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키넷 단편야설

한 편 완결 소설

성인소설 목록

최신 단편

야설 읽기
밍키넷 소설
토스트 메세지 나오는곳
텔레그램 공식채널

밍키넷 공식보증업체

133화 할인점


꽤 긴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도움닫기 덕분에 할인점 2층 난간에 간신히 매달릴 수 있었던 나는 잠깐 호흡을 가다듬으며 밑을 내려다보았다, “키에에엑!” “그아아아아아!” 어떻게든 산자의 살점을 뜯어먹기 위해 손을 열렬히 휘저으며 맹렬하게 몰려드는 좀비들, 그들의 눈동자에서는 그저 끝없는 식욕만이 존재할 뿐 여전히 지성의 흔적 따위는 한 줌도 보이지 않았다. “저리 꺼져 쓰레기 새끼들아!!” 나 혼자라면 모를까 꼬맹이까지 있는 한 절대로 그들에게 잡힐 수는 없었기에 나는 난간 손잡이를 잡은 손에 온 힘을 쏟아부어 천천히 건물 안으로 기어올라 들어갔다. “그 거리를 뛰어올라 난간에 매달린 것도 모자라서 한 손으로 안쪽까지 기어 올라올 줄이야 박수라도 쳐줘야겠는데?” 좀비들의 열렬한 구애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안전하게 건물 안으로 기어들어 온 내가 거센 호흡을 내쉬며 자리에 주저앉자, 할인점 그룹의 일원으로 보이는 인물이 권총을 손에 쥔 채 조심스럽게 거리를 좁혀왔다. 중성적인 외모로 성별을 가늠하기 어려운 그 혹은 그녀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진정하라는 듯 꽤 멋들어진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 간신히 말이지 억지로 들어온 거긴 해도 상황이 상황인 만큼 눈감아 줬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생각해?” 조금이라도 우리에게 위해를 가할 것 같거나 쫓아내려는 움직임이 보인다면 칼을 뽑아내 단숨에 죽여버릴 생각으로 말을 꺼내자, 살기라도 느낀 것인지 다가오던 권총잡이는 그대로 발걸음을 멈춘 채 들고 있던 권총으로 내 머리를 겨냥했다. “해칠 생각은 없으니까 그렇게 노려보지 말아줄래? 쉽게 가자고 쉽게 응? 나도 더 이상 피를 보는것도 하물며 사람을 죽이것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 “...먼저 총 내려 그럼 나도 얌전히 너의 말을 따르지” “우리 집을 무단으로 침입한 건 알고는 있는 거지? 당신이 먼저 항복해 그대단한 근력으로 나한테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내가 순순히 총을 내리겠어!” “....” 무슨짓을 해도 총을 놓지 않겠다는 격렬한 반응에 어쩔 수 없이 칼을 뽑아 들려는 찰라, 권총을 손에쥔 권총잡이의 눈동자에서 공포와 후회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벌레처럼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기에 나는 잠시 생각을하다 깊게 한숨을 내쉬고는 손을 들어올렸다. “...쯧 알았다. 밖으로 쫓아내지 않는다고 약속한다면 얌전히 따르지 대신 한 가지만 기억해 좀비들과 싸우거나 당신들과 싸워야 한다면 나는 좀 더 쉬운 쪽을 고를거니까” “...어디랑 붙어도 자신이 반드시 이길 거로 생각하는 것 같아서 재수가 없긴 하지만 뭐, 일단 알았어 약속할 게 우선 밖으로 쫓아내지도 당신에게 총을 쏘지도 않겠어” 방금까지 적대적으로 행동하던 내가 곧장 항복 의사를 내비친 것이 의외였는지 살짝 당황한 듯 보이던 권총잡이는 잠깐의 침묵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 “으아..?” “야 그 염병할 총구 당장 치워” 상황이 대충 진정되자 여태껏 얌전하게 품 안에 안겨있던 꼬맹이가 안전하다고 느꼈는지 꾸물거리며 얼굴을 삐죽 내밀었다. “뭐야 아이까지 안고 있던 거야?! 그런건 진작 말하라고 옷에 가려져서 안보였잖아!” “당장 총구 치우라고 분명 말했다. 뒤지고 싶어?” 협박하듯 낮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에 총구는 그 즉시 내려갔고 나는 그재서야 품 안으로 꼬맹이를 다시 집어넣었다. “아으아” “...미안 답답했지? 그래도 조금만 더 참아주라 금방 내려줄 테니까” “방금까지 나한테는 그렇게 살벌하게 말했는데 아이한테는 완전 천사가 따로없잖아...? 참나, 당신 딸이야?” “여자친구야” 꼬맹이를 품 안에 안고 있던 게 크게 작용했는지 약간 긴장이 풀어진 목소리로 되물어오는 권총잡이의 말에 나는 인상을 쓰다 짧게 대답했다. “에엥? 바,방금 뭐라고 했어?!” “여자친구라고 귀먹었냐?” “진짜냐?! 얼핏 봤는데 많게 쳐줘야 중학생에서 초등학교 고학년사이겠는데 그거 범죄...!” “염병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체형을 가지고도 성인 여성이야 심지어 나보다 나이도 많아 그.러.니.까 괜한 오해하지마 나도 원래 잘빠진 여자들이 취향이었어” “크흡...너 꽤 재밌네 2층 난간으로 억지로 안으로 들어온 것도 그렇고” 권총잡이의 눈이 차갑게 내려앉아 위험인물로 간주하기 전에 나는 빠르게 입을 열어 변명을 속사포로 내뱉자 예상치 못하게 권총잡이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그래 아주 영광이야 그러니까 너희 리더 한태나 잘 말해줘 잠시만 신세 지겠다고” “뭐…. 그건 네가 직접 말하면 되겠네” “이쪽으로 오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도 억지로 기어 올라 안쪽까지 들어오다니 쯧 뒤지기 싫으면 당장 여기서 나가” 눈치채지 못한 어두운 공간 안쪽에서 저격총을 짊어진 머리가 덥수룩한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이는 꽤 젊어 보이긴 했지만 익숙하게 기척을 죽인 것도 그렇고 뭔가 이상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도 그렇고 묘하게 나를 버리고 떠난 백발 중2병 새끼가 떠올랐다. “좀비들이 앞까지 몰려왔는데 이 녀석이 달려오니까 빨리 문 열라고 재촉한 게 누군데 이제와서 쪽팔리니까 괜히 나쁜 척은... 그런건 너한태 하나도 안어울려” “야 내가 언제 그런말..!” “이봐 방금 그말은 그냥 흘려들어 이 녀석 입이 거칠긴 해도 생긴 거랑 똑같이 수줍음이 많을 뿐 착한 녀석이거든~ 며칠 정도는 머물게 해줄거야” “...아 진짜 알았어! 알았다고 밖에 있는 새끼들이 다시 흩어질 때까지 만이라면 여기 있게 해줄게” 권총잡이가 뚫어져라 남성을 쳐다보자 남성은 잠시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다 이내 바닥을 바라보면서 혀를 찼다. “봤지? 귀여운 녀석이라니까” 꼬맹이 덕분인지 은근히 호의적으로 변한 권총잡이는 웃으면서 나에게 어깨동무를 해왔기에 나는 그 손을 치우며 거리를 벌렸다. “그건 고맙네. 그래도 며칠 뒤에 나갈 거니까 그렇게 신경 쓰지만, 여기에 머무르면서 생긴 빚도 확실하게 갚을 테니까” “안고 있는 아이…. 음 여자친구한테는 그렇게 사근사근하더니 남한테는 왜 그렇게 딱딱해” “이런 세상이잖아 지금까지 별의별일을 다 겪었거든 지나갈 인연이라면 이 정도가 딱 좋아” 벌린 거리를 다시금 좁혀오는 권총잡이, 꼬맹이 때문에 나에게 급격하게 관심이 생긴 건가? 아니면 나에게 안겨있는 꼬맹이에게 관심이 있는 걸까? 어쨌든 그 관심은 지금 나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뭐 그래도 이제 며칠간은 여기에 지낼 텐데 안 그래?” 권총을 주머니에 쑤셔 박은 권총잡이는 시시덕거리면서 아직도 내가 올라간 난간을 향해 울부짖는 좀비들을 가리켰지만,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래 단 며칠일 뿐이지 서로 깊게 얽힐 필요 없잖아” “쯧, 저 녀석 말이 맞아 굳이 친해지려 할 필요 없다고 며칠이면 밖으로 기어나가 완전히 뜯어먹혀 시체가 되거나 좀비가 돼서 거리를 걸어 다니겠지!” 남성이 이제 그만하라는 듯 거리를 좁혀오던 권총잡이를 나에게서 떨어뜨리고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흠, 그래도 아이는 바닥에 내려주지, 그래? 혹시나 물렸는지 검사도 해야 하고 계속 붙어있으면 더워지잖아?” “말했잖아 별의별 일 다 겪었다고 우린 서로 떨어지고 싶지 않아 꼬맹이도 지금 정서적으로 불안전해서 지능이 유아 퇴행해 버렸거든.” 괜히 말할 필요 없는 말을 속으로 삭이며 품 안에 쥐 죽은 듯 가만히 있는 꼬맹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꼬맹이? 유아 퇴행? 진짜 그냥 납치한 아이는 아니겠지?” “그냥 아이라면 내가 이렇게 소중하게 품 안에 안고 여기까지 대피할 필요도 없어서 그냥 바닥에 버리고 혼자 유유히 빠져나갔겠지! 난 괜히 버려진 아이를 주워서 보살펴 주는 영웅심리도 없고 혼자 사는 게 편한 글러 먹은 인간이거든…. 그리고 이제 슬슬 기분 나빠지려고 하는데 추궁하는 건 충분하지 않아? 며칠 머무르게 해주는 건 고마운데 이렇게까지 깊게 추궁할 필요가 있는 거냐?” 내 말에 이상하게 상처받은 듯 눈동자가 탁해진 권총잡이가 우물거리면서 입을 열려고 했을 때 남성이 개입했다. 무언가 걸리는 게 있는 건가? “일단 남자부터 검사할 테니까 넌 저리 가 있어 더 이상 입 열어서 괜히 사람 귀찮게 하지말고” “어, 아 그렇게 받아준다고는 해도 검사는 반드시 해야지 고마워 역시 착하다니까” 남성의 말에 핫하고 정신을 차린 권총잡이는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멀리 멀어져갔고 남성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 “미안 저녀석 아직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개인적인 가정사가 있어서 그러는 거니까 기분 나빠하지 마” “꼬맹이를 보자마자 계속 질문하는 게 귀찮긴 했지만 뭐 말했다시피 며칠 신세 지는 거니까 그냥 넘어가는게 좋겠지. 게다가 나도 객관적으로 나를 봤을 때 여자아이를 납치하는 못된 녀석 같아 보이는걸 잘 알거든.” “푸흡... 크흠 그건 참 고맙네 옷 좀 벗어줘 네가 알지 못한 상처도 있을 수 있잖아.” “그런 일 없어 변종이 있었다면 모를까?” “아까부터 말하는게 진짜 대단한 자신감이네....고맙다 귀찮아도 그녀석이 질문하는거 다 대답해줘서” “총맞을까봐 그런거야” 나도모르게 나온 농담을 입밖으로 꺼내며 나는 천천히 옷을 벗었다.

고객센터 Sup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