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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첫 번째 썰. 혼전순결을 깨려는 여자 이서하 (3)


3. 며칠 전에.... 여사친 수진이와 함께... 타로점을 보러 갔었다. 사실... 무슨 사주니 팔자... 점괘 같은 건 절대 믿지도 않았고... 일단 신뢰의 문제를 떠나서... 비슷한 얘기로 과거...현재...미래를 얘기하면... 영 찝찝한 마음이 드는 법인지라.... 근처에도 가고 싶어 하지 않았지만.... 절대 사양하고 안가겠다고 버텨 봐야... 막무가내... 수진이를 이길 수는 없었지. " 야.... 그런 건... 같은 여자애들끼리 가는 거지... 뭐 그런 곳까지 날 데리고 가려고 하냐? " " 이씨!!! 장난해? 나... 여자 친구 없는 거 잘 알면서 그런 소리 할래??? " 주먹까지 불끈 들고.... 정말 때릴 듯.... 폼을 잡는 수진이. 얘가 마른 몸매... 가슴과 골반은 좀 큰... 슬랜더 몸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생긴 것과 달리 은근히 손이 매웠다. 그렇다고 내 입이 가만히 다물어질 리 없지. 평생... 아웅다웅하면서 살았던 시간이 얼마인데... 거의 반사 신경이 작용하는 수준으로.... 이 요망한 혀가 나불거려 지더라고. " 그러길래... 여자애들하고도 사이좋게 지내지... 맨날 남자애들하고만 노니까 그런 거잖아.... 으휴..... " 그러나... 이런 말에 기죽을 수진이도 아니었다! " 지는.... 그래서 지한이 넌 잘도 남자애들하고 놀구 그러니? 지도 순.... 여자애들하고만 노닥거리는 주제에! " " 그래도 난 가끔은 남자애들하고 놀고 그래. 내 연락처 볼래? 얼마나 남자애들 이름이 많은지? 휴대폰 까기 내기 할까? " " 하! 잘났다. 그래봐야 순 게임할 때만 놀면서 무슨! " 입술이 퉁퉁 튀어나온 수진이의 얼굴이 잔뜩 뿔이 난 듯 보인다. 하긴.... 여자 친구가 별로 없다는 것이... 녀석의 은근 신경 쓰는 부분인데 조금 예리하게 팠나 싶기도 하고. 근데.... 따지고 보면... 수진이도 여자 친구를 사귀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닌 듯 싶다. 나름... 중학교 다닐 때만 해도... 꽤 여자애들하고 어울려 다녔거든. 하지만... 언제부터.... 같이 어울리는 여자 친구는... 보기 어려웠었다. 그 이유야.... 대략... 짐작은 될 만한 것이 있긴 했는데.... 중3때부터였나....? 무슨 환골탈태하듯... 예뻐지기 시작한 뒤로... 뭐.. 본바탕... 기초공사가 원래 괜찮았긴 했었지만... 2차 성징이 발현된 뒤... 마의 시기를 잘 지나면서... 완전히 외모가 활짝 피어오르더니만.... 어느새.... 자기의 의도와 행동에 무관하게.... 이런 저런 일들이 휘말린 듯 싶더라고.... 자세히 얘기는 하지 않지만... 골치 아픈... 연애담에 끼었다던가....??? 아무튼...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했던가... 어느새... 같은 동성끼리는... 잘 어울리지 못하고... 아니.. 정확히는... 수진이도 어울리려고 하지 않는 가운데.... 언젠가부터..... 남자애들하고만 놀고 있더라고. 굳이 말하자면... 남자애들하고는 편하게 지내면서도... 여자애들한테는... 데면데면한 그런 타입이랄까? 그래도... 은근 여자 후배들한테는 인기 있는..... 선배라든지.... 나이 차가 있으면 괜찮은데... 왜 자기 또래하고만 그렇게.... 날카로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는데.... 아무튼.... 그건... 대학교 들어와서 더욱 심해진 듯 싶더라고. 그냥 적당한 거리를 두며 지내면서도... 이런 일에는 같이 다닐 애들 하나.... 만들지 못한 모양이었다. 옆에서 내가 보기에도... 좀 안쓰러울 정도로. 그래서.... 이렇게... 티격태격.. 반항을 해보았지만... 결국 잡아끄는 수진이의 손길에 못 이기고..... 타로점집에 찾아갈 수 밖에 없었을지도.... 암튼! 가게 앞에 서서... 약간 기분이 풀렸는지.... 씽긋 웃는 수진이가 그 요망한 입술을 달싹이며.... 떠들어대는데..... " 여기 꽤 잘 맞춘데. " " 하.. 그러셔? " 약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수진이는 입 꼬리를 올리며 권하더라고. " 온 김에 너도 한 번 보자. " " 으.... 싫어. " " 내가 점값 내줄께! 너도 요새 영... 일이 잘 안된다며! 한번 봐바. 봐서 손해 볼 것도 없잖아! " " 하... 괜한 일... 하는 게 이미 손해야. " " 거 말도 많네.... 돈도 내준다는데 시끄러워. 닥치고 보기나 해. " 이럴꺼면 왜 물었나 싶게... 그렇게 본... 타로점. 보통... 카드를 뽑아서... 그 뜻을 본다고 하던데... 여기 타로점집은.... 카드가 일반적으로 보던 것과는 좀 다르더라고. 아무튼... 카드를 뽑았는데... 그 중 딱 눈에 들어오는 카드가 있었으니.... 뿔 하나... 저 하얀 놈은.... 유니콘 아니야? 그리고.... 저 긴 노랑머리... 여자 그림은... 척 봐도.... 유니콘 그림인데.... 그냥 일반적인 모습이 아니었어! 눈은 순 붉게 빛나면서... 무슨 지옥문을 지키고 있는.... 케르베로스처럼.... 하얀 입김을 좌우로 뿜고 있는 것이... 내가 알기론... 평화의 상징이라던.... 유니콘의 모습은 단 한 점도 찾아볼 수 없었지..... 거기에... 여자 그림도 마찬가지.... 밤하늘에 둥실 떠있는 여자의 모습은... 분명 처녀자리를 의미하는 듯 싶은데.... 아니 그 여자의 옷차림이... 헐벗은 상태에서... 그렇다고 뭐... 젖꼭지나... 은밀한 삼각주를.... 다 보여주고 있는 건 아니었지만.. 보일 듯 말듯 있는 것이.... 오히려 더 야하게 느껴졌달까? 아무튼.... 한참 내가 뽑은 카드를 보고 있더니... 검은 긴 손톱... 아무래도 네일아트로 꾸민 듯 싶은데... 중지와 엄지 사이... 연결된 체인 장식 반지까지... 반짝거리면서 괜히 내 신경을 건드리는... 점집 주인이 사람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한동안 말을 안 하더라고. 답답하게 쓰리..... 이윽고... 시간이 좀 더 지나고는.... 한숨을 쉬더니만..... 그 점을 보던 누님이 내 눈동자와 시선을 맞추며 말을 건넸어. " 이런 건... 처음 보는데..... 손님은 유니콘하고 상극이네요??? " 윽... 역시 그런 의미였나? 싶었지.... 그리고..... 그 누님이 말씀하시길.... " 그런데.... 이상한 건... 처녀...하고는 찰떡궁합이라고 할까... 자석의 엔극... 에스극 같은 관계시네요. " 긴 손가락으로 귀 옆 머리를 긁적이며...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 잇는데... " 보통.. 유니콘은 처녀와 상성이 최고이기 때문에... 처녀와 이렇게 좋은 관계시면... 유니콘과도 상성이 좋아야 하는데.... 이럴 수 없거든요. 손님은.. 참.. 신기한 별자리를 가지고 계시네요. " 이미 점보는 여주인이 말을 꺼냈을 때부터.... 피식 거리면서 어깨가 들썩이던 수진이 요 년이.... 이내 내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 치면서 대놓고 웃기 시작했지. 젠장.... " 깔깔깔... 와... 언니 완전 용해요! 진짜... 어떻게 그걸 알았어요? 얘 인생이 바로 딱 그 점괘거든여. 깔깔깔깔.... " " 으휴... 적당히 해라.. 셧업 플리즈! " 수진의 반응에 가만히 눈을 깜빡이는 여주인은... 다시 자판을 보며 점괘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눈치였다만... 일단... 나온 점괘에 나 또한 조금은 놀라는 중이긴 했어. 하.... 타로점 치는 사람도... 무슨 신기라도 받는 건가? 그냥... 심심풀이 같은 거 아니었나? 사실... 친한 애들이 내게 붙여준.... 한 가지 숨겨진 별명이 있다면.... 그건 바로... 버진 디스트로이어.... 버진 브레이커... 버진 버스터 였어... 이 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건... 버스터 쪽이긴 한데.... 그게 좀 더 거대한 물건.. 같은 느낌을 줘서 꼭 그런 건 아니다... 암튼... 의도하지 않게... 그런 쪽으로.... 여자와 얽히게 되서.... 얻게 된 별명이긴 했어. 하긴.... 그간..... 내가.... 떼어준 처녀 딱지가.... 좀 되긴 했거든... 흐.... ************** 아무튼... 삼천포에서 다시 본 얘기로 돌아와서..... 일단.... 서하와는 따로 자리를 옮겼어. 모임이 주점에서 일차를 끝내고 이차로 넘어가기 전... 미리 입을 맞춰두었던 우리는 다음을 기약하며 빠져나왔지. 그때... 보았던... 같은 남자 회원들의 노골적인 적의. 그리고 그 뒤로... 수진의 야유 섞인 시선. 뭐.... 수진이도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던지... 술도 그리 많이 마시지 않고... 그 음흉한 눈빛으로 날 놀리면서.... 잘도 이차를 갈 준비를 하더라고. 어찌 됐든.... 수진이 눈빛이야.... 이후 내가 서하와 보낼 시간에 대한 야유였는데.. 따지고 보면.. 그게 다 누구 때문인데... 저러나 싶기도 해서... 나 또한 소리 내지 않고.... 내 의사를 입모양으로 강력 전달했지! ' 적당히 마시고 들어가라. 이 웬수야! ' ' 흥! 너나 적당히 놀아! 그러다가 진짜 뼈 삭아서 나이 먹고 골골댈 거다! 흥흥!' 아무튼.... 내가 없는 이상... 수진이 또한 폭주하는 일은 없을 테니... 신경 끊어도 될 일이었어. 내가 있으면... 아주 마음껏 마구 갈 때까지 가지만... 수진이 또한 나처럼.... 신중한 안정형이었거든... 어려서 아무 것도 모를 때야... 실수할 수도 있었지만... 이젠 꼬리 아홉 개 달린 구미호가 되서... 알아서 조심할 테니.... 이제는...... 내 앞가림만 잘하면 되는 상황이 된 거지.... 나란히 같이 걷는 동안... 주점에서 그렇게 잘 얘기하던 서하가.... 입을 꾹 다물고 있었더라고. 나와 단둘이 있게 되니까... 조금은.... 긴장한 모습이랄까? 내내 당찬 모습을 보여줬던 터라... 이런 서하의 모습이 조금은 귀엽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어. 그래도 이렇게 조용히 가는 건..... 앞으로 시간을 생각해도 그렇고.... 내 성미에도 맞지 않아서.... 먼지 입을 뗐지. " 저어.... " 근데.... 그렇게 크게 소리를 낸 것도 아닌데.... 화들짝..... 깜짝 놀라는 서하의 모습에... 결국 참았던 웃음이 터졌어. " 하하.. 아니 뭘 그렇게 놀래? " " 윽.. 아니에요. 놀라긴 누가 놀랬다고 그래요? " " 누구긴 누구야? 내 옆에 있는 이씨네 애기씨지! " " 헐... 애기씨는 또 뭐에요? 으... 촌스러워.... " " 큭큭.... 지금 그 얼굴이 딱 애기씨인데 뭐! 귀하신 집... 애기씨! " " 치이... 자꾸 놀릴래요? 저... 삐질지도 몰라요? " 입술을 삐죽거리는데... 냉랭한 기운이 살짝 가미되어 있긴 했어. 보통... 여자들이 삐진다고 말하는 건... 엄포용이긴 했는데.... 지금 분위기상.... 서하가 진짜로 삐질 가능성이 엿보이긴 했지. 장난은... 적당히 선을 넘지 않는 게.... 중요해. 사이를 돈독하게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한방에 모든 것을 날릴 수도 있으니. 난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양손을 들었어. " 흐... 알았다. 항복! 그럼 본론으로.... " " ..... " " 서하 너 주량이 어느 정도 돼? " " 주..량이요? " " 응... 어떤 거 주로 마시는데? " " 술 마시러 가게요? " " 훗... 그래. " 내 말이 끝난 지 한참이 되어도.... 서하는 고민하는 듯 눈을 이리저리 돌리며.... 대답을 하지 않더라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뻔히 보이는 모습에... 내가 먼저 입을 열었어. " 흐... 취해서 정신없을 때 할까 봐 그래? " " 윽... 또 그런다... 오빠는 참.... " " 하하... 그럴 생각으로 술 마시러 가자는 거 아니야. 지금 정도론 부족해보여서 그래. 약간의 알코올 기운이.... 도움이 되거든. 이렇게 빳빳하게 긴장해선 될 것도 안 돼. " " 긴장 안했는데... 피이... " " 알았으니까... 조금만 더 마시자. 주량이 어떻게 돼? " " 흠.... 소주 한 병... 한 병 반 정도? 맥주는 별로 안 좋아해요. " " 그럼 소주 칵테일로 마실까? 달달한 거... 싫어하는 건 아니지? " " 훗... 달달한 거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요? " " 큭... 가끔은 생소주를 좋아하는 취향도 있더라고. " " 풋... 그건 또 누구였는데요? 아무튼... 오빠.... 바람둥이인 걸 숨기지를 못하네요. " 입술을 삐죽거리는 서하 모습에... 나 또한 양손으로 아님을 피력했지. " 윽.. 바람둥이라니... 난 사귀는 사람도 없는 걸? " " 몰라요 몰라! 암튼... 바람둥이에요 뭐! " 새침한 표정으로 턱을 치켜드는 서하의 모습이... 영락없는 고양이 표정인지라... 나는 또다시 웃고 말았어. 아무튼... 서하와의 본격적인 시간을 위해... 준비 단계를 밟아 가는데... 그 얘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서 하기로... 그럼 빠이~!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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