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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21화 삐삐암호+친해진 날라리같은 여대생과 공부 및 사건


날라리같은 여대생, 예나의 수수께끼같은 답변. 창현은 조금 당황해서 떨떠름한 표정을 내비치고 만다. "예...?" 자신은 그저 동갑내기에다 좀 친해졌으니까 말을 놓자고 한 건데 예나가 다짜고짜 '남녀끼리 단순히 친구사이로만 지내는 게 가능하냐?'면서 비웃다니? 그말은 날라리같은 그녀가 창현 자신 자체가 싫어서 친구 사이가 되기 싫다는 걸까. 아니면 자신이 그저 남자라서 싫다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정말로 평소처럼 그녀가 솔직한 성격이라서 속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듯이 남녀끼리 친구로 지낼 수 없다는 철학적 가치관이 있는 걸까? 생각하면 할수록 창현 자신에게 있어서는 골때리는 대답이었다. 진짜 친해지기 힘드네. 다만 자신이 44살의 한 번 패배한 인생을 통해서 성숙해진 정신으로 주관적인 감정을 배제하고선 그저 예나의 '남녀끼리 친구만 가능하겠냐?'를 객관적으로 생각하면 그녀의 의중이 딱히 틀린 말은 아닌듯했다. 그야 당장에 친구처럼 지내자는 여자하숙집 주인인 자신도 사실 속마음은 예나의 젖소마냥 커다란 가슴, 빵빵한 엉덩이같은 야릇한 몸매를 보고선 음흉한 망상을 하긴 했으니까 말이다. 사실 어느 남자가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를 보고선 단순히 친구사이만 지낼 수 있을까? 기회만 되면 당장에 덮칠 거 같은데 말이다. 젠장, 생각할 수록 지는 거 같은데! 이처럼 창현이 당황함 속에서도 개방적인 사고방식으로 고찰할 때였다. 예나는 무표정으로 그런 창현을 보더니 질문한다. "거기 집주인 분, 갑자기 뭔 생각해?" 창현은 그저 엷은 미소로 허심탄회하게 답해준다. "아, 그게 예나 씨 말씀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생각해보니까 틀린 말은 아니라서요." 예나는 그런 창현을 보고선 두눈을 말똥말똥 뜨더니 이내 재밌다는듯이 입가가 다시금 살며시 올라가고 만다. "풉, 집주인, 너 진짜로 개성적이면서도 조금 웃긴 남자네." 야, 적어도 날라리같은 너에게 그런 말은 듣고 싶지가 않다. 창현이 그저 머쓱한 미소를 내비칠 때였다. "하하... 네." 그러나 당사자인 금발로 염색한 유려한 포니테일 아가씨는 어느덧 배시시 웃으며 창현의 눈앞에 손을 내밀고 있었다. "뭐해 창현아, 내 손 아프게 말야?" "응?" "풉, 나는 너같이 웃긴 남자애는 싫어하지 않거든. 오늘부터 말 정식으로 놓자. 창현아!" 예나는 어느새 시원하게 웃으며 악수를 청하고 있었다. 그것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말 놓을 정도로 꽤 친해진 날라리같은 동갑내기 여대생이었다. 뭐랄까. 그녀가 개성적인데 진짜 솔직하고 털털한 느낌이네. 창현은 그저 빙그레 웃으며 손을 잡아준다. "응, 예나야." 그렇게 아침의 마당에서 친해진 동갑내기 두 남녀였다. 창현은 자연스레 질문한다. "그나저나 예나야, 너 이시간에는 학교 다니지 않았어? 용케 아직도 안 가고 있었네." 예나는 막대사탕을 담배마냥 쪽쪽 빨면서 무표정하게 알려준다. "아니, 정확히는 나 학교 휴학하고 독서실 다녔어. 조만간 곧 순경공채시험 있어서 말야." "아 맞다. 경찰 시험 준비한다고 했었지. 고생 많네." "응, 모쪼록 독서실 증축한다고 일주일 정도 공사라서 못 쓴다고 해. 그래서 지금 하숙집에서 공부하는 중이야." 얼마 남지 않은 경찰시험때문에 휴학하고 독서실에서 공부 중이었는데 독서실 공사기간이라서 집에서 공부하는 날라리같은 동갑내기 여대생이었다. 공무원 시험이 진짜 하루 내내 공부해야해서 피곤하고 어렵지 않나? 보통 독서실 공사한다면은 하루, 이틀 정도는 휴식한다고 놀법도한데 곧장 하숙집에서 공부한다라... 날라리같은 그녀였지만 진짜 성실한 느낌이라서 다시 보게 되네. 정확히는 계기를 갖고선 다시 열심히 살아보려는 자신의 입장에선 괜찮은 친구를 만난 거 같아서 기뻤지만 말이다. 안그래도 아침, 낮에 여자하숙집에 혼자라서 심심했는데 일주일간이라도 말동무할 친구 생겨서 기쁘다. 창현은 엷은 미소로 화답해준다. "예나가 열심히 공부하는만큼 시험 합격하겠네. 내가 가끔씩 네 방에 방문해서 간식도 갖다줄테니 열공해봐." 예나도 창현의 덕담이 나쁘지 않았는지 그저 배시시 웃는다. "응, 고마워 창현아." 그렇게 날라리같은 여대생 친구는 홀로 그녀의 방에서 공부하러 가고 창현은 여자하숙집 청소로 시작한 일과였다. 어느덧 시각은 오후 2시. 창현은 이마에 흐르는 구슬땀을 손으로 닦고선 중얼댄다. "후우,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그래도 청소도 하다보니까 숙달돼서 이제는 조금씩 빨리 끝내게 되네." 그동안 청소, 빨래, 식사준비 등 열심히 하다보니까 늘었는지 이제는 아침시간이면 뚝딱 끝내는 일과였다. 예나는 아까 점심 간단히 먹고선 공부하러 자신의 방에 갔었다. 자신은 이제 조금 쉬면서 이제는 남는 시간에 앞으로 무슨 부업을 할까 등의 미래고민이나 해볼까? 창현이 이리저리 생각하는 와중에 문득 청바지에서 익숙한 핸드폰진동소리가 울린다. "어라 문자 왔네... 창은이네." 지금 한창 피시방 알바 중일 귀여운 여동생 창은이가 보낸 문자였다. 그녀의 문자는 다음과 같았다. [배창은님의 메시지입니다.] [58 522] 기묘한 암호같은 숫자 메시지였다. 만약에 2024년 mz세대인 20대가 보면 이게 뭔 스팸문자, 외계어라면서 황당해하리라. 하지만 본래 44살에서 회귀한 자신은 이 숫자암호에 대해서 알고 있다 이거야! 창현은 피식 웃으며 말한다. "58 522... 분명 삐삐 암호로 오빠 보고싶다라는 뜻이었지?" 삐삐, 02년 그 시절에는 핸드폰인 피처폰 대용으로 삐삐도 종종 썼었다. 삐삐는 수신만 되고 또 숫자로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기에 이렇게 숫자로 만든 삐삐암호로 메시지를 대신했었다. 가령 58 522의 해석, 58은 그냥 발음 그대로 58, 오빠라는 뜻이다. 그리고 522는 영어의 see와 비슷한 문자로 대체해서 see 보고싶다라는 뜻, 즉 58 522는 오빠 보고싶다라는 해석이 된다. 참 이런 암호를 만들 그시절 사람들도 대단하긴 대단하다. 창현은 즐거운 심경에 창은의 삐삐에 삐삐암호로 답장을 해준다. [045(빵사오) '올 때 빵 사와!'] 02년 지금은 폭행몬스터 빵이 진짜 유행이었는데 말이다. 띠부띠부씰이나 모아볼까? 한편 자신의 빵 사와 메시지에 창은이가 조금 삐진 걸까. 그녀는 곧장 삐삐로 답장한다. [5825(오팔이오) '오빠 미워!'] 삐삐암호로 보고싶다. 미워라고 방방 외치다니 실제로 다정다감한 여동생의 그리워하는 표정, 화난 표정이 그대로 상상되는 거 같아서 정말 귀엽네. 한편 창현의 피처폰에 다른 문자 메시지들도 있었다. 다른 여자하숙생들의 잡담 문자들이. [김미토: 하아, 수업 시간 진짜 안간다... 요, 창현아 오늘 저녁은 맛있는 걸로 부탁할 게! > <] [최유하: 창현아 빨리 퇴근하고 네 얼굴 보고싶어 ㅠ.ㅠ] 단지 문자만 봤을뿐인데도 귀여움과 애정이 넘치는 그녀들의 문자메시지였다. 자신도 그녀들이 보고 싶다. 얼굴, 가슴, 엉덩이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한데 말이다. 유하 누나의 젖소같은 가슴도 만나서 빨고 싶고 또 가장 예쁘장한 동갑내기 여대생, 미토의 야한 곳도 보고 싶네. 이처럼 창현은 여자하숙생들과 즐겁게 문자하다가 문득 생각이 든다. "아, 문자하다가 내 정신 좀 봐라.... 예나한테 간식 좀 갖다줘야겠다." 오늘 안그래도 오후의 여자하숙집에 자신 뿐만이 아니라 예쁘면서 날라리같은 예나도 공부중이었는데 말이다. 말도 놓았는데 과일이라도 갖다주면서 친한 척해봐야겠다. 창현은 곧장 정성껏 깎은 사과를 든 접시를 하고선 하숙집 3층으로 향한다. "읏챠." 참고로 하숙집 3층은 예나랑 창은이가 방 하나씩 사용 중이었다. 방 하나는 공실이라서 혹시나 다른 하숙생이 입주해온다면 언제든 이용가능했고 말이다. 창현은 예나의 방에 똑똑 노크를 한다. "예나야, 나 창현인데 들어가도 될까?" "응." 이윽고 조심히 열린 방문이었다. 예나는 날라리 아니... 조금 개성적인 친구 아니랄까봐 의자 위로 다리를 꼬고 앉아선 공부 중이었다. "후우." 창현은 자연스레 그런 그녀의 방과 뒤태를 감상한다. "흐흠...." 우선 예나의 방, 여자애 방 아니랄까봐 들어올 때부터 코맡에서 여자애 특유의 꽃내음같은 향기가 느껴지면서 방 전체적으로 청결하고 깔끔했지만 일전에 본 유하 누나의 방과 다르게 옷가지, 장식 등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고 이불, 커튼 등도 수수한 게 조금 단촐한 느낌이 들었다. 다만 조금 개성적인 부분이 있다면 벽가지에 붙여진 외국 락밴드의 포스터, 그리고 방구석에 가볍게 놓인 오토바이 헬멧, 그리고 옷걸이 중에서 웬 유도복같은 도복이 걸려 있었다. 락밴드 포스터, 오토바이 헬멧, 유도복이라... 저거만 보면 괜히 날라리, 일찐(?)이 조금 상상되긴 하네. 직후 보이는 예나의 뒤태. 그녀는 집이라서 생활복인 검은색 반팔티, 회색 색상의 돌핀팬츠라는 평범하면서 간편한 복장을 입었지만 문제는 날씬하면서도 거유에 엉덩이를 가진 그녀였기에 체형에 옷이 꽉 끼는 바람에 야릇한 자태를 뿜어내고 있었다. 위아래로 옷이 찢어질 느낌으로 너무 봉긋 솟은 나머지 뒤태에서도 옆으로 보이는 젖가슴과 더불어 빵빵한 그녀의 엉덩이였다. 와, 무슨 예쁘고 날씬한 애가 젖가슴과 엉덩이가 풍선처럼 커서 미치겠네. 보기만 했는데도 자지가 살짝 발기되는 게 미치겠다. 창현은 애써 진정시키려고 헛기침을 하고선 예나의 책상에 사과접시를 둔다. "흐흠... 예나야 공부는 잘돼가?" 예나는 그녀의 작은 입술로 샤프펜을 물고 있다가 그저 무표정으로 솔직하게 답해준다. "아니, 다른 건 그래도 외우다보니까 그래도 90점씩 넘을 정도로 잘되는데 영어는 너무 어렵네." "오, 90점이면 정말 잘하는 거 아냐? 근데 영어는 어떻길래?" "응, 가령 이 단어, 숙어 뜻이 뭐였지." 문제지에서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다. [take over] 테이크 오버, 분명 인수하다같은 뜻이었나? 그러나 예나는 잘 생각이 나지 않는지 중얼댄다. 그녀딴에 황당하게 발음하고선 말이다. "타케 오베르... 무슨 뜻인지 기억이 안나네." "예?" 얘 진짜 영어는 못하구나... 아니 테이크를 타케라고 말하는 년은 생전 처음 보네. 어디부터 설명해야할지 몰라서 머리가 아프다. 그러나 창현의 당황한 반응이 눈치 빠른 그녀한테 걸렸던 걸까. 예나는 무표정인 와중에도 왠지 조금 화난듯이 그녀의 작은 이마가 핏줄이 살짝 생겨져 있었다. 그녀는 왠지 중저음의 차가운 말투로 중얼댄다. "창현이... 너 지금 속으로 나 멍청하다고 생각했지?" "하하... 아냐!" 안 그래도 날라리, 일찐같아서 무서운 년이 조금이라도 화내니까 되게 무서워보이네. 모쪼록 열심히 공부하지만 유독 영어는 약해보이는 그녀였다. 예나는 공부하다가 스트레스가 왔는지 책을 잠시 덮어둔다. "영어는 너무 어려워. 후우... 좀 쉬었다가 해야지." "응, 예나야. 사과 좀 먹으면서 휴식 좀 해." "고마워 창현아. 그것보다 집에만 있으니까 몸이 근질거려서 말야. 스트레칭 좀 하고 싶은데...." 예나는 무표정으로 무심하게 질문한다. "... 창현아, 너 혹시 운동 잘하냐?" 그것은 창현 자신도 몰랐던 날라리같은 여대생 동갑내기와의 음란한 '도복' 사건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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