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화 책상 아래의 업무
1. 향기의 유효기간
월요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의 텁텁한 공기 속에서도 보윤은 손목을 코에 가져다 댔다.
칙- 칙-
집을 나서기 전, 지은이 선물해 준 니치 향수를 평소보다 듬뿍 뿌렸다.
은은한 머스크 향과 고급스러운 꽃내음이 그녀의 주위를 감쌌다.
이 향기를 맡고 있으면, 지난 주말 호텔 스위트룸에서 늙은 노인에게 항문까지 빨리던 기억이 잠시나마 잊히는 것 같았다.
'나는 우아한 사람이야. 지은이가 그랬어. 이게 내 진짜 모습이야.'
보윤은 주문을 외우듯 향기를 깊게 들이마시며 회사 로비로 들어섰다.
또각, 또각.
하이힐 소리가 대리석 바닥을 울릴 때마다, 그녀는 짐짓 도도한 표정을 지으려 애썼다.
하지만 그 얄팍한 최면은 사무실 문을 열기도 전에 깨어질 운명이었다.
자리에 앉아 PC를 켜자마자 인터폰이 붉게 점멸했다.
"네, 차장님."
["성 주임, 결재판 들고 들어와. 지금 당장."]
건조하고 명령조인 목소리.
보윤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업무 지시가 아니라는 것을, 그녀의 몸이 먼저 알아채고 반응했다.
다리 사이가 저릿해지며 조건반사처럼 애액이 스며 나오기 시작했다.
2. 후각적 강간
"실례합니다."
보윤이 팀장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박 차장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손짓했다.
"문 잠그고 와."
"......네."
달칵. 잠금장치가 돌아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보윤이 결재판을 들고 책상 앞으로 다가가자, 그제야 고개를 든 박 차장이 코를 킁킁거렸다.
"호오? 향수 바꿨어? 냄새가 아주 꼴리는데."
그는 의자를 뒤로 젖히며 비릿하게 웃었다.
"주말에 좋은 놈이랑 뒹굴기라도 했나 보지? 아주 비싼 냄새를 풍기고 다녀."
"아... 친구한테 선물을 좀 받아서요..."
"선물? 아~ 그 친구란 놈은 대가로 선물도 주고 하나 보지? 순진한 자식."
박 차장은 느릿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보윤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보윤의 목덜미에 코를 박고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후웁-.
"그런데 성 주임. 여기는 회사야. 주변에 향기를 풀풀 풍기면서 다른 남정네들 꼬시는 곳이 아니란 말이야. 회사에 일하러 왔으면 일할 준비를 해야지."
박 차장의 거친 손이 보윤의 블라우스 단추 사이를 파고들어, 브래지어 안의 풍만한 가슴을 꽉 움켜쥐었다.
"흐윽...!"
"너한테선 이런 꽃냄새가 아니라, 암캐 냄새가 나야지. 발정 나서 수컷을 부르는 페로몬 냄새 말이야. 안 그래?"
지은이 만들어준 '우아한 이미지'가 단 한마디에 산산조각 났다.
박 차장은 보윤의 머리채를 휘어잡아 자신의 사타구니 쪽으로 거칠게 눌렀다.
"임 상무님이 아주 흡족해하시더라. 보지가 명기라고 칭찬이 자자해. 덕분에 나도 점수 좀 땄어. 상으로 내 것도 좀 빨아봐."
지익-.
그는 바지 버클을 풀고, 이미 딱딱하게 텐트를 치고 있는 속옷을 내렸다.
시커먼 털 숲 사이로 핏줄이 불끈 솟은 성기가 흉물스럽게 튀어나왔다.
"빨아. 침 많이 묻혀서."
3. 책상 밑의 이중생활
보윤은 결재판을 바닥에 내려놓고, 익숙하게 박 차장의 책상 아래 어두운 공간으로 기어 들어갔다.
좁고 먼지 쌓인 책상 밑.
그곳은 보윤에게 배정된 또 하나의 사무실이었다.
그녀는 박 차장의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쿰쿰한 가죽 냄새와 박 차장의 사타구니에서 나는 땀 냄새가 확 풍겼다.
츄릅... 쫍...
보윤은 두 손으로 그의 기둥을 소중히 잡고, 귀두 끝부터 혀로 핥아 올렸다.
쿠퍼액이 흘러나와 미끈거리는 요도구를 혀끝으로 톡톡 건드리자, 박 차장의 허벅지가 움찔거렸다.
"후으... 그래, 성 주. 혀놀림이 더 좋아졌어. 뿌리까지... 그렇지. "
보윤은 입을 크게 벌려 그의 거대한 육봉을 목구멍 깊숙이 받아들였다.
컥, 컥.
목젖을 찌르는 이물감에 눈물이 핑 돌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고 볼을 홀쭉하게 만들며 빰을 빨아들였다.
똑, 똑.
그때였다. 정적을 깨고 팀장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팀장님, 영업 2팀 김 대리입니다. 협조전 때문에 잠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보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화들짝 놀라 입을 떼고 뒤로 물러나려 했다.
하지만 박 차장의 양 허벅지가 강철처럼 보윤의 머리통을 조여왔다.
"가만히 있어."
그의 손이 보윤의 정수리를 꾹 누르며 무언의 압박을 가했다.
"어, 김 대리. 들어와. 문이 잠겨있나?"
박 차장은 태연하게 문 쪽으로 걸어가 잠금장치를 풀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벌컥.
문이 열리고 구두 굽 소리가 다가왔다.
또각, 또각.
김 대리의 발이 책상 앞까지 걸어오는 것이, 책상 아래 틈새로 보였다.
보윤과 김 대리의 거리는 고작 얇은 책상 판 하나를 사이에 둔 30센티미터 남짓.
"저, 이번 분기 매출 집계표인데 일부 수치가 전산이랑 안 맞아서요."
"어디 봐. 아, 이거? 지난달 미수금 포함 안 된 거야. 내가 따로 메모해 뒀는데."
책상 위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조한 업무 대화가 오갔다.
하지만 책상 아래, 보윤의 세상은 지옥이었다.
박 차장은 김 대리와 눈을 맞추며 서류를 검토하는 척하면서, 책상 밑으로는 한쪽 발의 구두를 벗었다.
툭.
구두가 벗겨지는 소리에 보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박 차장의 양말 신은 발이 꼼지락거리며 보윤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녀의 젖가슴을 발바닥으로 꾹꾹 누르더니, 이내 스커트 자락을 걷어 올리고 맨살의 허벅지를 타고 올라왔다.
'히익...!'
보윤은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입안 가득 박 차장의 성기가 물려 있어 "읍! 으으읍!" 하는 막힌 신음만 흘러나왔다.
박 차장의 발이 허벅지 안쪽 깊숙한 곳, 팬티가 없어 무방비하게 노출된 보윤의 은밀한 곳에 도달했다.
"여기는 이렇게 처리하면 되고... 김 대리, 이쪽 데이터도 다시 뽑아봐."
"아, 네. 알겠습니다."
박 차장은 아무렇지 않게 업무 지시를 내리면서, 엄지발가락으로 보윤의 젖은 질 입구를 꾹 눌렀다.
질척.
이미 애액으로 흥건해진 보윤의 틈새가 발가락을 매끄럽게 받아들였다.
양말의 까슬한 감촉과 발가락의 투박한 움직임이 예민한 점막을 긁어댔다.
"흐으응...!"
보윤의 허리가 튀어 올랐다.
김 대리가 바로 머리 위에서 서류를 넘기고 있는데, 밑에서는 상사의 발가락이 자신의 성기 안을 휘젓고 있었다.
"팀장님? 다리가 좀 떨리시는 것 같은데요?"
"아, 요즘 운동을 좀 했더니 근육통이 있어서. 신경 쓰지 마."
박 차장은 뻔뻔하게 대꾸하며, 발가락을 꼼지락거려 보윤의 클리토리스를 비비고, 질 내벽을 긁어댔다.
마치 벌레가 기어 다니는 듯한 끔찍한 감각과, 묘하게 치솟는 배덕감에 보윤의 내벽이 박 차장의 발가락을 꽉 물었다.
동시에 입으로는 박 차장의 성기를 더욱 필사적으로 빨아야 했다.
위아래가 모두 막힌 채, 그녀는 완벽한 성노리개로 전락했다.
4. 사내 비품의 처리
"그럼 수정해서 다시 올리겠습니다."
"그래, 수고해."
김 대리가 인사를 하고 나가는 발소리가 들렸다.
달칵.
문이 닫히자마자, 박 차장은 책상을 짚고 일어나 보윤의 머리채를 난폭하게 흔들었다.
"하아... 씨발, 김 대리 앞에서 가버릴 뻔했잖아. 이 요망한 년."
그는 발을 빼내고, 보윤의 입안 깊숙이 허리를 쳐올렸다.
퍽, 퍽, 퍽!
"으윽! 웁! 으으으!"
보윤의 목구멍이 찢어질 듯 벌어졌다.
그녀의 눈에서 생리적인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려 박 차장의 사타구니를 적셨다.
"싸... 싼다! 한 방울도 흘리지 마! 다 삼켜!"
박 차장의 몸이 경련하며 빳빳하게 굳었다.
꿀럭, 꿀럭, 뷰류륫!
뜨겁고 비릿한 정액 덩어리가 식도로 직행했다.
보윤은 구역질을 참으며 꿀떡꿀떡 그의 비린 정액을 받아넘겼다.
"후우... 하아..."
한참이나 여운을 즐기던 박 차장이 성기를 빼냈다.
입가에 하얀 거품과 정액이 실처럼 늘어졌다.
그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바지를 추스르며, 책상 위에 있던 티슈 상자를 바닥으로 툭 던졌다.
"잘하네. 발가락으로 쑤셔주니까 물이 아주 홍수처럼 터지던데?"
그는 낄낄거리며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입 닦고, 밑에도 좀 닦고 나가. 냄새 풍기지 말고 일 봐."
보윤은 바닥에 엎드린 채, 떨리는 손으로 휴지를 뽑았다.
입가에 묻은 정액을 닦아내고, 스커트 아래 질척이는 다리 사이를 훔쳐냈다.
책상 밑에서 기어 나오는 그녀의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몸에서는, 아침에 뿌렸던 '우아한 향기'는 온데간데없었다.
그 자리엔 오직 수컷의 땀 냄새와, 발 냄새, 그리고 정액 냄새만이 진동하고 있었다.
보윤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녀는 그저 필요할 때 쓰고 버려지는, 책상 밑의 사내 비품일 뿐이었다.
5. 외근
오후 2시.
점심 식사 후 나른한 식곤증이 사무실을 덮쳤지만, 보윤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지도 못한 채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점심은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물을 아무리 마셔도 목구멍 깊은 곳에서 박 차장의 비릿한 정액 맛이 올라오는 것 같아 속이 울렁거렸기 때문이었다.
욱신거리는 턱과 쓰라린 다리 사이의 통증을 참아내며 모니터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성 주임, 잠깐 일어나봐."
윤 대리가 결재판을 옆구리에 끼고 보윤의 책상을 톡톡 쳤다.
"네? 무슨..."
"팀장님한테 결재받을 거 있어. 같이 들어가자."
보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팀장실.
불과 몇 시간 전, 책상 아래에 처박혀 박 차장의 성기를 빨고 발가락으로 유린당했던 그 지옥 같은 공간.
다시는 들어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저... 저도요...?"
"이번 건은 성 주임 담당 업무랑 겹쳐서 그래. 설명이 좀 필요하니까 잔말 말고 따라와."
윤 대리는 보윤의 거절을 묵살하고 앞장서서 걸어갔다.
보윤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실례합니다."
팀장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익숙하고도 역겨운 공기가 훅 끼쳐왔다.
박 차장은 점심을 배불리 먹었는지, 의자를 뒤로 젖히고 이쑤시개로 이를 쑤시고 있었다.
그는 윤 대리 뒤에 서 있는 보윤을 보며 입꼬리를 비릿하게 올렸다.
"어, 윤 대리. 무슨 일이야? 성 주임은 왜 데리고 왔어?"
박 차장의 시선이 보윤의 입술과 다리 사이를 노골적으로 훑었다.
보윤은 수치심에 고개를 푹 숙였다. 오전에 그가 쌌던 정액의 감촉이 다시금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아, 이번에 성수동 거래처 미팅 건 때문에 왔습니다. 현장 실사가 좀 필요할 것 같아서요."
윤 대리가 결재판을 내밀며 말을 이었다.
"샘플 확인도 해야 하고 물량이 좀 많아서, 꼼꼼한 성 주임이 같이 가서 체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단순 샘플 확인은 굳이 두 명이, 그것도 바쁜 월요일 오후에 갈 필요가 없는 업무였다.
박 차장은 윤 대리의 의도를 단번에 파악했다.
그는 이쑤시개를 입에 문 채 낄낄거렸다.
"흐음... 그래? 현장 실사라... 성 주임이 또 '현장 감각'이 좋긴 하지."
그의 말에 담긴 중의적인 의미를 알아들은 윤 대리도 따라 웃었다.
"네, 가서 확실하게 '검수'하고 오겠습니다."
박 차장은 펜을 들어 결재란에 사인을 휘갈겼다.
"그래, 다녀와. 법인카드는 챙겼지?"
"네, 챙겼습니다."
"대신 성 주임 너무 늦게까지 잡아두진 말고. 내일 아침에도 내가 따로 '지시'할 게 있으니까. 체력 아껴줘야지."
박 차장이 보윤을 보며 윙크를 던졌다.
내일 아침에도 또다시 책상 밑으로 들어오라는 예고였다.
"......"
보윤은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며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걱정 마십쇼. 적당히 굴리고 보내겠습니다. 가자, 성 주임."
윤 대리가 보윤의 어깨를 감싸 쥐며 팀장실 밖으로 이끌었다.
오전에는 팀장실 책상 아래, 오후에는 윤 대리와의 외근.
그녀에게 쉴 틈 따위는 허락되지 않았다.
사무실을 나서는 보윤의 등 뒤로, 두 남자가 공유하는 은밀하고 더러운 유대감이 끈적하게 달라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