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화 season1. 108. 대학가요제(6)
season 1
108. 대학가요제(6)
기찬의 비밀병기, 비장의 한 수는 바로 재영이었다.
분장에 가까운 짙은 화장과 과감한 노출 의상은 그녀를 섹시의 아이콘으로 만들기 충분했다.
팔다리가 길쭉길쭉하고 키가 큰 그녀에게 귀여움이나 단아한 이미지 연출보다는 섹시한 이미지가 제격이었다.
거기에 음악에 딱 맞는 안무까지.
정신없이 몰아치는 비트와 번쩍이는 조명, 여덟 명의 댄서와 함께 펼치는 군무.
킬링 파트에서는 재영이 짧은 미니스커트를 무기 삼아 엉덩이를 흔들고 몸을 비틀며 뇌쇄적인 눈빛을 마구 흘려댄다.
남자라면 홀리지 않을 수가 없는 안무였다.
여자가 봐도 ‘와’ 소리가 절로 나오는 섹시함이었다.
게다가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신선함이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았다.
기찬은 2천 년 초반 광고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전지현의 테크노 댄스를 벤치마킹해 1994년에 풀어놓은 것이다.
음악 자체가 같은 종류였기에 아주 찰떡궁합이었다.
음악. 가수. 댄스.
그야말로 시대를 앞서간 삼위일체.
대신 기찬 자신은 뒤로 빠져서 랩과 노래에 주력했다.
전면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전부 빨아들이는 건 재영이였다.
그리고 그런 기찬의 전략은 200% 적중했다.
“대상!”
재영은,
두구두구두구.
그녀의 펄럭이던 미니스커트와 요염한 골반은 가요제 심사위원들을 홀렸다.
“참가번호 5번. 서울대 팀, 디코! 축하합니다!”
와아아아!
* * *
“야, 봤냐?”
“와아. 미쳤더라.”
“난 걔 재영인 줄 몰랐어. 알고 봤어도 모르겠더라.”
“기찬이가 재영이 뒤에서 엉덩이 잡고 부비부비할 때, 부럽더라.”
학관 앞에서 남학생 몇이 모여서 지난 주말에 있었던 대학가요제 얘기가 한창이었다.
특히 재영이의 섹시함이 주된 관심사였다.
도서관 가는 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평소랑 어지간히 달라야 말이지.”
“왜 아니게. 맨날 헐렁한 티셔츠에 펑퍼짐한 청바지만 입고 다니던 애가….”
“난 그 치마…. 아, 지금 생각해도 심장이.”
“골반 터는 거 봤냐? 크으!”
“그러니까. 춤은 왜 그렇게 잘 추냐? 언제 그렇게 배웠데?”
누구 하나 예외 없이 재영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었다.
그리고 그 관심의 끝은,
“걔네, 잤겠지?”
“사귄 지가 언젠데, 당연히 잤겠지.”
“아, 성기찬, 졸라 부럽네.”
의외로 그들 이야기 사이에서 간혹 관심을 받는 이도 있었다.
“근데, 동훈이는 왜 안 보여?”
“그게 누군데?”
“왜, 서울대 팀 하나 더 있었잖아.”
“아! 그 밴드? 삑사리!”
기찬과 재영 보다 뒤 순서로 무대에 올랐던 그의 가요제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밴드 멤버가 아무리 최고라고 해도, 노래를 부르는 보컬이 엉망이면 밴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걸 분명히 보여준 무대였다.
“걘 거기 왜 나갔냐? 아니, 본선까지는 어떻게 간 거야?”
보컬이란 녀석이 처음부터 음정도 못 맞추고 헤매다가 여덟 마디가 지나서야 겨우 음을 맞췄다.
게다가 고음 초입에서부터 음이탈을 남발했다.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소음이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그런 것도 모르고 혼자 신나게 방방 뛰어다녔다.
무대, 조명, 관객.
무대 뽕에 취했던 것이다.
“얼굴 들고 다니겠냐? 쪽팔려서 내년에 휴학하지 않겠어?”
“왜들 그래. 난 우리 가족들이랑 보면서 배꼽 잡고 웃어서 좋았는데.”
“네가 더 나빠 새끼야.”
관객과 시청자의 반응은 객관적이고 날카롭다.
그들이 느끼는 게 정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그날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강상준은 동훈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실책을 지적하지도, 아쉬워하지도 않았다.
그저 받기로 한 돈만 받고 관계는 쿨하게 끝냈다.
“기찬이라고 했지. 축하한다. 음악, 진짜 좋았어. 무대는 말할 것도 없었고.”
“아, 형님. 고맙습니다. 다음에 기회 되면 형님이랑 꼭 같이 무대 해보고 싶습니다.”
“나야 영광이지. 대학가요제 대상팀인데.”
“하하.”
그 대화를 근처에서 듣고 있던 동훈이 인상을 쓰며 끼어들었다.
“네가 뭔데 내 팀하고 무대를 서? 누구 맘대로?!”
그때는 자신이 무대를 망쳤다는 걸 자각한 상태였다.
제 실수보다 디코가 대상인 게 화가 나 참을 수 없던 참이었다.
그래서 화풀이로 마침 잘 됐다 싶어 기찬을 물고 늘어졌다.
그런데 웬걸.
“우리 계약 끝난 거 아냐? 무슨 네 팀?”
강상준의 차가운 말투에 동훈이 흠칫했다.
마땅히 대꾸할 말도 없었다.
그의 말이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어….”
그런 그를 보며 강상준은 멤버에게 사과했다.
“미안하다. 내가 돈에 눈이 멀어서 너희들 자존심을 판 것 같다.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사과한다.”
“그럴 수도 있지. 솔직히 우리보다 형이 더 쪽팔렸지 뭘.”
“그러니까 빨리 가자. 씨발.”
그들은 동훈이 들으라고 더 리더의 말에 호응하고 나섰다.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자 그는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수 없었다.
그저 아무런 말 없이 슬그머니 자리를 피해 빠져나갔다.
기찬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안쓰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 업보다. 그리고, 이런 일을 겪어도 넌 변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안다.’
이후 기찬은 재영과 함께 방송사 측에서 마련한 뒤풀이와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전생 후 두 번째 성공을 자축했다.
* * *
“오, 오빠! 하응!”
예진은 유난히 더 교성을 지르며 기찬에게 꼭 안겼다.
그 작은 몸이 착 달라붙어서 가는 다리로 자신의 허리를 감싸는 걸 보며, 기찬은 웃음이 났다.
‘진짜, 또 다른 맛이야.’
새삼스러운 깨달음이었다.
오랜만에 여동생 유나의 절친이자 사내 성추행 피해 상담자인 예진을 만났다.
갑자기 집으로 연락이 온 건데, 혜나가 전화를 받았고, 꼭 회신해달라는 메모를 남겨두었던 것이다.
먼저 안부 인사는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 축하였다.
그리고 보기를 바라는 이유는 이전의 성추행 건 때문이었다.
다른 문제도 아니고, 중요한 일이기에 기찬은 시간을 내 평택으로 내려갔다.
예진은 공장 기숙사에서 나와 근처에서 자취하고 있었다.
밖에서 만나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다가, 그녀의 집으로 가 섹스를 하게 된 것이다.
“오빠. 이제 가수 되는 거야?”
“가수가 아무나 되는 게 아니야.”
“대상 받았잖아.”
“그건 그냥 경험 삼아 나간 거야.”
“…….”
이해할 수 없다는 눈으로 기찬을 빤히 바라봤다.
하지만 그 눈동자에는 존경과 선망, 그리고 애정이 담겨있었다.
‘날 마음에 두면 곤란해.’
그러면서도 눈앞의 작은 여자애를 못살게 굴고 싶다는 욕구가 다시 꿈틀거렸다.
그래서 봉긋한 젖가슴을 꽉 움켜쥐었다.
“아.”
젖꼭지를 물고 빨았다.
쯉. 핥.
아앙.
한차례 키스와 애무를 가볍게 마친 기찬은 똑바로 누웠다.
“빨아.”
예진은 대꾸없이 곧장 기찬의 아랫도리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핥. 쩝. 쓰업.
곧 곧게 솟은 기찬의 굵은 기둥을 그 앙증맞은 입으로 물고 빨고 핥는 소리가, 자극이 전해졌다.
손을 이용해 쓰다듬기도 하고, 귀두를 입안에 넣고 혀를 열심히 굴리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나, 모든 것이 작은 그녀에게는 버거운 일이었다.
하아, 하아.
금방 숨이 차 기찬의 자지를 뱉었다.
그게 미안했는지, 얼른 몸을 거꾸로 돌려 눕더니 제 씹두덩으로 기찬의 자지를 눌러 문지르기 시작했다.
쯔억. 쓰업.
“아아.”
기찬은 저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언제 느껴도 만족스러운 자극이었다.
그의 신음에 자신감을 얻었는지, 예진이 기찬의 자지를 손으로 잡아 고정하고 그 위에 제 보지를 가져다 댔다.
그리고 천천히 주저앉았다.
“으으, 앙.”
쑤웁.
삽입과 동시에 예진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앙!”
신체 자체가 워낙 작아 기찬의 대물을 받아들이기 힘든 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더 고통 같은 쾌락을 빨리 느끼는 것 같았다.
지금도 그랬다.
삽입만으로 오르가슴을 느낀 것이다.
하아, 하아.
잠깐 숨을 고른 그녀가 천천히 허리를 흠들기 시작했다.
앞뒤로, 그리고 빙글 돌리기도 했다.
‘그새 요령이 늘었네. 남자친구 생겼나?’
그런 생각 뒤로, 불쾌한 느낌이 밀려왔다.
‘설마, 아직도….’
성추행, 혹은 성폭행.
‘빨리 해결해야겠는데.’
고민은 깊어지지 않았다.
예진의 움직임으로 기찬도 금방 사정감을 느낀 것이다.
하아, 하응.
예진은 혼신을 다시 제 보지에 기찬의 자지를 넣다 빼는 동작을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어머!”
문 쪽에서 들려온 놀라는 소리에 두 사람의 움직임이 멈췄다.
“유나야?”
기찬이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유나도 놀란 건 마찬가지였기에, 들고 있던 가방을 떨어뜨린 채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한 사람, 예진은 의외로 차분했다.
그리고 허공에서 맞부딪치고 있는 두 여자의 눈빛을 보며, 한 가지 상황이 추측됐다.
‘예진이 이거, 깜찍하네.’
그녀가 순둥이 같은 외모와 달리 의외로 산전수전 다 겪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지금 상황이 그녀의 계획으로 만들어진 자리라고 추측하게 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유나가 괴성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너, 일부러 나 이 시간에 오게 한 거야?! 그렇지?”
그런데 기찬은 유나도 이상했다.
친오빠와 제 친구가 붙어먹고 있는 모습을 보면, 우선 자리를 피하고 보는 게 상식적인 데.
뭔가 억울하고 분하다는 듯한 그녀의 도끼눈을 보고 있다가, 기찬은 슬쩍 몸을 일으켜 앉았다.
예진은 여전히 기찬의 자지 위에 올라타 앉아있는 자세였다.
“유나야. 이리 와.”
침대 위 제 옆자리를 손으로 툭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