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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9화. 팔꿈치 테스트


— 갤에서보고옴: 이거 실시간임? — 노들역지박령: 애교보여줘ㅋㅋ — 망원동곤지암: 전설의 시작인가 "흐아…" 숨을 한번 내쉬고 의자에 다시 앉으려던 찰나— 빰바바밤! 또 터졌다. 이번엔 익명 님의 20,000원 후원. 시선 고정 리액션 가능? 그냥 정면 5초만 부탁해요. "에…?" 나는 그대로 멈춰섰다. 모니터를 바라보며 무심코 손등으로 입을 가리고 웃음이 났다. “…진짜 대단하시다…” — 신림존잘: 얘 숨 고르는 거봐ㅋㅋ — 붕가붕가좌: 은하야 진심 고마우면 해줘~ — 갓캠문과감성: 시선고정 ㄹㅇ 스트리머 자존심이라구 — 암튼지금이순간: 큰손붙잡아잇ㅋㅋㅋㅋ "5초...요. 대신 뭐라고 하기 없기." 다들 약속해요, 라고 말하려다 민망해서 입을 꾹 다물었다. 나는 조심스레 의자에 앉고 카메라 렌즈 쪽을 천천히 바라봤다. 정확히 정면. 어깨를 펴고, 숨을 한 번 쉬고. 그렇게 5초. …5, 4, 3, 2— 1. 시간을 마치자마자 목부터 뜨거운 것이 훅 올라온 나는 고개를 살짝 돌렸다. "이상하잖아, 이거…" — 닉정하기어렵다: 이 방 나만 이상한 생각하는 거 아님 — 여캠조와: 쎄하다… 좋아요 누르고 감 — 다크서클일루와: 진짜 뭔가 존나 심장 뛴다 — 오늘유입: 정색해줘ㅋㅋㅋㅋ 시청자 63. "아직 리액션은 연습 중이에요." 혹시나 또 이상한 걸 시킬까봐서. 말하면서도 웃음이 터졌다. 마치 누군가 내 등을 살짝 떠미는 것 같은 느낌. 익숙하지 않지만, 싫지만도 않은. "다들, 되게… 별나다니까요 진짜." — 자취3년차돼지: 애기네 애기 — 닉정하기어렵다: 그럼 슴 흔들 리액션 가능? — ㅇㅇ: 여캠보러왔자너 나는 가볍게 손을 흔들고 어쩔 수 없이 웃으며 말했다. "게임할 거예요. 저 죽었어요 지금." 그리고 다시 마우스를 움직였다. 게임 재시작 버튼을 클릭하면서 그 새 채팅창은 또 몇 줄이 지나가 있었다. ‘은하 방송 특: 리액션 없음’ ‘→ 리액션 있음’ ‘→ 리액션 시청자 수 증가함’ ‘→ 은하는 모른척함’ ‘→ 하지만 리액션 또 함’ — ㅇㅇ: 완전 갤주행각 ㅋㅋㅋ "아, 아녜요. 진짜로, 다음부턴 준비해둘게요. 정식 리액션 같은 걸… 뭐라도 있어야겠죠." 게임 화면에서는 캐릭터가 천천히 맵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채널은 어디인지 설명을 하다 말고, 어느 순간 채팅이 한 번에 쏟아지는 걸 보고 잠깐 멈췄다. — ㅇㅇ : 야 근데 끈 없네 — 오늘유입 : 브라 안입은 줄 — 갤눈팅러 : 끈없는 브라임? — ㅇㅇ : 몇 컵이야? — 시선유도장인 : 또 보여달란 말은 안할게 ㅋㅋ — 흑우단장 : 끈없브라면 고개 숙이면 안됨ㅋㅋ “응?” 질문이 너무 빨리, 자연스럽게 흘러가서 어디서부터 반응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아, 그게…” 말을 꺼내는 동안 손이 무의식적으로 원피스 어깨선을 한 번 만졌다가 내려왔다. “그냥… 옷이 이런 거예요.” 변명 같지도 않은 대답. — 닉정하기어렵다 : 아 그냥 옷탓 — ㅍ코왔다감 : 저 말투가 더 위험함 — 여캠조와 : 괜히 만지작거리지 말라고 ㅋㅋ 나는 화면을 보며 웃으려고 했다. 정말로 웃어넘길 생각이었다. “브라는 입었어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말 끝에 ‘정말이에요’가 붙을 뻔했지만 괜히 더 말하면 꼬일 것 같아 삼켰다. 빰바바밤! [후원 알림] 익명 님이 3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입었는지만 확인 “확인...?” 말이 튀어나간 뒤에야 아차 싶어서 입술을 다물었다. 채팅은 그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 — 응디빵디궁디 : 컵만 말해줘도 됨 — ㅇㅇ : 숫자만 — 시선유도장인 : 질문에만 대답하면 후원 끊김 — 흑우단장 : 하꼬한테 너무한 거 아니냐ㅋㅋ (하지만 묻는 중) 잠깐의 침묵. 나는 캠에 비치는 모습을 보다 다시 게임 화면을 봤다. 캐릭터는 풀숲 옆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잠깐만요.” 말은 조용했지만 방 안의 공기가 미묘하게 굳었다. 의자에 앉은 채 나는 원피스 윗선을 아주 잠깐 정리했다. 선 끝 위로 하얀색 스트랩리스 브라가 살짝 올라오며 그 안에 욱여넣은 젖통이 위로 함께 밀리며 형체를 그렸다. — ㅇㅇ : 오 — 갤에서보고옴 : 방금 뭐임 — 시선유도장인 : 아니 잠깐만 — 닉정하기어렵다 : ??? — 여캠조와 : 야야야 “입었다고 했잖아요.” 나무라듯 굴었지만 말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 하지만 방송을 보는 그들에겐 그 짧은 한마디가 오히려 더 상상을 키웠다. — 붕가붕가좌 : 미쳤다 — 펨코왔다감 : 이게 하꼬방임? — 노들역지박령 : 은하야 너 지금 큰일 났어 — 오늘유입 : 리액션보다 더 셈 — 붕가붕가좌: 몸캠은 아니지만 몸은 확실함ㅋㅋ — 망원동곤지암: 벗진 않았는데ㅗㅜㅑ — 마포사선생: 이거 수술임? — ㅎㅎㅎㅎㅎㅎ: 은하야 오늘도 수고한다 우리 맘마통❤️ [알림] 부적절한 메시지가 자동 삭제되었습니다. [알림] 부적절한 메시지가 자동 삭제되었습니다. [알림] 부적절한 메시지가 자동 삭제되었습니다. — 앙항웅헹: ㅋㅋㅋㅋㅋㅋㅋ 필터 터짐 — 암튼지금이순간: ** 순화도 해주는데 뭘쓴겨ㅋㅋ 말을 섞기에도 전에 자기들끼리 비웃음이 이어져 은근슬쩍 말을 넘기려던 찰나— — 닉정하기어렵다: 팔꿈치 닿음? — ㅇㅇ: ㄹㅇ 그거 물어보려고 했음 — 갤눈팅러: 거유 테스트 ㄱㄱ “……응?” 너무 자연스럽게 채팅 흐름 속에 섞여 들어간 말. 팔꿈치? “그게 무슨 말이에요?” — ㄴㄴ: 으응 나몰라몰라ㅋㅋ — 붕가붕가좌: 팔꿈치 맞붙여봐 — 자취3년차돼지: 닿으면 평범, 안 닿으면 갓캠 나는 웃으며 손을 들어보려다 말았다. 시청자는 조금 더 올라 132명까지 솟았고, 캠 프리뷰로 보이는 내 모습에 잠깐 주춤한 탓이다. — 익명: 해봐요ㅋㅋ — 오늘유입: 아님 닿는 척만 해줘 — 닉정하기어렵다: 사실 인증 안 해도 됨. 닿는지 모르게 해줘도 됨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분위기를 무르익히는 사람들, 흐름을 막기도 애매한 타이밍. 그 사이— [후원 알림] 익명 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팔꿈치 테스트 해주세요~ “진짜, 다들.” 나는 작게 웃었다. 웃긴데, 나만 모르는 개그를 들은 기분이었달까. “후원해주셨으니까... 잠깐만 해볼게요.” 캠을 잠시 내려다보며 나는 손을 조심스레 가슴 앞으로 가져갔다. “앗…” 가슴이 먼저 걸렸다. 손등이 닿기도 전에 부풀어 오른 곡선이 안쪽으로 팔을 막았다. — ㅇㅇ: 오 안 닿는다 — 자취3년차돼지: 갓인증ㅋㅋㅋㅋㅋㅋㅋ — 오늘유입: 거유 판독기 통과ㅋㅋ — 붕가붕가좌: 클립각이야 이거 — 노들역지박령: 은하 팔꿈치 사건 “이게, 그렇게 웃길 일이에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는 화면에 비친 내 표정이 평소보다 한 톤 더 부끄러워 보인다는 걸 알고 있었다. 조명 아래에서 목선까지 붉게 물든 얼굴. 바들바들대며 나는 최선을 다해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으으응..." ----------------------------------------------------- [외부 반응 생성 중] 현재 방송 장면이 외부 커뮤니티에 공유 중입니다. — 자동 태그 생성: [여캠/팔꿈치 테스트/거유 인증] — 공유 위치: SNS / 익명 커뮤니티 / 영상 클립 플랫폼 ----------------------------------------------------- 그 때 모니터 위로 뜬 시스템창에, 나는 "으앗—" 하는 목소리와 함께 잠깐 몸이 앞으로 쏠려버렸다. 순간 앞으로 쏠리며 나는 반사적으로 책상에 손을 짚었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상체가 잠깐 기울었다. 두 팔로 버티려 손을 짚자 원피스 앞자락이 가슴 곡선을 따라 미묘하게 벌어졌고, 카메라 앵글은 나의 목선과 움푹 팬 쇄골, 그리고— 동시에 부풀어 오른 가슴이 푹, 책상 위로 고스란히 눌렸다. ‘철퍽’이라는 소리가 났을 리는 없지만 화면 너머의 반응은 그보다도 더 즉각적이었다. — ㅇㄴ: ㅗ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 — 갤에서보고옴: ㅋㅋ다들 말 없는 거 보소 — ㅇㅇ: 뭐가 튀어나올 뻔 — 오늘유입: 진짜 밀착임ㄷㄷㄷ 나는 손바닥에 전해지는 책상의 차가운 감촉만 느끼고 있었다. “죄송, 죄송해요… 저 진짜 넘어질 뻔했어요…” — 갤에서보고옴: 문질문질문질문질 — 시선유도장인: 어우 조명 진짜 야하다 이 방 — 노들역지박령: 가슴 압사될뻔한 방송 — 익명2: 오늘 클립 제목 나왔다 — 익명: 앞으로 리액션 이걸로 하자 우수수 올라가는 채팅에도 아직 고개마저 들지 못한 그 때, 마치 어디선가 미세하게 스위치가 켜진 것처럼 아무 움직임도 없었는데도 몸 어딘가가 갑작스럽게 뜨거워졌다. “……어?” 방금 전 책상에 눌리는 젖꼭지가 지금도 아주 희미하게 뜨겁고 간질거리듯 욱신거리고 있었다. ‘왜, 갑자기…?’ 속옷 너머로도 전달되는 묘한 열기. 온몸이 땀에 젖은 것도 아닌데 딱 거기만, 지금도 가만히 있질 않았다. 조금 전까지는 분명 괜찮았다. 팔꿈치 테스트도, 채팅도, 웃고 넘길 수 있는 선이었다. 꿀꺽— 자세를 바꾸려 팔에 힘을 주자 카메라 렌즈와 시선이 정확히 맞닿았다. 조명 아래에서 드러난 얼굴은 아까보다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눈이 살짝 풀려 있고 입술은 본인도 모르게 조금 벌어진 채. 긴장도, 부끄러움도 있었지만 그보다 앞서는 건 ‘보여지고 있다’는 감각에 몸이 먼저 반응해버린 표정. ...몸은 이미 그 역할을 이해해버렸다. ---------------------------------------------------- [상태 변화 감지] — 동시 시청자 수 급증 확인 — 신체 감각 민감도 일시 상승 — 외부 시선 반응 계수: 활성화 ※ 안내 : 현재 상태는 방송 종료 시까지 유지됩니다. 과도한 긴장 또는 장시간 노출 시 추가 반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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