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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20화 날라리같은 예쁜 여대생과 친해져보기


마당 구석에서 담배를 피는 여자하숙생 예나. 당사자인 청아하게 무표정인 금발 염색한 포니테일 아가씨가 피어대는 담배의 연기가 어찌나 자욱거리던지 본래 회귀 전 흡연했었던 창현의 머리가 아찔해질 정도였다. 그러나 창현은 애써 참아가며 티를 내지 않는다. "으음." 자신도 흡연자 출신이라서 알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남들 피해 안준다고 구석에서 몰래 피는 담배인데 괜히 눈치 주다가 싸우면 당사자는 진짜 슬프다. 특히나 여자하숙생들 중에서도 동갑내기인데 유일하게 반말을 못 놓을 정도로 친해지지 못하는 예나한테선 말이다. 창현은 곧장 엷은 미소를 가장하고선 인사해본다. "예나 씨 좋은 아침이세요!" 예나는 마침 담배를 다 피운 와중이었다. 무표정인 그녀는 쿨하게 손가락으로 가볍게 담뱃재를 팅기고선 말한다. "응, 집주인 분 안녕. 생각보다 반응이 없네." 어라 반응이 없다니 무슨 뜻이지? 창현은 그녀의 의중이 짐작되지 않아서 두눈을 말똥말똥 뜰 때였다. 예나는 그저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나 방금 담배 폈잖아. 여자가 담배 피는 거 보면 이상하지 않아?" "아." 확실히 24년 그때도 일부 고지식한 분들도 그랬지만 02년 현재 당시 정서로는 여자애가 담배 피는 걸 많이 싫어하던 시대였다. 물론 안다. 흡연은 건강에 정말 안 좋아서 요즘 남자도 담배 피기 힘들어서 눈치가 보인다. 더군다나 02년 현재 여자애 정서는 얼마나 그럴까? 하지만 그래도 한 번 44살 흙수저인생에서 회귀한 자신의 생각으론.... 창현은 그저 진솔한 눈웃음으로 말한다. "저는 여자가 흡연해도 괜찮달까요. 지금은 안 피지만 사실 흡연하기도 했었고요." "그래?" "아니 정확히는 담배 피는 여자애가 더 솔직하고 개성 있어보여서 보기 좋네요. 예나 씨." 솔직한 감상, 담배 피는 여자가 솔직하고 개성해서 좋다였다. 뭐 단순한 가식은 아니었다. 요즘 여자애들은 가뜩이나 가식과 아양을 잘 떠는데 오히려 담배 피는 애들은 솔직하고 털털해서 대화할 때도 부담이 없다. 한편 예나는 그저 무표정으로 두눈을 말똥말똥 뜨더니 답한다. 시크한 그녀 아니랄까봐 그냥 솔직하게 속마음 그대로 표현하고선 말이다. "그래? 집주인 분도 뭔가 참 개성적인 분이네." "하하... 그런가요?" 야, 가장 개성적인 건 날라리같은 너지. 창현은 내색은 안했지만 한숨을 조금 내쉬고선 말한다. '후우... 어째 예나 씨만 친해지기가 힘드네... 조금 무서운 느낌도 들고 말야.' 신예나, 창현과 동갑내기로 아마도 순경공채시험, 즉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22살 공시생. 예쁘장한 외모인 그녀는 항상 무표정이고 쿨한 성격도 그랬지만... 애초에 평소 행적보다 조금 무서울 정도로 개성이 넘쳤다. 가령 금발 염색한 포니테일, 고운 느낌인 그녀의 얼굴에 난 의문의 상처때문에 붙여진 데일밴드, 귀걸이에 치렁치렁 단 피어싱, 가끔씩 입고다니는 해골이 그려진 검은색 배꼽티, 그리고 지금의 담배까지... 소위 좀 노는 여자애, '일찐' 느낌을 물씬 주는 여자애였다. 그러고 보니 마당에도 세련된 오토바이 한 대 주차돼 있던데... 당연히 예나가 주인이라고 한다. 혹시 폭주족 그런 거 아니겠지? 다만 창현이 44년 흙수저인생에서 한 번 실패하고나서 얻은 교훈이 있는데 그건 사람을 절대로 외견만 보고 판단해선 안된다는 것이었다. 사회는 속이는 놈과 속임을 당하는 놈들만 있어서 얼굴이 예쁘고 잘생기고 착하다고 덥썩 믿었다간 오히려 속임 당해서 부동산, 주식 사기 등 크게 후회하는 일이 종종 생긴다. 그리고 지난 일주일간 여자하숙집주인으로서 예나랑 지내본 결과, 그녀는 무표정하고 감정 읽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오히려 다른 여자하숙생들보다 스스럼없이 잘 어울리고 또 뭐 하나 폐 끼칠 거 없이 다 잘하는 팔방미인같은 여자애였다. 특히나 얼굴도 반반하게 예쁘고, 가슴, 엉덩이도 그 음란한 젖소같은 유하 누나 못지 않게 빵빵해서 크고 말이다! 모쪼록 여자하숙집 주인인 신분도 있고 하니까 예나랑 하루 빨리 친해지고 싶은데 계기가 없으려나? 한편 창현이 발상하는 와중에, 예나는 별로 관심 없다는듯이 쿨하게 떠나간다. "집주인 분, 수고해." "아예, 예나 씨." 진짜 친해지긴 힘드네. 뭐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느긋하게 친분을 쌓아가면 금세 친해지지 않을까? 아침이니까 마당 청소나 열심히 하자. 창현은 곧장 청소하기 시작한다. "후우, " 아침 마당 청소. 가끔씩 손봐주는 건데 할 게 많다. 여자애들이 애지중지 키우는 화분을 말라죽지 않게 적당히 햇빛 잘드는 곳에서 물 잘 주고 또 잡초 뽑아주고 등. 창현은 무릎 꿇고 앉아서 잡초를 뽑으면서 툴툴댄다. "군대에서나 뽑는 잡초를 여기서도 또 뽑을지 몰랐네... 그러고 보니 유하 누나나 창은이 것도 흐흠." 여자애들의 잡초(?)면 언제든지 환영인데 말이다. 다만 그녀들은 아직 혈기왕성한 20대 초반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선천적으로 그런지 몰라도... 그만 생각하자. 괜히 청바지에 끼인 자지가 아파진다.... 창현은 직후 빨래건조대에 한 번 가본다. "여자애들이라고 청결하게 매일 빨래해서 빨래건조대에 널어놓더라.... 덕분에 팬티, 브라도 매일 보고선 말야." 여자하숙집 빨래건조대, 별 거 없이 여자애들 옷, 속옷을 잔뜩 널어놓은 곳이엇다. 다만 창현 또래 여대생 4명이 생활하는 것이라서 그런지 가지각색의 브라, 속옷이 많았다. 가령 조금 유아틱한 고양이가 그려진 브라, 팬티, 여대생 청순한 느낌이 느껴지는 프릴리본이 달린 브라, 팬티, 여자직장인의 성숙함이 그려진 보라색 망사재질의 속옷, 팬티, 그리고 진짜 가슴이 큰 건지 컵브라에 스포츠팬티까지 말이다. 컵브라 누가 착용할까? 유하 누나 아니면 아마도 예나일텐데... 저 커다란 컵에 그 젖소같은 젖가슴이 들어간다는 상상만 하면 진짜 음란해서 못 참겠네. 창현이 야릇해진 심경에 코를 매만질 때였다. "흐흠...." 한편 그런 그의 귓가에 문득 익숙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냐아...!" 지금의 성내는듯한 듣기 껄끄러운 동물의 소리는 분명 그년이네... 마당에서 자주 출현해서 가끔 말려놓은 식재료 훔쳐가는 도둑고양이 삼색고양이년말이다. 참고로 삼색고양이는 유전적인 형질때문에 암컷 밖에 없다고 한다. 당장에 이 도둑괭이년을 쫓아내야하리라. 창현은 곧장 빗자루를 들고선 삼색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린 곳으로 뛰어갈 때였다. "이 도둑고양이년 어딜도 망가... 어라." 창현은 문득 낯선 광경에 중얼댄다. "예나 씨... 혹시 고양이 밥 주다가 다친 거예요?" "...." 문제의 광경. 고양이를 위해 애써 고양이용 통조림을 구해서 뜯어주려던 예나는 성난 삼색고양이 앞에서 그녀의 고운 손가락이 다쳐서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다. 무표정한 그녀는 별 거 아니라는듯이 대답한다. "응, 집주인 분, 얘한테 가끔 밥주는 사이인데 쉽게 친해지지가 않아서 오늘은 손가락을 다쳤네. 일주일 전에 얼굴 당해서 데일밴드하고 있지만 말야." "아 그랬군요...." 얼굴의 상처에 데일밴드를 붙인 이유, 삼색고양이에게 밥 주다가 다쳐서였다. 자신은 어디 폭주족이랑 싸우다 다친줄 알았는데 역시 사람은 겉모습으로 평가해선 안되구나. 특히나 예나 씨가 저리 고양이를 좋아할줄은 몰랐다. 예나는 다시금 먹이를 주려고 삼색고양이한테 통조림을 권해본다. "우쭈쭈...." 그러나 삼색고양이는 예나가 싫은지 그저 카랑카랑 울어댄다. "카앙!" "...." 고양이의 하악질, 진짜 당해본 사람만 안다. 그 슬픔을. 예나는 무표정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서글픈듯이 그녀의 여린 어깨가 쑥 내려가고 만다. "후우... 쉽지 않네." "...." 고양이한테 미움 받아서 좌절하는 모습, 천연 여자애같아서 참 귀엽네. 어디 자신이 한 번 도움을 줘볼까? 창현은 자연스레 예나의 옆에서 무릎을 꿇고 앉으면서 말한다. "예나 씨,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제가 도와드려도 될까요?" "응, 집주인 분." 창현은 곧장 제안한다. "고양이가 보통 싫어하는 이유는 아마도 예나 씨의 샴푸나 화장품 향기 즉 낯선 냄새때문에 싫어할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는 냄새를 지우는 게 좋죠. 가령 데오드란트 스프레이로 살짝 지운 다음에 고양이가 좋아하는 통조림 먹이를 손가락에 살짝 발라서 냄새를 친숙하게 만드는 게 좋달까요. 한 번 해보세요." "응." 예나는 창현의 조언대로 해본다. 그녀는 직후 손가락으로 든 먹이로 조심스레 삼색고양이를 유인해본다. "우쭈쭈...." "...." 다행히도 이 도둑고양이가 그렇게 성격 나쁜 애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삼색이는 곧장 예나의 손가락이 물여준 먹이를 그자리에서 맛있게 먹는다. 엄마를 찾는 거처럼 귀여운 울음소리도 내고선 말이다. "냐앙." 예나는 무표정인 와중에도 기뻐서 그녀의 림밥을 발라서 촉촉한 입술을 뻥긋 벌린다. "아...!" 이러니까 천연 여자애같아서 귀엽네. 창현은 제안한다. "예나 씨, 뭐해요? 왼손은 놀고있잖아요. 왼손으로는 한 번 쓰다듬어보세요." "응, 고마워 집주인 분...." 그녀는 직후 즐거워보이는 눈웃음을 하고선 고양이를 쓰다듬어준다. "...." "냥...!" 저 도둑고양이년 괘심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예쁜 여자애들 잘 따르고 보기 좋은 게 일주일 정도는 까방권 줘야겠네. 그나저나 생각지도 못한 곳에선 그 예나랑 친밀감을 쌓았네. 혹시 오늘 이참에 친한 척 넉살 한 번 떨어봐도 될까나? 이윽고 삼색이가 고양이통조림을 다 먹고선 유유히 마당 뒤편에서 아침잠을 잘 때였다. "냥...." 창현은 예나에게 자연스레 제안해본다. "예나 씨." "응, 집주인 분." "흐흠... 우리 그래도 지난 일주일간 친해지지 않았어요? 서로 동갑이고 한데 이 정도면 친구사이로 말 놓아도 될 거 같은데요." 창현의 제안, 친구 사이로 말 놓기였다. 예나는 그저 무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이내 입가가 살며시 올라가고선 말한다. 꽤나 의미심장한 대화를. "후훗, 집주인 분... 남녀, 그것도 젊은 남녀들끼리 단순히 친구로 지낼 수 있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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