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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토끼 사냥


[63. 토끼 사냥] "누가 그래?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로웬의 목소리가 낮고 부드럽게 깔렸다. 그는 손을 들어 이오의 뺨을 감쌌다. 따뜻한 손길에 이오의 숨이 고르지 못하게 흐트러졌다. 그의 눈동자가 깊숙이, 흔들림 없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원에서 토끼를 찾아 허리를 숙이던 너를 봤을 때, 그 조심스러움과 순수함이 눈에 밟혔다. 그 순간부터 널 잊을 수 없었어.” 이오의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그녀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걸 알면서도, 어쩐지 머릿속은 자꾸만 멍해졌다. 심장이 점점 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혹시 내가 나이가 많은 게 싫은 거니?" 뜻밖의 질문에 이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급히 고개를 저었다. 머뭇대는 입술 끝이 파르르 떨렸다. "아니에요! 그런 게..." 그가 다시 웃었다. 부드럽고 느린 그 표정에 이오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목덜미 아래부터 퍼져나간 열기가 그녀의 피부를 찌릿하게 감쌌다. 이오는 무의식적으로 옷자락을 쥐었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로맨스 소설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평범한 하녀가 귀족의 사랑을 받는 이야기. 남자가 먼저 참지 못하고 입을 맞추는 장면. 수없이 상상했던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겹쳐졌다. 이오는 그가 아버지뻘이라는 것도, 다른 하녀를 임신시켰다는 소문도 잊은 듯했다. 그녀의 긴장한 표정을 읽은 로웬은, 눈빛을 가늘게 좁히며 그녀의 허리를 더욱 깊이 끌어안았다. 놀란 이오가 짧게 숨을 들이켰다. “그럼 왜? 내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거야?” 그의 입술이 이오의 관자놀이에 부드럽게 닿았다. 짧은 키스가 이어질 때마다 이오의 어깨가 조금씩 이완됐다. 희고 여린 목덜미에 잔열이 번졌고, 가늘고 떨리는 숨소리가 그의 귀에 가까이서 흘렀다. 로웬의 손이 느릿하게 올라가 이오의 등을 쓰다듬었다. 손가락 끝이 목덜미 아래를 지나 등허리를 타고 천천히 흘렀다. 그리고는, 그의 목소리가 낮게 귓불을 간질였다. “난 네가 필요해, 이오. 네 숨결, 네 표정, 네 손끝까지도… 미칠 것 같아.” 그의 말이 귓가를 타고 흐를 때, 이오의 몸이 반응했다. 하녀복의 치맛자락이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 미세하게 들썩였다. 더운 숨이 목울대 아래로 쏟아졌고, 로웬은 그 작은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이오의 머릿속에선 계속해서 오래된 로맨스 소설들이 재생되었다. 먼지 쌓인 책장을 넘기며 꿈꾸었던 로맨스, 가난한 평민 여자가 부유한 귀족을 만나 진정한 사랑을 이루는 이야기들... 낡은 책 속에서 반쯤 희미해졌던 환상은, 지금 그의 손끝에서 또렷해지고 있었다. 어쩌면... 나도 그런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순진한 생각이 그녀의 마음을 물들였다. 로웬의 손끝이 이오의 하녀복 단추에 닿자, 그녀는 마치 깨진 꿈에서 돌아오듯 속삭였다. "그래도... 서로를 알아갈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건... 너무 빠른 것 같아요..." 이오의 말은 조심스럽고 작았다. 하지만 그 속엔 진짜 거부보다, 수줍음이 더 진하게 배어 있었다. 그녀의 순수한 반응에 로웬은 입꼬리를 아주 천천히 올렸다. 로웬은 이오의 허리를 감싼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목덜미를 따라 부드럽게 이어졌다. 그는 더 강하게 나가야 하나 고민했던 생각을 지워냈다. 그녀는 그럴 필요도 없이, 너무 쉽게 그의 손 안에 들어왔다. 로웬은 그녀와의 시간을 더 여유롭게 즐기기로 결정했다. 이오는 자신의 생각보다도 더 순진하고, 어리석었다. "그래, 네 말대로 하자. 천천히...하나씩." 로웬은 그녀의 턱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부드러운 손길에 이오의 시선이 다시 그를 향했다. "그럼, 처음엔 뭐부터 해야 할까?" 그의 목소리는 다정했지만, 눈빛엔 짐승 같은 날카로움이 번졌다. 이오는 여전히 눈을 깜빡이며 순진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저... 저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로웬이 그녀의 입술을 다시 덮었다. 이번엔 조금 더 깊고 느리게, 천천히 농밀한 키스였다. 그의 혀가 이오의 입술을 비집고 들어왔고, 그녀는 짧은 숨과 함께 몸을 움찔 떨었다. "으응..." 숨소리가 새어 나왔고, 그의 손이 다시 그녀의 등에 닿아 움직였다. 손끝이 지나간 자리는 점점 뜨거워졌다. 그의 손길에 따라 이오의 피부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창가로 퍼지는 오후 햇살 아래, 이오의 붉어진 얼굴이 조용히 빛났다. 로웬은 그녀의 눈에 번지는 순수한 감정과 몸의 반응 사이에서,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다시 천천히 그녀를 끌어안았다. ----------------------------------- 아침 햇살이 정원을 비추는 이른 시각, 이오는 새로 배정받은 업무 장소인 정원으로 향했다. 그녀의 하얀 하녀복 끝자락이 이슬을 머금은 잔디를 스치며 흔들렸다. "정원 관리라..." 이오는 작게 중얼였다. 어제의 일이 마치 꿈만 같았다. 로웬과의 키스, 그의 달콤한 속삭임, 그리고 돌연한 업무 변경까지. 그를 떠올리는 순간, 그녀의 뺨이 연분홍빛으로 물들었다. 정원은 매주 전문 정원사가 와서 꼼꼼히 관리했다. 그러니 사실 이오가 할 일이라곤 고작 시든 꽃잎을 주워 정리하는 정도였다. 그녀도 알았다. 이 변화가 로웬 때문이라는 걸. 다만, 그의 진짜 의도까지는 짐작하지 못했다. 안개가 낮게 깔린 정원은 고요하고 은밀했다. 장미꽃잎 위에 맺힌 이슬방울들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새들의 지저귐만이 공기를 흔들었다. 이오는 조심스럽게 그 사이를 거닐었다. "아, 저기 장미가..." 치맛자락이 젖은 잔디를 스치며 부드러운 소리를 냈다. 시든 장미를 발견한 이오는 몸을 숙였다. 그 순간, 헝클어진 머리칼 사이로 그녀의 목덜미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침부터 부지런하구나." 등 뒤에서 들린 낮은 목소리에, 이오는 흠칫 놀라 고개를 들었다. 천천히 몸을 돌리자 로웬이 웃고 있었다. 햇살 아래 반짝이는 은색 단추, 칼처럼 각진 연미복. 모든 것이 그답게 정돈되어 있었다. "주, 주인님... 안녕하세요." 이오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로웬은 천천히 다가왔다. 그의 구두가 젖은 잔디를 밟을 때마다 작은 물방울이 튀었다. "네가 여기 있을 줄 알았어." 로웬의 손끝이 이오의 턱을 부드럽게 들어올렸다. 다정한 손길이었지만, 그 눈빛은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예리했다. "어제의 일... 잊지 않았지?" 이오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서자, 그녀의 등 뒤로 장미덤불이 닿았다. 하녀복 자락이 가시에 스치며 가늘게 찢어졌다. "저... 저기..." 말이 끝나기도 전, 로웬의 입술이 그녀의 것을 덮었다. 어제보다 깊고 거친 키스였다. 이오의 숨결이 장미 사이로 흩어졌다. 그의 손이 이오의 허리를 단단히 감쌌다. 얇은 옷 너머로 느껴지는 체온, 부드럽고 가녀린 곡선이 손안에 담겼다. "여긴 아무도 없어. 그러니까..." 로웬의 손가락이 하녀복의 리본을 풀었다. 하얀 목덜미가 드러났다. 아침 햇살이 그 위를 스치자 진주처럼 빛났다. 안개 속에서 비치는 빛이 이오의 짙은 갈색 머리칼을 감쌌다. 그녀의 올리브빛 눈동자가 조심스럽게 흔들렸다. 키스가 깊어질수록 그 눈동자엔 알 수 없는 감정이 차올랐다. "여기는...밖인데..." 이오의 목소리가 작게 떨렸다. 그녀는 조심스레 그의 가슴을 밀었지만, 로웬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네가 싫다고 말할 수 있어?" 로웬이 그녀의 머리칼을 쓸어넘겼다. 손끝은 다정했지만, 눈빛엔 사나운 본성이 서려 있었다. 마치 순한 토끼를 장난감처럼 다루는 늑대처럼. 그녀의 반응에 로웬은 속으로 웃었다. 그의 팔이 그녀를 더욱 깊이 끌어안았다. 이오의 눈동자가 놀란 듯 커졌다. "이제 더는 못참겠어." 그의 입술이 목덜미를 타고 내려갔다. 입맞춤이 닿을 때마다 그녀의 피부가 붉게 물들었다. 머리칼이 바람에 흩날렸고, 그녀의 심장이 요동쳤다. "안돼요...들키기라도 하면..." 이오가 간신히 입을 열었지만, 로웬의 손가락이 그 말을 틀어막았다. 그의 눈빛은 깊고 어두웠다. "여기서는 우리 둘뿐이야. 아무도 방해하지 못해." 그의 손이 셔츠 단추를 천천히 풀어내렸다. 단추 하나가 떨어질 때마다 이오의 가슴이 조용히 들썩였고, 하얀 천 사이로 드러나는 피부 위로 햇살이 미끄러지듯 내려앉았다. 가슴골이 점점 드러나자, 로웬의 시선은 짙게 가라앉았다. "정말… 안 되는데…" 그녀가 숨죽인 듯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 말은 애원이라기보단 떨리는 유혹처럼 들렸다. '클라라가 이런 동생의 모습을 본다면 어떤 반응일까.' 부도덕한 생각이 그를 더욱 자극했다. 이오는 로웬의 속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그의 숨결에 물들어갔다. 그녀의 올리브빛 눈동자가 점점 흐려졌고, 몸은 점점 느슨하게 풀려갔다. "이렇게 아름다운 너를... 내가 어떻게 참을 수 있겠어?" 그의 입술이 다시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이번에는 더욱 깊고 격정적인 키스였다. 혀가 그녀의 입속을 헤집으며 달콤한 숨을 끌어냈다. 그의 굵은 손가락이 이오의 짙은 갈색 머리칼을 헤집자, 흰 목덜미가 더 깊게 드러났고, 그 자리에 다시 입술이 내려앉았다. 하녀복의 단추는 하나씩 열리고 있었고, 얇은 린넨 셔츠 안쪽, 하얀 속살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시선이 천천히 내려갔다. 그리고 손이 따라갔다. 이오가 작게 신음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로웬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 그의 손가락이 가슴을 감싸고 있던 천을 밀어내리자, 봉긋하게 솟은 가슴이 햇살 아래 드러났다. 작고 단단한 정점이 서늘한 아침공기를 느끼고 오그라들었다. "이렇게 예쁜 색이구나..." 그의 손가락이 분홍빛 유두를 부드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눌렀다. 이오의 어깨가 움찔했고, 그녀는 숨을 삼켰다. 손끝의 감촉을 천천히 느끼듯 원을 그리던 그의 움직임이 점점 더 짙어졌다. 이오의 입술 사이로 얇은 숨이 새어나왔다. 그 숨소리가 로웬의 귓가를 간질였다. 그는 천천히 몸을 숙였고, 입술이 그녀의 가슴을 감쌌다. 혀가 유두를 살며시 핥고, 조심스럽게 빨기 시작하자, 이오의 허리가 반사적으로 휘어졌다. “아… 아응...” 그녀의 숨소리는 더 이상 숨기려는 것이 아니었다. 정원에 핀 장미처럼, 서서히 활짝 열려가고 있었다. 로웬의 손이 치마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속옷 위로 닿은 손바닥이 이오의 가장 뜨거운 곳을 감쌌다. 젖은 듯 촉촉하게 달아오른 열기가 그의 손바닥을 뜨겁게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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