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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화 미쳐버린 딸쟁이와 학교(3)


“흐어어어엉!!”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 덩치를 게이가 어떻게든 진정시키려 했지만, 덩치는 오히려 게이의 행동을 보고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 커다란 울음소리와 함께 눈물을 터트려버렸다. “야, 야!! 너 전직 건달이라는 새끼가 그렇게 눈물이 많냐?! 정신 차려 인마!!” “도, 돌아가신 형님들도 같은 말을 했었습니다...!!” 순식간에 게이를 꽉 끌어안은 채 아기처럼 우는 덩치... 게이는 덩치의 품 안에서 어쩔 줄 몰라 하다 이내 포기한건지 해탈한건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덩치의 등을 다정하게 토닥여주었다.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형님만 잘 따라다니면 너희 형들처럼 뒤지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좀 떨어주면 안 되냐?” “게이혀엉님...” “게이가 아니라니까 그러네 아 진짜 알아듣는 새끼가 없어” “누가 가는지 정한 건 상관없는데 적당히...하아 아니다” 눈물과 콧물을 다 흘려대면서 되지도 않는 신파를 찍고 있던 게이와 덩치를 바로 보던 나는 한숨을 내쉬며 여성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너는 여기 남아서 꼬맹이를 지켜줘, 너밖에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덩치도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고 있었지만 여기서 지내는 동안 노예들과 대머리의 악의적인 시선이나 때문에 힘들었을 거야” “그,그게 노, 노력해볼게요” “그래 네가 좀 옆에서 보살펴줘” 여성은 내 눈동자를 바라보며 열의에 찬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진짜...시간이 지날수록 꼬맹이를 점점 닮아가는 것 같네 “그래 그럼 전부 결정된 거지? 난 지하에서 꼬맹이랑 있을 테니까 알아서 쉬던가 놀던가 해라” “혀, 형 이대로 그냥 가시면 어떻게 해요? 이 새끼 좀 떨어뜨려 달라니까요?! 무슨 힘이 고릴라 같아서 갈비뼈가 나갈 것 같다고요!!” “오늘만좀 참아줘 죽은 형들이 생각나서 그러는 거겠지 원래 그러는 놈 아닌 거 알잖아?” “그렇지만...아아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나의 명령에 게이는 입술을 꽉 깨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미우나 고우나 같이 지낸 시간 동안 정이 많이 들었겠지. “섹스는 해도 되는데 병만 걸러지지 말라 병에 걸리면 살아 돌아왔을 때 큰일이잖냐” “저도 여자가 좋다니까요 진짜... 생각해보면 게이로 찍힌것도 전부 형 때문아니에요!?” 나는 게이의 말을 그대로 흘려들으며 방을 빠져 나와 눈에 띄지 않는 바닥 구석에 위치한 손잡이에 며칠 전 여성이 집안에서 찾은 열쇠를 꽂아 넣었다. “나중에 여기에 음식도 보관해도 되겠네...” 철컥하고 감춰져 있던 문이 열리며 나타난 계단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자 작은 지하공간 안에 쇠사슬로 묶여있는 꼬맹이가 나를 보더니 작게 으르렁거리며 반겨주었다. “나왔어 꼬맹아 보고싶었지?” “....” “내일 이 주인님이 직접 선봉에 서서 적들을 도륙을 내라는 부탁받았거든 너도 보면 엄청 멋지다고 좋아할걸? 심지어 대머리가 여포 같다고 하더라 인중 여포 들어는 봤지? 하하하” “....” “하아...좀비에게 말을 걸다니 나도참 병신같네” 벽, 아니 그저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작은 짐승에게 말을 거는듯한 더러운 기분에 작게 욕설을 내뱉으며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입에 물었다. “푸후, 꼬맹아 제갈 불편하지? 풀어줄 게 얌전히 있어” 잠시 담배를 태우며 마음을 다잡은 나는 꼬맹이에게 다가가 입에 물려두었던 재갈을 조심스럽게 풀어주었다. “그어어어” “하하 요즘 밥도 잘 먹어서 그런지 전보다 힘이 넘치네? 쇠사슬도 부술 기세야” 온몸에 쇠사슬에 단단히 묶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눈앞에 움직이는 사람의 고기를 뜯어 먹기 위해 몸을 움찔거리는 꼬맹이, 나는 그런 꼬맹이의 머리에 손을 얹어 차분하게 쓰다듬었고 마음마저 차갑게 얼려버릴 것만 같은 감촉이 손끝을 통해 느껴져 왔다. “정신이 나가 있었을 땐 그렇게 따뜻하게만 느껴졌었는데 말이야... 이젠 알 수가 없어졌네 푸흣 진짜 알 수가 없는 바이러스라니까 사람의 정신에 영향을 주다니” 지금까지 꼬맹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느꼈던 안정감은 정신에 한계에 다다랐기에 느낄 수 있었던 포근함이었을까? 아니면 바이러스에 의해 몸이 인간에게서 벗어나 좀비와 비슷하게 변했기에 느꼈던 동질감에서 비롯된 감각이었을까? 알 수 없는 생각들을 머릿속에 나열하던 나는 그렇게 꼬맹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천천히 시간을 보냈다. “언제나 너를 사랑하고있어” ◆ 어느샌가 잠이 들었던 걸까? 꼬맹이의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알람소리 삼아 정신을 차린 나는 조용히 감겨있던 눈을 떴다. “(꽤 늦은 시간까지 꼬맹이를 쓰다듬었던 것 같은데 지금이 새벽일까? 아니면 아침일까?)” 시간이 제대로 가늠이 되지 않아 조심스럽게 계단을 통해 밖으로 나오자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것인지 게이가 벽에 몸을 기댄 채 창문을 통해 조금씩 어두워져 가는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설마 하루종일 잤던 건가? “야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냐? 안 올라오면 깨우러 오던가 하면 되잖아 미련하게 계속 기다리고 있던 거야?” “일어나자마자 너무 신날하게 말하는 거 아니에요 형? 안 그래도 죽으러 가기 전에 밥이라도 같이 먹을까 해서 깨우러 내려가 봤는데 너무 곤히 주무시고 계셔서 못 깨운 거란말이에요 아하하” 내가 말을 걸자 창문에서 시선을 돌리며 빙그레 미소를 지어오는 게이는 어쩐지 무척이나 피곤해 보였다. “너 왠지 피곤해 보인다?” “말도마세요 덩치 그 새끼 감춰둔 술까지 처먹더니 완전히 뻗었다니까요? 형 것까지 자기가 대신다고 먹겠다면서 얼마나 먹어대던지 억지로 맞춰주다 저까지 지쳤어요” “괜찮겠냐? 정 피곤하면 너도 오지 말고 여기서 쉬어도...” “에이 형 진짜 너무 부드러워지신 거 아니에요? 전에는 아주 뾰족뾰족 가시 같았는데~ 지금은 무슨 순두부같아요” 나도 모르게 나온말에 애써 웃음을 지어 보이며 장난스럽게 나의 옆구리를 찔러오는 게이의 눈빛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내가 해코지를 할까봐 억지로 말하고 있는건가? “지랄” “앗! 혀,형 아프다고요?!” 나 또한 게이의 얼굴을 마주 보고 옅게 미소를 띄워 보이며 그대로 딱밤을 먹여준 뒤 기지개를 켰다. “힘 조절해서 때린 거야 엄살 부리지 마” “형이 때린 게 얼마나 아픈데요! 무슨 망치로 때린 것 같다니까요” 나에게 맞자마자 억하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을 구르는 게이를 놀리듯 발로 툭툭 건드리자 벌레처럼 소리를 지르는 게이…. 긴장은 다소 풀려 보인 듯했기에 나는 다시 한번 묻기로 했다. “정말 괜찮겠냐? 오늘은 죽을지도 몰라 가지 않았다고 해서 절대 책임을 묻지않을게” 내 몸이 정상이 아니었고 지켜주지 못할지도 몰랐다. 정신줄을 놓기 전이었다면 몰라도 지금은 게이가 살아주었으면 했다. “다시는 배신하지 않기로 했잖아요 이제 절대로 형한테서 안 떨어 질 거랍니다 하하하하!” “그러냐…. 따라온다고 해서 말리지는 않겠는데 진짜 조심해라 내 옆에서 뒤져버리면 꿈자리가 사나울 것 같거든.” 진심으로 나를 따르려는 듯 눈을 빛내는 게이의 모습을 본 나는 낯간지럽다는 생각에 떨어지지 않는 입을 억지로 움직여 게이를 격려했다. “당연하죠!!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남았는데 이렇게 쉽게는 절대로 못 죽어요! 섹스도 더하고 싶고 솔직히 말하면 약도 좀 더 빨아보고 싶어요” “그럼 안 죽게 가서 무기나 더 챙겨 나야 이 커다란 슬레지 해머 하나면 되니까 상관없는데 너는 식칼이나 단검 같은 부러지기 쉬운 칼날을 많이 쓰잖냐? 무기가 갑자기 부러져서 죽으면 존나 억울할걸?” “안 그래도 오늘 온종일 덩치가 옆에서 닦달하는 바람에 잔뜩 챙겼어요 보실래요?” 게이는 내 앞에 벌떡 일어서더니 무슨 바바리맨 처럼 자신이 입고있던 롱코트의 안을 벌려 보여 주었다, 주머니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꽂혀 있는 수많은 칼날의 손잡이…. 무슨 만화에서 보던 최종 보스 느낌이네 “그거 입고있으면 무겁지 않냐?” “진짜 존나게 무거워서 쓰러질 정도에요 근데 덩치가 진짜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꽂아주면서 반드시 돌아와라 죽지마라 그러면서 챙겨준 거라 놓고 가기도 좀그래서 ..." “그러다 뒤지니까 적당히 빼서 가볍게해” “윽!” 나는 병신을 쳐다보듯 잠시 게이를 바라보다 정강이를 발로 걷어찬 뒤 여성을 찾아 거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런 멍청이는 걱정하는 사람이 손해겠지. “...일어나셨네요?” “그래 꼬맹이랑 이야기하다 보니 아침에서야 잠든 모양이…. 읍” 엄청나게 차분한 말투와는 달리 손발이 떨리는 여성은 그 즉시 나에게로 달려와 입을 겹쳤다. 섹스라도 할 듯이 숨을 쉴수 없을정도로 격렬하게 달라붙는 키스, “이걸로 몇 번째냐 갑자기 키스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못알아 들었어” 간신히 여성을 밀어내며 묻자 여성은 고개를 숙였다. “...불안해서 어쩔수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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