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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18화


18화 성당 앞이 시끌벅적했다. 새로 단장한 보육원에 기대감을 보이며 들뜬 아이들도 있었고 정들었던 성당을 떠나게 된다며 울먹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줄리아는 후자였다. “수녀님... 꼭 보육원에 놀러 와야 해요. 알았죠?” 아침부터 수아에게 찰싹 붙어 떨어지지 않던 줄리아는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줄리아. 걱정하지 마. 자주 놀러 갈 테니까.” “흑…. 정말이에요? 정말 자주 놀러 올 거예요?” 물기 어린 눈망울을 깜빡이며 순진하게 묻는 줄리아를 보며 수아는 가슴이 따끔거렸다. 이렇게 착한 아이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죄스러울 따름이었다. “... 응. 놀러 갈게.” “와아아!” 언제 울었냐는 듯 활짝 웃는 줄리아를 보며 수아가 어색하게 따라 웃었다. 아직도 한국에 간다는 생각은 변함없었지만 언제든 줄리아는 따로 만나러 올 수 있었다. 물론, 테즈만과 마주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고마웠어요! 수녀님.” “수녀님, 우리 보육원에 꼭 놀러 와요!” 저마다 인사를 건네는 아이들을 한 번씩 안아주던 찰나 줄리아가 그녀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수녀님, 수녀님. 귀 좀!” “응?” 수아가 고개를 숙여주자 줄리아가 그녀의 목을 끌어안고는 속삭였다. “그 잘생긴 아저씨 있잖아요. 제 생각에는 그 아저씨가 수녀님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 뭐?” “우리만 보면 웃지 않으시는데 수녀님만 볼 때면 웃고 있거든요. 봐요, 정말이죠?” 줄리아가 손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조그마한 손끝이 가리킨 곳으로 수아의 시선이 천천히 움직였다. 보였다. 금색의 눈동자를 제게 고정한 채, 나른한 미소를 띠고 있는 남자가. 그였다. 테즈만. “아...”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탄성을 내뱉자 줄리아가 다시금 속삭였다. “서로 사랑하는 건 축복이래요. 원장님이 그랬어요!” 과연 축복일까. 수녀인 자신과 그 사이에 축복이 있을 리가 없었다. “... 응.” 의식하지 않았는데 그가 자신을 보며 웃고 있다는 말에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집요하게 제게 따라붙는 시선을 애써 무시한 채, 수아가 보육원 원장님과 선생님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조심히 가세요.” 수아의 말에 보육원 원장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감사했습니다. 수녀님. 덕분에 아이들도 많이 자란 것 같네요.” “신부님들께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지, 전 한 게 없는걸요.” 생긋 웃는 수아를 보며 원장 옆에 있던 선생 하나가 입을 뗐다. “줄리아가 정말 잘 따르던데요?” 풋풋해 보이는 젊은 남자 선생이었다. “줄리아 보러 보육원에 놀러 오세요.” 싹싹하게 말하는 남자 선생을 보며 수아가 웃음으로 답했다. “알겠습니다.” 아주 짤막한 대화였다. 남자 선생 말고도 원장과 다른 여자 선생과 이야기를 나눈 수아였지만 테즈만에게는 자꾸 그 남자 선생에게 웃어주던 수아의 모습이 잔상처럼 남았다. 속이 들끓었다. 뭐가 좋은 건지 수아의 앞에서 실실거리는 저 남자 선생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포도밭 거름으로 주면 딱 좋을 텐데. “하.” 포도밭 거름이라니. 고작 웃으며 몇 마디 나눴다고 질투라도 하는 건지. 그가 멈칫했다. 질투. 지금 제 속에서 용광로처럼 펄펄 끓어오르는 감정이 질투라니. “우리 수녀님께서 내게 별걸 다 가르치시네.”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가 없어 그가 혀를 찼다. 아마도 절실하게 기도를 해야 하는 건 수아가 아닌 그였다. 그만 그녀를 제게 보내달라고. 빌고 사정해야 했다. 어차피 신께서는 따르는 사람이 많으니 한 명 정도는 제게 줘도 되지 않냐면서. 참 오랫동안 긴 인사를 나눈 보육원 아이들과 선생들이 자리를 떴다. 그제야 빈첸시오 신부와 요한 신부, 그리고 수아의 발걸음이 떨어졌다. 수도원으로 들어가는 두 신부와 달리 그녀의 발걸음은 성당으로 향했다. 자연스럽게 그의 발걸음도 수아를 쫓아 움직였다. 아이들의 흔적이 남은 성당을 정리하러 간 듯했다. 이미 보육원 선생들이 정리를 마친 성당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구석에 남은 작은 사탕 껍질 같은 것을 줍는 듯했다. 열심히 쓰레기를 줍던 수아가 고개를 들어 올렸을 때, 자신을 응시하는 그와 마주했다. “... 테즈만.” “수녀님. 미리 사과할게요.” 성큼 다가온 그가 수아의 목덜미를 잡고는 입을 맞췄다. 차마 다물리지 못한 입술 사이로 그의 혀가 거칠게 들어왔다. 마치 폭력이라도 행사하는 것처럼 난폭하게 움직이는 혀는 입천장을 쓸고는 수아의 입안을 잔뜩 헤집었다. 조금 전, 남자 선생 앞에서 해맑게 웃던 그녀를 혼이라도 내는 듯. 수아의 목 안 깊숙한 곳까지 찔러 넣으며 제 존재를 각인했다. 고요한 성당 안을 기어코 외설스러운 소리로 가득 채운 그가 열기에 찬 숨을 토해내며 입술을 뗐다. “하아,하...” 거친 숨을 몰아쉬며 몸을 반쯤 그에게 기댄 수아의 시야가 몽롱할 정도로 뿌옇게 흐렸다. 수아의 복부를 무언가 쿡, 찔렀다. 맞닿은 하복부가 간질거렸다. 다리 사이가 젖어가는 동시에 몽롱한 의식 속에서 수아가 복부에 닿은 무언가에 제 아래를 비비적댔다. 본능적이었다. “하, 수녀님.” 그녀의 움직임에 돌겠는 건 테즈만이었다. 질투로 범벅이 된 제 마음을 달래려 키스만 하려고 했던 그였다. 애초에 수아 때문에 발정이 난 건 그였으니까. “수녀님도 내게 발정해?” 그런데 수아도 제게 몸을 비비적대고 있었다. 마치 발정 난 암컷처럼. 그러자 확인하고 싶어졌다. 제 페니스가 쿠퍼액을 뿜어내서 드로즈를 적신 것처럼 그녀의 구멍에서 애액이 흘러 나와 속옷을 적셨는지. 커다란 손이 수녀복 치마 아래를 붙잡더니 단번에 걷어 올렸다. “아...!” 수아가 말리기도 전에 다리 사이 틈으로 파고든 그의 손이 음습한 그곳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긴 중지가 그녀의 속옷 위를 느릿하게 문질렀다. 이미 잔뜩 적신 속옷은 슬쩍 위를 문질렀을 뿐인데 살결 위로 미끄러졌다. “젖었어?” 그의 목소리에서 환희가 느껴졌다면 착각일까. “수녀님, 나 때문에 젖은 거예요?” “하으... 테즈만....” “말해봐요. 내가 나 때문에 젖었냐고 묻잖아.” “그, 그만.” 손끝에서 느껴지는 물기에 더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성급하게 수아의 팬티를 옆으로 벌려 젖히고는 그가 손가락을 움직였다. 조심스럽게 그녀의 살결 위를 쓸던 손가락이 통통한 틈 사이로 푹 들어갔다. “하.” 그의 입에서 뜨거운 숨이 터졌다. 애액에 미끄러지듯 절로 움직이는 손가락에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바짝 선 클리를 엄지로 살짝 건들자 경련하듯 수아가 헐떡댔다. 천천히 움직였다. 그녀가 놀라 도망치지 않도록. 예쁘게 닫힌 날개 사이를 파고든 그의 손가락이 이번에는 애액을 쏟아내는 구멍을 찾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의 손가락이 수아의 질구에 닿았다. 손가락 하나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작은 구멍이 움찔거리는 게 손끝에서 느껴졌다. “그, 그만... 제발... 그만...” 애원하는 듯한 울음 섞인 목소리에 그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수아의 다리 사이에서 손을 빼냈다. 이제는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붉은 입술과 눈가처럼 그녀의 얼굴도 잔뜩 붉어져 있었다. “하, 수녀님.” 열기로 가득한 숨에 수아가 눈물이 고인 눈으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고개를 든 수아의 거울같이 맑은 눈망울에 그의 손가락이 비쳤다. 그의 손가락에 묻은 액체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명백한 타락의 흔적이었다. 창백하게 굳어가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테즈만의 입가가 부드럽게 휘었다. 어디까지 해야 그녀가 제 품으로 떨어질까. 손가락에 묻은 물기를 만지작거리던 그가 입으로 가져갔다. “아, 안돼....” 그가 입을 벌려 혀를 내밀고는 젖은 손가락을 마치 맛있는 사탕을 먹는 양 빨았다. 색정적인 장면이었다. 그의 입에서 나온 붉은 혀가 손가락에 묻은 액체를 핥아 올리는 적나라한 장면에 수아는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그가 핥는 액체는 제 몸에서 나온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결국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핥던 손가락으로 수아의 눈가를 매만지며 그가 물었다. “왜 울어, 수녀님.” “어, 어떻게... 그걸....” “더는 속일 생각하지 마. 당신도 젖었어.” 뱀처럼 교묘하고도 유혹적인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헤집었다. “나한테 욕정 했다는 소리야. 당신의 몸이 날 원한다고.” 수녀가 욕정이라니. 경박하고도 천박했다. 이제는 거의 끝이었다. “그러니 날 선택해.” 덜덜 떨리는 가냘픈 몸을 당장이라도 끌어안고 싶었지만 참아야 했다. 그녀의 대답을 들어야 했으니까. 억지로 쥐어짜듯 수아가 목소리를 냈다. “... 테즈만을 선택하면 전 타락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눈물이 가득한 수아의 눈에 원망이 섞여 있었다. “당신이 타락하는 만큼 난 구원을 받는데.” 그녀가 모든 것을 내던지고 자신의 구원이 되기를. “그러니까.” 그가 악마처럼 웃었다. 방황하는 어린 양은 이미 뱀에게 삼켜졌다. “날 선택해줘, 수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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