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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16화. 벌칙 미션


때마침 문이 닫히는 소리 뒤로 발소리가 들려왔다. “통화가 길어졌네요, 쏘리쏘리.” 칸쥬였다. 그들은 아무 일 없던 듯 웃었다. “확인해봤어~ 진짜더라~” '왜, 왜 그런 걸!' 창피한 나머지 손끝이 조심스레, 무릎 위 블라우스 단추를 한 번 더 여몄다. 이미 잠겨 있던 단추였지만 괜히 다시 한 번 손을 가져가 만지작거렸다. 칸쥬는 웃었다. 그 웃음 뒤에 숨은 뜻을, 나는 너무 늦게 알아차렸지만. 방금 전까지의 공기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얼굴로 소파 앞에 섰다. 하루비는 애교스럽게 내게 기대었고 미온은 등을 펴며 쵸비는 머리칼을 정리했지만 나는… 그대로였다. 움직이면 더 티가 날 것 같아서. “자, 바로 2부 갈게요.” 그 말과 동시에— 딸깍. 카메라 옆의 빨간 불이 다시 켜졌다. LIVE. 수음만 됐던 방금 전까지와는 달리 모니터가 바뀌며 채팅이 터져 나왔다. — vskw1937: ㄹㅇ개꼴ㅋㅋㅋㅋ — 엔쵸비수문장: 어디까지 벗었음? ㅋㅋㅋㅋ」 — 우리애가좀그래요: 하루비가 한 건 했구만 또 나는 반사적으로 숨을 고르고 렌즈를 봤다. 아까와 똑같은 자리, 똑같은 구도. 그런데 몸은 아까랑 전혀 달랐다. 다리 사이가... 간지럽다 못해 욱씬했다. “다들 기다리셨죠.” 그것을 전혀 개의치않는 칸쥬의 방송 톤이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2부는요, 좀 다르게 가볼게요.” 하루비가 눈을 반짝이며 받아쳤다. “오~ 또 뭐야 또?” 칸쥬가 테이블 위에 나무 블록 상자를 내려놓았다. 탁. “그럼…” 그가 웃으며 덧붙였다. “19금 젠가, 한 판 할까요?” 웃음과 호응으로 도배되는 채팅을 확인하는 눈들은 가늘게 휘어졌다. “룰은 간단해요. 무너뜨린 사람이 벌칙.” “또 그거야?” 하루비가 웃으며 말했지만, 몸은 이미 앞으로 기울어 있었다. 칸쥬는 자연스레 그녀의 투덜거림을 먹금하며 젠가를 중앙으로 밀어 넣었다. “벌칙은?” 멀찍이 보던 쵸비가 짧게 물었다. “음... 자. 형님들, 추천좀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채팅창이 잠깐 멈춘 듯하다, 다시 한 번 폭발했다. — 네모난시계: 애교ㄱㄱ — 술암모: 트월킹 — 니움시러: 댄스 가자 — 백색으흐흐: 몸에 낙서하기? 여러 선택지가 빠르게 올라왔지만 그 위를 덮어버리듯 한 단어가 반복되기 시작했다. — 음란축제: 벗어 — wkkwodh: 탈의 — 윳두파괴자: 탈의 ㄱㄱ — 선정이가선정성: 옷부터 가자 — 올해는사내새끼: 19금 젠가면 그거지 글자들이 겹치고 같은 단어가 같은 속도로 연속해서 올라왔다. 탈의. 탈의. 탈의. 칸쥬는 모니터를 한 번 보고 일부러 모른 척 웃음을 눌렀다. “어어, 형님들 절 벗겨서 뭐할라고. 아흥!” 순결을 지키는 처녀처럼 앞섶을 가리는 그의 모습에 하루비가 웃으며 손뼉을 쳤다. “아~ 미친놈아!” 그들 셋은 이미 이 흐름에 익숙한 사람들처럼 자연스러웠다. 칸쥬가 결론을 내리듯 말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옥신각신 끝에 첫 턴은 하루비. 그녀는 가볍게 블록 하나를 빼내며 말했다. “이런 건 손 떨리면 지는 거잖아~” 문제없이 성공. 쵸비, 미온도 무난히 넘어갔다. 그리고 내 차례. 블록을 잡은 순간 손의 감각이 예민해졌다. 아까부터 풀리지 않은 열기 때문인지, 나무의 미세한 결까지 선명했다. 툭. 블록이 살짝 움직였다. “천천히~” 칸쥬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렸다. “어어, 급하면 무너져요.” 훈수를 두는 말이 단순한 게임 얘기처럼 들리지 않았다. '지면 벗, 벗는다!' 나는 숨을 고르고 조심스럽게 블록을 빼냈다. 삐걱. 소리가 조금 컸다. 그렇지만 1, 2, 3초의 카운트에도 몇 턴을 넘어가 벌칙은 하루비에게 걸렸다. “야~ 뭐야. 첫 판부터 나야?” 그녀는 능숙하게 웃으며 걸치던 숄을 벗고 나시뿐인 어깨를 스르르 드러냈다. 그리고 마른 몸이 강조되게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각도를 틀었다. — 루디썬: 역시 하루비 시작하네 — d_pinkfire: 어깨 라인 뭐냐 ㄷㄷ — 빙수없는여름: 핫걸루비ㅇㅇ — 9월에온단다: 은하는 언제 벗냐 다음 차례는 쵸비, 그 다음은 미온.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젠가와 웃는 여자들. 지나치게 자연스러운 이 공간에서 한껏 민감해져 있는 나만 혼자 조용히 시선을 내렸다. 바닥에 있던 블록이 눈앞으로 밀려왔다. “…저, 제 차례죠?” 손이 살짝 떨렸다. 잡은 블록에 무언가가 확 느껴졌다. 타닥, 타닥, 타닥, 타닥… 모니터에서 울리는 건 사각형의 불빛이 아니라 터지는 소리 그 자체였다. “…으, 꺄악—!” — 후끈후끈왕: 은하 벌칙 기대 — 겜창박살러: 대은하 가자 — 청기내려치마올려: 옷부터 내리고 치자 — 크림녹는다: 손 왜 떨어 ㄷㄷ — 직장인딸딸이: 개꼴릴 듯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닉네임들이 쏟아졌다. 익숙한 이름도, 처음 보는 아이디도 하나같이 나만을 향해 있었다. "하으..." 나는 벌칙 수행과 동시에 밀려오는 사정감에 어쩔 줄 모르다가 손을 들어올려 옷깃을 한 번 여몄다. 벗기 전 가슴 탓에 살짝 벌어져 있던 블라우스를 천천히, 아주 가볍게 손끝으로 끌어당겨 닫았을 뿐인데— — ㅇㅅㅇㅋ: 검은색인가? — 관찰일기: 리본 안됨ㅋㅋㅋ — 댕댕이먹금: 저게 진짜 암컷이지;; — 오목눈마리: 은하 왜 여미는데;; 젖 무게 몇이냐 숨이, 가빠졌다. 웃은 것도 아닌데 입술이 살짝 벌어졌고 움직인 것도 아닌데 가슴 위쪽이 살짝 들썩이고 있었다. — 만렙늑대: 이미 상상만으로 벗겼지 — ㅇrㅇr한내인생: ㅋㅋㅋ팬티도 됨 — 누가봄: 얼른ㅋㅋㅋ — 후원해줘: 니가 제일 꼴린다 진짜 나는 급히 잠깐 소파 뒤를 힐끗 봤다. 등을 돌리고 벗으면 아무도 직접 보진 않을 거라, 아주 잠깐 생각했다. 그렇게 소파 뒤로 발을 옮기려는 순간, “어어?” 하루비가 바로 알아챘다. “어디 가?” 미온도 웃으면서 덧붙였다. “여기서 해요. 다 보고 있는데.” 쵸비는 짧게 말했다. “우~” 그 한 음절에 모니터 속 채팅이 동시에 폭발했다. — 민트초코논쟁: 뒤돌지마ㅋㅋㅋㅋ — 시선고정중: 앞에서 해라 — 루시퍼의팬티: 도망치네ㅋㅋ — 밤의기술자: 소파 뒤 반칙임 — 걍보는중: 우~~~~ “아, 안 될까요?” 나는 무언의 부정에 천천히 다시 소파 앞에 섰다. 다리 사이에 힘이 들어갔지만 자연스럽게 다리를 모았다. “스타킹인데...” “어? 맞다. 겉옷 부담스러우시면 그거 어때요.” 지켜보던 칸쥬가 말을 이었다. “블라우스는 입고, 안에만.” 그는 말을 끝내지 않았다. 굳이 끝낼 필요도 없었다. — 기록보관소: 그날 그거잖아 — 상상은무료: 블라우스 ON은 미쳤다 — 관전중독: 보이지 않는 게 더 위험함 — 밤의정적: 선택 강요 개꼴림 — 손절장인: 안 해도 이미 다 봄 허벅지 옆선을 따라 천천히 내려보내던 손이 검은 스타킹 위에서 멈췄다. — 관찰자A: 개꼴벅지ㄷㄷ — 심장박동체크: 손 왜 느려 — 직관적본능: 스타킹 벗는 거 더 꼴림 — 오목눈마리: 에바임 다벗고 스타킹만 입자 오늘은… 블라우스인데. 하루비가 그걸 놓치지 않았다. “어? 고민한다.” 미온도 미묘하게 웃었다. “오, 안 벗은 것처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쵸비는 팔짱을 낀 채 말했다. “안 할 거면 말고.” 그 말이 오히려 등을 밀었다. 채팅은 이미 흥분한 채로 흘러가고 있었다. — 오늘도관전: 지금 손 어디 올라갔냐 — 블라우스집착: 저거 안에서 벗을 수 있음?ㅋㅋㅋ — 숨멎각: 선택의 순간이다 나는 한 번 숨을 고르고 결국 몸을 살짝 틀었다. “그럼…” 카메라를 등져 뒤를 보였다. 그 상태로 단추를 하나, 둘— 소리 없이 블라우스를 풀었다. 천이 살짝 느슨해지는 감각만으로도 등줄기에 열이 올랐다. 뒤에서 들리는 소리들. “우후—” “어머, 어머.” 나는 차라리 덜 창피할까 빠르게 블라우스를 벗어 들었다. 모두의 시선이 내게로 향하자 그 판단은 잘못되었다는 걸 바로 알았지만. "오, 씨..." "칸쥬, 가릴 거 필요해?" 나는 블라우스는 완전히 내려놓지도 못하고 손에 쥔 채 그대로 잠깐 소파에 걸어두었다. ...창피함에 엉망이 된 얼굴이 카메라에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등 뒤로 손을 보내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손가락이 어색하게 움직였다. 한 번, 헛짚고. 다시 아주 작은 금속음이 공기 사이로 스쳤다. 딱. 출렁이며 아무것도 가리지 않은 젖이 튀어나왔다. 옆에서는 잠깐의 정적 후 무슨 표정들이 오가고 있는지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만큼 기척이 너무 컸다. "크... 너넨 못봤지? 난 다 봤어." "쟤 섰다, 섰어." 모니터 쪽에서도 짧은 전자음이 연달아 울렸다. — 대기실1열: 뒤좀돌아봐 생젖ㄷㄷㄷㄷ — 반응과몰입: 칸쥬 발기함?ㅋㅋㅋㅋㅋㅋㅋ — 오늘도관전: 걍 함뜨하자 — 화면고정: 그냥 두개벗죠? — 관찰자A: 칸쥬눈삽니다 나는 소파 위에 하얀색 레이스 브라를 내려두고 블라우스를 다시 끌어올렸다. 손이 잘 말을 듣지 않아서 단추 하나를 잘못 집었다가 다시 풀고. 벌칙 수행 중 비어있는 오디오는 섹드립으로 꽉 차고 있었다. "아하하! 남자는 좀 크다 싶으면 다 D컵 정도로 생각하더라." "미온 언니가 D컵 정도일걸? 은하 님은, 어우..." "크면 뭐하냐고, 무겁기만 하지." 하루비가 입술을 손등으로 눌러 웃음을 삼켰고, 쵸비는 고개를 한 번 젖혔다가 짧게 내뱉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양손으로 블라우스 끝을 꼭 잡고 있었다. 기어코 뜨끈하고 끈적이는 액이... 팬티에 묻은 게 느껴져서. ...카메라를 통해서가 아닌 직접적으로 누군가에게 이 몸을 보이는 건 처음이었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던 칸쥬는 웃으며 소파에 기대었다. 그리곤 옆의 내게만 들릴만큼 작게 말했다. "은하 님, 지금 꼴렸어요?" ----------------------------------------------------- [반응 분석] 벌칙 수행 중 — 감정 저항 없음 — 감각 수용 상태 시청자 유사 조건 반응: 폭등 ※ 현재 행동은 개체 자아 기준에서 '거부감 없는 암컷 행동'으로 분류됩니다. ※ 본인의 방송이 아닌 시청자는 카운트되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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