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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채진아 (2)


내가 계산하고 있을 때, 채진아는 먼저 문을 열고 나갔고, 카드를 받은 나는 바로 뒤따라 나갔다. 채진아는 가만히 서 있으려고 해도 몸을 이리저리 휘청거리며 넘어지려 했고, 나는 뒤에서 그녀를 잡아주었다. “히히. 고마워.” 내가 잡아주자, 채진아는 뒤돌아 씨익- 웃고서는 내 손을 벗어나서 당차게 앞으로 걸어 나갔다. 나는 앞서나가는 채진아의 뒷모습를 감상하며 천천히 뒤따라갔다. 채진아는 앞서가면서도 휘청거렸다. 계속 휘청거리며 천천히 걷다가, 잠시 길에서 멈추고는 또 갑자기 빠르게 걷다가 또 천천히 걷고. 나는 그 모습을 재밌게 구경하며 그녀의 속도에 맞춰 걸었다. *** 모텔의 방으로 들어온 나는 카드키를 꼽았다. 채진아는 운동화를 벗어던지고 바로 침대에 몸을 다이빙 하듯이 내던졌다. 나는 먼저 겉옷을 옷걸이에 걸었다. 그때 채진아가 누운 채 고개만 돌린 채로 나에게 말했다. “야, 내가 너랑 섹스하면 후회할까?” “왜 싫어?” “아니, 네가 싫다는 게 아니라, 내가 너무 충동적으로 구는 것 같아서.”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채진아의 시선은 나에게서 천장으로 바뀌었다. “...아냐. 하자. 나 하고 싶어.” “알았…” 내가 대답하려고 할 때, 채진아가 내 말을 가로챘다. “저기, 미안한데 너 성병 걸린 적 없지?...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 내가 여기까지 왔어도 우리 오늘 처음 봤잖아.”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민감한 질문일수도 있지만, 처음 만난 섹스 상대에게는 할 수도 있는 질문이다. “걱정 하지마, 살면서 감기도 몇 번 걸린 적 없으니까.” “다행이네…먼저 씻을래? 지금 일어나기 너무 힘드네. 너무 취했나 봐. ” “알겠어.” 내가 깨끗하게 씻고 나왔을 때도, 채진아는 아까와 같이 천장을 보며 누워 있었다. 자는 건가 싶었는데, 멀뚱멀뚱 하게 뜬 눈을 보니, 자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벽에 걸린 가운을 걸쳐 입고 침대 가에 걸터앉으며 채진아에게 물었다. “안 씻어?” “... 안 씻을래. 움직이기 싫어.” 미동도 안 하는 게 시체 같았다. “그럼 옷 입고 하려고?” “...뭐래.” 채진아는 말없이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그 두 팔을 X자로 교차하며 후드티 옆 단을 잡고 그대로 옷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새하얀 속살과 분홍색 브래지어가 보였다. 아마 레깅스 색깔과 맞춘 듯했다. 가슴 크기는 한국 여성 평균이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난 가슴은 일정 수준만 되면 상관없었다. 딱 봤을 때, 여성이라고 느껴질 정도만 되면 만족했다. 채진아는 내게 다리를 쭉 내밀었다. 그리고 말했다. “벗겨줘.” “응.” 나는 그녀의 다리 사이로 무릎을 꿇고 파고들었다. 그리고 레깅스의 골반 부분을 잡아당겼다. 채진아는 다리를 들어 올려 벗기기 편하도록 도와줬다. 그때 채진아가 말했다. “나 팬티 안입었어.” 그 말은 사실이었다. 레깅스를 무릎 까지 내렸을 때, 채진아의 음부를 가려주는 천은 존재하지 않았다. 레깅스를 완전히 벗기고 내가 입고 있던 가운과 함께 침대 밑으로 던져 버렸다. 알몸이 된 나와 브래지어만 입은 채진아. 우리 둘은 앉은 그대로 서로를 껴안았다. 채진아의 몸에서는 샤워를 하지 않아, 각종 화장품 냄새와 땀 냄새가 진하게 느껴졌다. 나는 킁킁 거리며 말했다. “냄새 좋네. 향수 뿌렸어?” “...놀리지 마. 열 받으니까.” “하하. 아니 진짜 좋아. 너 땀 냄새… 맡으니까 흥분하게 되네.” “변태냐?” 나는 왼손을 움직여 그녀의 브래지어 후크를 풀었다. 풀어낸 브래지어는 다른 옷가지와 마찬가지도 차가운 모텔바닥으로 던져졌다. 내 어깨에 턱을 올린 채진아가 내 귓가에 속삭였다. “키스해 줘.” 그 말에 그녀의 품에서 살짝 떨어진 나는 채진아의 눈동자를 바라봤다. 복잡해 보였다. 흥분한 것 같으면서도, 슬픈 눈동자였다. 나는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혀끝으로 그녀의 치아를 톡톡 건드리니, 입구가 열렸다. 나는 그안으로 혀를 깊숙이 집어넣었고 그녀의 혀와 내 혀가 끈적끈적하게 얽기기 시작했다. 그녀의 혀에서 알코올 맛이 미약하게 느껴졌다. 아까 먹은 오뎅탕 맛이 나는 것 같기도하고. “음..” “으음.” 그렇게 한참 서로의 침을 음미하던 중, 채진아가 두 팔로 내 어깨를 밀어냈다. 두 개의 혀는 견우와 직녀처럼 멀어졌다. “하아…하아…” 채진아는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슬픔이 지워졌고, 오직 쾌감만이 남아 있었다. 내 입에서 채진아의 머리카락이 씹혔다. 나는 혀를 내밀어 손가락으로 혀에 묻은 머리카락을 떼어냈다. 손을 툭 하고 털어, 머리카락을 떨쳐 냈다. 그때 채진아가 말했다. “키스 생각보다 잘하네. 전혀 못 할 것 같이 생겼는데.” “이거 욕이지? 칭찬같지는 않은데. 그 말 내가 못생겼다는 소리야?” “아니… 잘 생겼어. 그러니까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지. 그냥 너 순진하게 생겼어. 교회 오빠 느낌이야.” “교회 오빠 소리 많이 들었지. 시내에서 사이비한테 많이 걸리기도 했고.” “풋, 뭔가 그럴 거 같아…그러니까 정….” “한정진.” “아, 미안 순간 까먹었어. 내가 사람 이름 기억 잘하는데, 술 먹어서 그런가 봐…. 정진아. 계속해 줘.” 이번에는 채진아가 먼저 입을 맞췄다. 나는 그녀의 입술을 입술로 덮은 채, 체중을 실어 그녀를 침대로 넘어뜨렸다. 키스는 계속됐고, 나는 오른손을 밑으로 내려 그녀의 보지를 살짝 만졌다. 손가락에서 축축한 느낌이 올라왔다. 나는 허리를 움직혀 내 자지를 언제든 삽입할 수 있게 준비했다. 내 귀두 끝이 그녀의 아래에 닿았다. 나는 채진아에게 입술을 떼고, 양팔을 쭉 펴서 내 몸을 지탱했다. 그리고 밑에 있는 채진아를 바라봤다. 내가 넣어도 되냐고 물어보려 할 때, 채진아가 입을 열었다. “하아… 넣어 줘.” 나는 대답 대신 허리를 움직이는 걸로 화답했다. “하앙!” 내 자지는 채진아의 몸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녀의 안은 너무 뜨거웠다. 넣고 있기만 해도 땀이 날 것만 같았다. 채진아는 양팔을 뻗어 나를 끌어당겼다. 내 얼굴과 그녀의 얼굴은 교차됐다. 나는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골반을 흔들기 시작했다. 상체는 고정시킨다는 느낌으로 골반을 흔들었다. 단순한 앞뒤로 흔드는 게 아닌 그녀의 클리토리스와 내 자지가 서로 비빈다는 느낌으로 끝까지 밀착시키며 움직였다. “하앙…좋아!” “하… 나도 좋아. 진아야, 그거 알아? 너 안에 너무 뜨거운 거?” “내가 그 걸 어떻게 알아?” “글쎄, 자위 할 때?” “하앙… 헛소리 말고 세게 박아줘.” “하아… 알았어.” 나는 그녀의 뒤통수를 꽉 껴안장 내 어깨에 파묻게 만들었고, 내 품에 쏙 들어온 그녀의 알몸의 느낌을 즐기며 허리를 쉴 새 없이 계속 움직였다. “하아아아아! 좋아! 세게… 더 세게!” “하아.. .하아…” -철퍽 철퍽 그녀의 보지에 고여 있던 애액과 내 자지가 만나 철퍽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는 우리의 신음보다 크게 느껴졌다. 그때 내 뒷목을 껴앉은 채진아의 두팔이 강하게 내 목을 조여 왔다. 그 탓에 나는 강제로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은 상태가 되었다. “하아…하아..흐… 하아아아앙!” 그녀는 큰 신음을 내며 두팔과 두다리로 내 몸을 꽉 조여 왔다. 트레이너는 역시 다르다. 여자치고는 강한 힘이 날 조여 왔다. 나는 채진아의 명령에 따라, 허리를 더 빠르게 움직였다. “하아아아아앙! 좋아!” 술 기운에 취해서 일까, 신음 소리가 방안에 울릴 정도로 무척 컸다. 분명 옆 방에도 들릴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여기가 일반아파트도 아니고, 모텔이다. 옆방의 사람이 있다면 분명 섹스를 즐기로 온 거니까, 이해해 줄 것이다. “흐으응..” 그녀는 미약한 오르가즘을 느꼈는지, 얼굴을 내 가슴에 파 묻으며 미세하게 경련했다. 그녀는 갔다고 말은 안 했지만, 대신 강하게 조여주는 질이 그녀의 절정을 느꼈다는 사실을 내게 표현해주고 있었다. 나도 때마침 사정감이 몰려왔기에, 그대로 그녀의 안에. 정확히는 그녀의 안에 있는 콘돔안에 정액을 사정했다. “하아..하아…” “후…” 그렇게 한 십여 분을 그 자세 그대로 껴안고 서로를 느끼고 있는 우리였다. 우린 말하지 않았지만, 서로 만족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먼저 말한 건 채진아 그녀였다. “...자고 갈 거야?” “내일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해서. ” “히. 힘들겠네. 난 쉬는데.” “그래서 자고 갈려고?” “아니, 여자 혼자 모텔에서 자면 좀 그래. 같이 나가자.” “그래.” 우리는 몸을 씻어내고, 모텔에서 나와 도로변으로 나왔다. 지나가는 택시는 보이지 않기에, 우리는 콜택시를 부른 상태였다,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 채진아에게 나는 말했다. “또 볼 수 있어?” “음…” 채진아는 대답 대신에 나를 안아주었다. 나는 더 이상 묻지 않았고, 채진아의 온기를 느끼며 생각했다. 무슨 의미일까? 오늘밤 일은 그냥 오늘 밤일로만 남겨두고 잊으라는 뜻으로 안아준걸까? 아니면 또 볼 수 있다는 의미일까? 정말 헷갈리게 만드는 포옹이다. 아무 말 없이 도로변에서 껴안고 있는 우리를 사람들은 술해 취한 연인이구나 하고 생각하겠지. 잠시 후 택시가 도착했고, 채진아는 내 품에서 멀어지면서 말했다. “연락할게.” 택시를 타고 저 멀리 사라지는 채진아를 보며 나는 무언가 꿈만 같았다. 원나잇이 처음이기에, 그런 걸까. 아니면 그녀가 꿈만 같은 사람이라 그런 걸까. 한참을 도로변에서 생각에 잠긴 나는, 머리를 내젓고 차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대리를 불러야 했지만, 왠지 조금 더 지금, 이 감정을 천천히 걸으면서 생각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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