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키넷 단편야설

한 편 완결 소설

성인소설 목록

최신 단편

야설 읽기
밍키넷 소설
토스트 메세지 나오는곳
텔레그램 공식채널

밍키넷 공식보증업체

86화 86화


86. 난 종주에 완전히 꽂혔다. 지금 나에게 완전히 필요한 여행이라는 생각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물론 장비 같은 건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는 등산화도 없다. 난 전역하면서 다시는 3보 이상 걷지 않기를 결심했고 지금까지 잘 지켰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괜찮다. 시간은 충분했다. 내일 쇼핑하고, 그 다음날 출발해도 넉넉히 잡아도 화요일이면 돌아올 수 있었다. 수요일에 쉬면 목요일, 장모를 만나는 것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수요일이면 목욕탕 공사도 끝날 것이다. 화요일은 공사 진행 상태만 확인하고, 모텔에서 자면 될 것이다. 온천이 있는 모텔을 잡고 쉬면 될 것 같다. 갑자기 여행지가 정해지니 일사천리로 생각이 정리되었다. 그래... 역시 목적이 있어야 과정을 정할 수 있는 것이라는 내 생각이 맞다는 것을 한 번도 확인했다. 온도와 날씨도 괜찮으니 옷도 무리해서 많이 가져갈 필요도 없었다. 정말 이 계절과 나의 시기에 딱 맞는 여행이라는 생각에 확신을 가졌다. 최고의 결정이었다... 지금의 나에게는 말이다... 철우와의 약속 시간이 다가와서 출발 준비를 하였다. 난 약속 시간보다 일부러 일찍 출발하였다. 술을 마셨기에 택시를 타야 하기도 했고, 아무리 친한 친구에 제수씨도 잘 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빈손으로 가기는 좀 아닌 것 같았기 때문에 뭐라도 사 가려고 했다. 이런 문제점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대형 마트이다. 뭐든지 살 수 있으며, 내가 어떤 상황에 어떠한 것을 사야 할지 딱히 떠오르지 않아도 일단 가면 어떠한 것이라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난 택시를 타고 일단 대형 마트에 가서 그곳에서 제일 기본적이고 누구든 쓰는 휴지와 식용류 세트를 샀다. 그리고 그곳에 같이 있는 꽃집에서 꽃 한 다발 샀다. 휴지만 사 가지고 가기에는 무슨 집들이 선물도 아니고,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어서였기 때문이었다. 약속 시간이 다 되어 그의 집에 도착했다. 역시나 좋은 아파트에서 살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입구부터 택시가 마음대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경비실에서는 그의 집에 연락을 줬고, 그리고 방문하는 집의 허락이 떨어져야 문을 열어 주었다. 오오. 역시 돈 많은 사람이 사는 곳은 뭔가 달라도 다른 것 같았다. 난 철우 동에 내려, 그 집으로 올라갔다. -띵동~ “아. 오셨네요! 어서 들어오세요.” 여주인장의 시원한 목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와. 너무 반가워요. 이거 얼마 만이죠?” “그러게요. 정말 오랜만입니다. 제수씨.” 나는 그녀의 안내에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은 정말 넓었다. 음... 거짓말 좀 많이 보태서 집 안에서 축구를 해도 될 정도였다. “우와. 집 정말 크고 좋네요.” “그래요? 그런데 잘 꾸몄다는 이야기는 없네요.” “아! 아닙니다. 그런 뜻이 포함된 소리였습니다.” “호호홋 전 이상하게 지섭씨 놀리는 게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모르겠어요.” “아아... 부부가 똑같네요. 저 놀리는 걸로 재미있어하는 걸 보면...” “호호홋. 아 참. 그런데 그이는 지금 집에 없어요. 들으셨죠?” “예? 아니요? 처음 듣는데... 무슨 일이 있나 보죠?” “아... 아니에요. 회사에서 큰 계약이 갑자기 있다고 나갔어요.” “아... 그럼 전 다음에 다시 오겠습니다. 괜히 철우가 일만 벌려 놨네요.” “아! 안 돼요. 그냥 가시면 안 돼요. 그이가 얼마나 신신당부를 해 놓고 갔는데...” “아...” “그리고 저도 음식도 다 했단 말이에요. 그이도 계약만 끝내고 바로 온다고 했으니 밥 먹으면서 기다리라고 하더라구요.” “아... 녀석이 제수씨만 피곤하게 만들었네요. 죄송합니다.” “뭐예요~ 그이가 미안해 해야지. 왜 지섭씨가 미안해 하시는 거예요? 풉..” “아... 그렇죠. 그런 거죠? 그런데 제가 다 미안 하네요. 마치 우리 둘이 작당하고 자리를 허락도 안 받고 만든 거 같네요.” “호호호” 그녀는 역시나 호탕하게 웃었다. 철우의 부인 지혜 씨... 굉장히 호탕한 성격을 가진 여자였다. 그리고 얼굴도 시원시원하게 생겼다. 뭐라고 할까? 예쁜 얼굴이라고 말하기는 힘든데, 그렇다고 잘생겼다고 말하기도 힘든 선이 뚜렷하고 시원하게 생겼다고 해야 하나? 그렇다고 못생긴 건 절대 아니다. 철우가 한눈에 반해서 쫓아다녔으니 절대 못생긴 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예쁜 여자들과는 조금 다르다. 음... 다른 차원의 예쁘다고 말한다면... 표현은 좀 이상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키도 크고 몸매 역시나 시원스럽다. 가슴도 크지만, 덩치 자체가 있는 편이다. 허벅지를 포함한 다리가 굵기는 있지만, 늘씬하다고 표현하면 정확한 표현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옷을 입으면 모양새가 너무 보기 좋다. 오늘은 짧은 반바지에 티를 입고 있었지만, 그 늘씬함이 두드러져 어떤 여자들보다 보기가 좋은 것이 사실이었다. “아... 거실에 차려도 되죠?” “예. 전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폐를 끼쳐도 괜찮을지가 걱정이네요.” “음... 솔직히 다른 사람이면 다음에 뵙자고 했을 거예요. 그런데 지섭씨는 제가 같이 먹자고 조른 것이니 걱정 말고 계셔도 돼요. 아니 부디 계셔주세요.” “아...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난 그녀에게 상을 받아 거실에 폈다. 그녀는 그 상위로 준비한 음식을 가져오고 있었는데, 그 종류가 상당했다. “아니 뭘 그리 많이 준비하셨어요?” “아... 지섭씨 온다고 해서... 그런데 비밀 아닌 비밀은 제가 전부 준비한 건 아니에요. 배달의 힘도 좀 빌렸죠. 호호홋” “아. 그래도 정말 많이 준비하셨네요.” “그이가 극진히 대접해라고 해서요. 그런데... 저 꽃은 다른 사람 줄 건가 봐요?” “아! 아닙니다. 제수씨 드리려고 가져온 겁니다.” “전 아까부터 저거 언제 주지, 언제 주지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눈치도 못 채셨어요?” “아... 큭큭큭 그러셨구나. 휴지도 사 왔는데...” “풉... 휴지보다 꽃만 보이네요.” 그녀는 꽃을 받아 들고 냄새를 한 번 맡은 뒤, 식탁에 내려놓고는 열심히 거실에 있는 상 위에 음식을 차렸다. 상 위의 음식은 김치 같은 밑반찬을 제외해도 대충 봐도 네 다섯 가지는 되어 보였다. “아. 이 녀석 언제 오려나? 전화 한번 해볼게요.” - 뚜르르르 -응 왔어? -응 그런데 갑자기 늦는다고 그러냐? 중요한 계약이면 우리 약속은 나중에 다시 잡으면 되지. -아니야. 나보다 내 마누라가 더 보고 싶다고 해서 미룰 수도 없었어. -그래서 언제 오는데? -좀 늦을 것 같아. 고객이 좀 까탈스럽네. -그럼 기다릴까? -아니 고객이 차량을 정해도 사업자라 처리할 게 많아. 그리고 난 직원들 밥도 좀 사주고 가야 할 수도 있어. -그럼 먹고 있어? -응 당연하지. 먹고 있어. -알았다. 빨리 와. 그리고 출발할 때 전화하고. -오케이. 고객이 부른다. 나 간다~ 난 전화를 끊고 그녀를 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늦을 것 같다고 하네요.” “예. 저한테도 늦을 것 같다고 말했어요.” “우리보고 먼저 먹고 있으라고 하던데요?” “예 그러죠. 뭐. 아마 직원들 식사까지 사주고 오려면 꽤 걸릴 거예요.” “예.” -띠링~ 그녀가 우리가 먹을 술을 준비하는데, 갑자기 문자가 왔다. -나 솔직히 도망쳐 있는 거다. 집에 있으려니 가시방석이라서... 내 마누라 좀 달래서 풀어 주라. 부탁한다. 아... 미친... 입에서 욕이 한 바가지가 나왔다. 그래도 일단 저질러진 일이고, 난 지금 빠지지도 못 하는 상황이었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 중요했다. 제수씨가 기분이 풀어지고 나면... 친구를 불러서 서로 화해하면 최고의 상황이 되는 것이다. 날 속인 죄로 친구를 죽이는 일은 나중에 하면 된다. 자... 일단 목표가 세워졌다. 그럼 이제 시행만 남았다. 난 묵묵히 내 일하는 것은 자신 있다. 자리가 마련되었고, 난 바로 폭탄주를 한 잔 말았다. 저번에 자매들을 무장 해제 시킨 것도 이 폭탄주였다. 난 폭탄주로 승진도 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만큼 그 위력은 과히 상상도 못 할 수준이다. 풉... 농담이다. 아무튼 그걸로 우리는 건배를 하고 빈속에 원샷했다. “우와~ 지섭씨 폭탄주 진짜 잘 만드시는 거 같아요.” “예. 제가 한 폭탄 합니다. 제가 군에 있을 때 EOD에 있어서, 아. EOD라고 하면 모르시겠구나. 폭발물 처리반이라고 하면 아시겠네요... 거기..” “와.. 거기 계셨어요?” “아닙니다.” “풉~ 술 먹다가 뿜었잖아요.” “아. 군 생활 동안 거기...” “아하~ 거기서 군 생활 하실 뻔하셨다구요?” “아닙니다.” “풉~ 아... 뭐예요~” “거기를 지나쳐 가보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풉~ 아.. 정말~ 지섭씨가 이런 농담을 하는 사람인 줄 전혀 몰랐네요.” “아무튼 제가 폭탄주는 잘 맙니다.” “아~ 예~ 그건 인정해 드릴게요.” “그럼 한 잔 더?” “당연하죠. 이제 시작인데. 세 잔은 해야죠?” “그렇죠. 당연하죠. 석 잔을 안 하면 예전부터 집 안에 문제가 생긴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 그런 주도도 있나요?” “아닙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풉... 아... 진짜. 그런데 저 그런 아재 개그 너무 좋아요.” “아... 단번에 아재가 되었네요. 그렇죠... 아재죠.” “아~ 정말 너무 웃기지 말아요. 거기서 그렇게 우울한 척 하시면 안 되죠.” 우리는 이러한 분위에 몇 잔의 폭탄주를 마셨다. 난 다른 사람들처럼 사람을 유머로써 잘 웃기지 못한다. 그래서 가끔 실없는 농담을 할 때가 있는데, 다행히 오늘은 먹히는 것 같다. 우리는 폭탄주를 마시고 나서는 소주로 종목을 바꿔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계속 술을 마셨다. 사람을 무장 해제 시키는 방법은 술이 최고다. 물론 이튿날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오곤 하지만 그래도 빠른 속도로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는 이만한 것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꽤 많은 술을 마셨다. 그녀가 준비한 음식은 거의 그대로인데, 술의 빈 병은 꽤 쌓인 것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술을 먹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술이 들어갈 수록 지혜 씨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원래도 호탕한 성격에다가 술까지 들어가니 완전히 자기 성격이 가감 없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 난 그 모습이 좋았다. 거짓 없이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그 모습 말이다. “그이가 이야기했죠?” 그녀가 갑자기 정색하며 고개를 숙이며 나에게 말했다. 난 갑자기 이렇게 말을 꺼내는 것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은 척, 농담으로 넘기려고 나는 말을 던졌다. “어떤 거 말이에요? 워낙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해서요.” “또 그렇게 엉뚱하게 넘어가시려고... 우리 관계 말이에요.” “음... 조심스럽네요. 제수씨에게 어떤 말까지 했는지 제가 감이 안 와서.” “풉... 뭐야~ 그건 주객이 전도된 거잖아요. 도대체 어디까지 들으신 건데요? 지섭씨는.” “음... 제수씨 예쁘다?” “아이 진짜~ 대충 넘어가는 이런 능구렁이인 줄 정말 몰랐어요.” “아... 그런가요? 전 지금 진지한 건데?” 그렇다. 정말 진지하고 솔직하게 말한 거다. 다만, 진지한 내용을 농담처럼 한 것뿐이다. 내가 했던 말을 웃음기 빼고 이야기해도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면 완전히 심각한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농담처럼 던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의도에는 웃음기가 들어 있는 건 없다. 정말 철우가 지혜 씨에게 어디까지 말했는지.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지혜 씨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한 것이다. “우리 사이 어쩌면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었을 수도 있는 거 같아요.” “......” “그이에게 여자도 있는 거 같구요.” “......” “그런데 여자 때문에 우리 사이가 나빠진 건 아니에요. 그 사람이 그렇게 멍청한 사람은 아니거든요.” “.....” 이렇게 정면으로 돌진해 오면 할 말이 없어진다. 이때는 그냥 듣는 것이 최고다. “그냥 점차 멀어진 것 같아요.” “지혜 씨는 스와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고객센터 Sup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