ 나는 녀석들 중 하나가 루크레치아의 어깨에 손을 얹은 채 그녀의 가슴을 향해 손을 뻗는 걸 보고 나직이 말했다. “후배님…….” ​ 루크레치아는 내가 등장하자 의외로 살짝 얼굴을 붉히며 나를 불렀다. 평소라면 그녀가 먼저 놈들의 팔다리부터 얼려버렸을텐데…, 얼굴을 붉히는 모습을 보니 조금 색달랐다. 굳이 설명하자면 나도 모르게 그녀를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분명히 나보다 강하고 내가 그녀에게 도움을 받을 때가 많았는데……. 지금 이 순간은 그녀의 연인으로서, 한 명의 남자로서 결착을 지어야만 할 것 같았다. ​ “넌 뭐야?” “이 년 기둥서방이라도 되는거냐?” ​ 마치 삼류 악당과 같은 대사를 내뱉는 놈들에게 나는 그저 대답 대신 놈들의 코앞까지 다가갔다. ​ 기사 아카데미는 말이 아카데미지 사실상 짐승의 우리나 다름 없었다. 평민들과 몰락한 귀족들, 혈기 왕성한 나이대의 남학생과 여학생들이 엉켜 있으니 그곳에서 파트너를 세 번 이상 바꾸지 못하면 무능력한 놈이라는 소리도 듣는 곳이었다. 물론 나는, 그리고 그녀들은 각자의 이유로 그저 성실하게 아카데미의 수업을 들었지만…. ​ 아무튼 그런 짐승의 우리에 있다가 나온 녀석들에게 모든 여기사들은 언제든지 쉽게 섹스할 수 있는 대상처럼 보일지도 몰랐다. 대다수는 졸업한 이후에는 꽤 번듯한 기사 노릇하려고 다들 과거의 일은 묻어둔 채 살아가지만 간혹 이처럼 막 졸업한 녀석이나 아니면 여전히 생각을 고쳐먹지 못하고 아카데미 시절처럼 방탕하게 사는 녀석들도 있었다. ​ 그리고 그런 녀석들은 제일 먼저 도태되기 마련이었다. ​ “하! 이런 비실대는 놈의 애인이라고? 이럴바엔 우리랑 다니는게 어때? 어차피 너희도 밤마다 달래줄 튼실한 물건이 필요하지 않겠어? 몸매를 보니까 아카데미때 정액이 마르지 않았을 거 같은데? 아니야?” ​ 루크레치아의 어깨에 손을 얹던 녀석은 인상이 찌푸려지는 천박한 말을 내뱉었다. 원래라면 그녀들은 참지 않고 놈들을 박살 냈겠지만 내가 나서자 마치 백마 탄 왕자의 구원을 기다리는 공주들처럼 침묵하며 기다렸다. ​ “미안하지만 우린 그런 것과 거리가 멀어서. 지금이라도 물러나면 봐줄 생각은 있어. 여긴 기사단 지부니까 함부로 싸우거나 부시면 꽤나 곤란하거든.” “하! 겁쟁이 녀석. 무서워서 주먹 하나 휘두르지 못하는거냐? 그래서야 좆질이라도 제대로 하겠어? 하긴 이 년들 몸을 보니 그저 찔러만…….” ​ 쿵! ​ 순간적으로 주먹을 뻗어 놈의 엿같은 입을 날렸다. 놈은 그대로 뒤로 자빠지며 넘어졌고 지부의 바닥이 크게 울렸다. ​ “와아!! 한방에 갔어!” “키야! 신입들 제대로 신고식 하는데!” ​ 그 장면에 지부 내부에 있던 다른 기사들은 재미난 구경을 본다는 듯 휘파람을 불며 환호했다. ​ “으으….” ​ 주먹을 맞은 놈은 신음을 흘리며 기절해있었고 놈의 일행들은 지부의 분위기를 느끼곤 그저 침묵했다. ​ “치워” ​ 한마디에 놈들이 쓰러진 놈을 데리고 지부 밖으로 나갔다. 몇번의 환호성이 오고 간 뒤에야 나는 그녀들을 데리고 숙소로 향할 수 있었다. ​ “…….” ​ 무슨 말이라도 할 줄 알았다. 고맙다거나 멋지다거나 그런 말들을 기대했는데……. 그녀들은 그저 아무 말 없이 내 곁에서 이따금 나를 힐끔 쳐다보며 걸을 뿐이었다. 갑자기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 “오랜만이네요. 루크씨” “이야. 드디어 돌아왔구만. 카엘. 그리고 카엘의 이쁘장한 아가씨들.” ​ 우리가 머무르는 달밤 여관의 주인과 가벼운 인사를 나눈 뒤 2층의 큰 방으로 올라갔다. 꽤 장기로 대여한 숙소였다. 자리를 비운 동안 종업원들이 깔끔하게 정리해줬는지 사람이 없는 티가 나지 않았다. 먼지같은 건 아예 없었고 꿉꿉한 냄새나 벌레나 거미줄도 보이지 않았다. ​ “엘레노아. 루크레치아. 그럼 일단 씻고 밥먹으러 갈까? 오늘 뭐 먹을까? 오랜만에 보수도 많이 탔으니까 괜찮은 음식점으로 가자” “응. 좋아. 카엘. 그보다 카엘이 먼저 씻을래?” “갑자기?” ​ 평소라면 두 사람이 먼저 씻는게 보통의 순서였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나보고 먼저 씻으라고 하다니, 의외였지만 뭐 뒷사람 신경 안쓰고 편하게 씻고 싶을지도……. ​ “그래 알겠어.” ​ 상당히 좋은 숙소라서 방에 딸려 있는 목욕 시설도 상당히 괜찮았다. 오랜만에 피로가 싹 풀리는 걸 느끼며 빠르게 씻고 나오자 곧 그녀들이 씻을 준비를 하러 들어갔다. ​ 나는 그녀들을 기다리며 셋이 누워도 충분한 침대에 누워 잠깐 눈을 감았다. ​ ​ ​ ​ ​ *** ​ ​ ​ “카엘군…….” “후배님…….” ​ 잠깐 눈을 감고 있는다는 게 잠이 들어버린 것 같았다. 흐릿한 시야로 햇살보단 밤하늘의 달빛이 들어왔다. 그리고 나를 조용히 부르는 두 사람의 목소리도. ​ “으음…. 잠깐 눈을 감는다는 게 자버렸나…. 너무 밤은 아니지? 아직 식사하러….” ​ 나는 멋쩍게 뒤통수를 긁으며 몸을 일으키다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이 쩍 벌어졌다. 그곳엔 루크레치아와 엘레노아가 나를 바라보며 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속이 다 비치는 야한 슬립을 입은 채……. ​ “주인님…. 일어나셨나요?” ​ 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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