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 34화
34.
하임은 오늘도 무혁의 저돌적인 키스에 완전히 녹아 버렸다. 어느새 옷차림이 헐거워진 상태였다. 그가 히터의 열이 닿지 않는 구석구석까지 데워 줄 것처럼 어루만질 때마다 온몸에 잔잔한 전류가 흘렀다. 머리가 하얗게 비워진 탓에 장 씨 아저씨에 관한 건 더 깊이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
하임이 완전히 나체가 되기 직전, 자제력을 끌어올린 무혁이 다시 옷을 입혀 주려고 했으나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 하찮은 의사 표현만으로도 쥐구멍에 숨어 버리고 싶을 만큼 부끄러웠다.
“더 개처럼 핥아 줄까요?”
“히끅…….”
자극적인 언사에 딸꾹질이 튀어나오자 하임이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덮었다.
수치스러워 죽을 것 같으면서도, 그의 입맞춤과 손길이 너무 황홀해서 이대로 멈추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옷 입는 게 싫어? 이대로 집에 갈까요?”
“처, 천종 씨랑, 흐, 같이 있고 싶어요오…….”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오는 말에 무혁이 자조하며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오늘도 하임은 아무렇지 않게 저를 긁어 대고 있었다.
어디서 이런 게 내 손에 굴러들어 왔을까. 지금 내 머릿속이 얼마나 난잡하고 상스러운지 알게 되어도 이런 발칙한 소리를 지껄이려나.
적당히 써먹다가 홀연히 사라지려 했던 계획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고작 이 쪼끄마한 여자 하나 때문에.
무혁은 얼굴을 가리고 있던 하임의 양손을 바닥에 내리눌렀다. 뼈대 자체가 가는 손목은 한 손으로 쥐고도 남았고, 울먹울먹한 표정과 반쯤 풀어진 눈망울은 기어이 그를 한계 이상으로 자극했다.
씨발, 씨팔, 씹.
전 세계 욕을 쏟아 내도 이 흥분을 해소하기에 부족할 터였다. 이렇게까지 누구 앞에서 제 성질을 죽여 본 적이 없는 무혁은 가면이고 뭐고 찢어발기기 직전이었다.
“왜 나랑 같이 있고 싶어요?”
“그야…….”
“음? 말해 봐요.”
“그야, 천종 씨는…… 머, 멋있고 다정하고…….”
평소였다면 다섯 살배기 수준의 유치한 고백 따윈 들을 생각도 안 했을 텐데. 그런데 왜.
“…….”
페니스가 속옷 밖으로 삐죽, 고개를 든 것도 모자라 쿠퍼액을 흘려 댔다. 제 것을 내려다본 무혁이 하임의 어깨 위로 이마를 떨궜다. 연달아 허탈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좆 같은데 좆 같지 않은, 개 같은데 개 같지 않은 이 기분은 뭘까.
무혁은 딸꾹질을 억누르느라 애쓰는 하임의 옷을 모조리 벗겼다. 은은한 달빛에 비친 실루엣은 오늘도 아름다웠다. 귀여운 낯짝과는 심히 이질적으로 느껴질 만큼 우아하고 탄탄했다.
어디서부터 씹어먹을까.
선득하게 잠긴 그의 시선이 탱글탱글한 젖가슴에 꽂혔다. 그 위에 꽃봉오리처럼 솟은 젖꼭지도 앙증맞은 것이 꼭 제 주인을 닮았다. 곤두선 유두를 손가락으로 톡, 튕기자 하임의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커졌다.
“흡.”
무혁은 그녀가 놀라거나 말거나 밑가슴부터 덥석 쥐고는 연한 살덩이를 마구 뭉갰다. 손바닥으로부터 전해지는 촉감이 만족스러우면서도 충족되지 않는 욕구가 들끓었다.
유두를 엄지로 꾹 누르고 빙빙 굴리며 터트릴 듯 주물렀으나 여전히 부족했다.
“히끅, 흐…….”
엉덩이를 만질 때보다 버거운지, 하임은 신음을 내지르기는커녕 오히려 입을 틀어막았다.
꼴리는 짓은 다 하지, 씨팔.
여자가 의도한 바가 아님을 알기에 무혁으로선 더 미칠 노릇이었다. 그는 평생 녹을 일 없는 알사탕을 입에 머금고 어린아이처럼 빨아 댔다.
온 신경이 저릿해지는 느낌에 하임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파르르 떨었다. 자꾸만 몸이 들썩이고 다리 사이가 불에 달군 것처럼 뜨거워졌다.
제게 닿은 거라곤 그의 입술과 손뿐인데 이상하게도 전혀 춥지 않았다. 오히려 방 안의 냉기가 없었다면 피부가 익어 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흐윽, 끅―.”
급기야 반대쪽 가슴까지 착실히 괴롭히는 그는 제가 알던 남자가 아닌 것 같았다. 잔뜩 흥분한 듯하면서도, 조급함과는 거리가 먼 손길이 그녀를 더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 와중에 집요하고 끈질기게 달라붙는 혀는 어떻고.
“처, 천종 씨…….”
결국 하임이 울먹이며 도리질하자 무혁이 입술을 뗐다. 그는 새까만 동공 안에 그녀를 가둔 가득 담은 채로 나직이 물었다.
“왜. 이제 집에 가고 싶어졌어?”
하임이 헐떡이며 고개를 저었다. 제법 당돌한 의사 표현에 무혁의 입매 끝이 묘하게 비틀렸다. 미소라고 하기엔 의미심장한 표정이었다.
“그러네. 아직 집에 갈 시간이 아니네.”
“…….”
“개한테도 갈증 해소할 시간은 줘야지. 안 그래요?”
어리둥절한 하임은 무혁의 뜻하는 바를 곧장 이해하지 못했다. 그가 애액으로 범벅이 된 비부로 손을 가져가기 전까지는.
“……!”
차마 비명도 내지르지 못한 그녀의 입술이 작게 벌어졌다. 무혁은 비명을 모조리 삼켜 버리겠다는 듯 입술을 덮치는 동시에 소음순을 위아래로 문질렀다.
마, 말도 안 돼.
하임은 벼락이라도 맞은 표정을 짓다가, 이내 강렬하게 밀려드는 쾌감에 미간을 일그러트렸다. 누군가가 제 은밀한 부위를 이리 만지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의 손이 마찰하는 부위에서 보이지 않는 불꽃이 튀는 듯했다.
“아흐윽, 흑!”
무혁은 여차하면 패악을 부릴 것 같은 낯으로 소음순 날개를 짓누르고 그 사이를 비벼 댔다. 예민한 몸은 그의 손이 스칠 때마다 물을 쏟아냈다. 점성 있는 액체가 손바닥을 흥건히 적셨다. 괴팍한 성미를 대변하는 손이 구멍 주위를 난잡하게 헤집었다.
페니스가 부풀어 터질 듯했으나 무혁은 이를 악물었다. 제가 좋다며 얼굴을 붉히는 여자에게 성욕이 동한다면 취하면 된다. 그래, 그뿐이다.
그는 그리 생각하면서도 끝내 페니스를 꺼내지 않았다. 이게 뭔 사서 고생인가 싶었으나, 충동대로 굴었다간 눈앞의 여자를 완전히 망가뜨려 버릴 것만 같았다.
무혁은 두툼하고 긴 혀로 하임의 치열을 훑고, 입천장을 긁으며 더 많은 애액을 쏟게 만들었다. 머지않아 그녀가 마구 도리질하는가 싶더니 절정에 오른 듯 고개를 뒤로 꺾었다.
그는 구멍에서 울컥울컥 토해져 나온 애액을 손끝으로 만지작거렸다. 진이 다 빠져 버린 하임은 이제 어른의 세계를 완전히 깨우치기라도 했다는 양 나른하게 풀어져 있었다. 겨우, 고작 이 정도로.
“쯧, 더 젖었네.”
“하아, 하아…….”
“흘려 댈수록 게걸스러워지는 게 개새끼 본능인데.”
살점을 문대며 선득하게 중얼거린 무혁이 하임의 양 발목을 쥐고 활짝 벌렸다. 제 한 손에 잡히는 발은 남사스러운 자태와 달리 작고 귀여웠다.
“어, 자, 잠깐만요……!”
조물조물 가지고 놀고 싶었지만 아래를 필사적으로 가리려는 그녀의 하찮은 발악 탓에 여유를 부리기가 힘들었다. 곧장 방만하게 드러난 사타구니 사이로 고개를 묻은 그가 밀지를 마구 핥아 대기 시작했다.
숨을 헉, 다급히 들이마신 하임은 울 듯한 표정으로 헐떡였다. 자신이 남자와 이런 남사스러운 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녀는 미간을 잔뜩 일그러트린 채 손등을 깨물며 신음을 참았다.
무혁은 애무만으로 질펀하게 젖은 비부를 혀로 누르듯 쓸었다. 설탕물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뭐가 이리 달아. 그는 혀끝으로 소음순 날개를 헤집다가 귀엽게 솟은 음핵을 튕겼다.
“흐으, 흐…….”
샘은 마를 새가 없이 계속 단물을 흘려 댔고, 무혁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짐승처럼 입술을 바짝 붙였다. 이내 허벅지를 단단히 쥐고서 좁은 구멍 안으로 혀를 욱여넣었다.
손가락도 잘 들어가지 않을 듯한 입구를 혀로 둥글리자 질벽이 움찔거렸다. 씹, 좁아도 너무 좁잖아. 곧장 이곳에 제 것을 꽂아 넣었더라면 찢어졌을 게 분명했다.
어느 정도 풀어진 질구에 검지를 천천히 밀어 넣자, 하임이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사타구니 안쪽을 달달 떨어 댔다. 그는 음핵을 아프지 않게 짓씹으며 손마디로 질 주름을 예민하게 더듬었다.
“흑, 하으응…….”
결국 참지 못한 교성을 흘리기 시작한 그녀의 표정이 낯설게 일그러졌다. 무혁은 여유로운 손놀림으로 한 번도 뚫린 적 없는 구멍을 탐구하며 음핵을 빨았다. 아래에 불이 붙은 것만 같은 쾌감이 버거운 하임은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들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