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화기애애
화기애애해야할 토요일 저녁 술자리는 순식간에 냉랭해졌다. 문식이 딸 이나에게 창식의 얘기를 계속 추궁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문식의 추궁에 이나 몸속에 있는 민선의 머리가 새하얘졌다. 사실 별 얘기 아니지만 자존심 강한 문식의 성격을 고려해 사실을 알고 난 뒤 이십 년 가까이 모른 척 지내왔던 이야기를 이나와 몸이 뒤바뀐 것이 들킬까봐 염려되어 내뱉었는데, 이게 또 다른 악수가 될 줄이야.
민선 안에 있던 이나 역시 어쩔 줄 모르긴 마찬가지였다. 창식이 삼촌이 누군지도 모르거니와 엄마 아빠의 신혼집이 개포동이었단 것도 가물가물한 기억 저편에 있었지 잘 알지 못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여기서 무슨 말을 더 해줄 수 있겠는가. 그저 입 다물고 다른 이야기로 전환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그리고 지금 그 역할을 해줄 사람은 남편, 정근뿐이다.
“남 서방, 입주가 얼마나 남았더라?”
이나는 애써 침착하게 정근을 향해 다른 질문을 던졌다.
“아, 네. 장모님. 그러보니 한 달도 안 남았네요. 벌써 여기서 장인어른, 장모님과 지낸지 한 달이 넘었어요. 시간 참 빠르네요.”
평소 회사에서도 중재자 역할을 하는 위치에 있는 정근답게 이번 분위기도 풀어보려 노력하며, 최대한 성심을 다해 대답했다.
“흠... 이나는 지금 말하기 곤란하면 이따 아빠랑 따로 얘기 좀 하자꾸나.”
하지만 문식은 화제전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이야기의 궁금증을 밝혀낼 모양이다. 이나를 향해 한 마디 말을 남긴 뒤 문식은 불편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장인어른. 오랜만에 와인인데 같이 자리하셔야죠. 저희 얼마 안 있으면 분가하는데요.”
“어. 그래. 남 서방. 나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오고.”
정근이 넉살좋게 문식을 불러 세우자 문식은 조금은 겸연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화장실로 향했다.
그 사이 이나의 몸속에 빙의한 민선은 그럴싸한 변명을 떠올리느라 애썼다. 그리고 무언가 생각났는지 자신의 몸속에 들어간 이나에게 대화를 요청했다.
“엄마, 나 카나페 좀 하려고 하는데, 좀 도와주세요.”
“이야, 우리 이나가 웬일이야. 카나페도 할 줄 알아? 내가 도와줄게.”
그 틈을 정근이 눈치 없이 끼어들었다. 정근은 단둘이 부엌으로 가서 아까 미처 하지 못했던 손장난을 끝낼 생각이었으나, 이나의 칼차단에 머쓱하게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아니요! 엄마가 카나페를 잘하셔서. 분가하기 전에 이참에 배워두려고요. 앉아 있어요. 엄마, 얼른 도와주세요.”
이나는 엄마의 부름에 무언가 눈치 챈 듯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어, 그래. 그래. 카나페 알려줄게. 가자. 남 서방 천천히 한 잔 들고 있어. 금방 해올 테니.”
그렇게 이나와 민선은 주방 한 구석에서 긴급회의를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민선이 재빠르게 생각을 해낸 덕에 문식이 식탁으로 돌아오기 전에 위기를 벗어날 탈출구를 마련했다.
이나의 모습을 한 민선은 문식이 돌아오자 아무 일 없다는 듯 자연스레 식탁에 앉으며 문식에게 말을 건넸다.
“아빠, 실은 제가 아주 오래전에 엄마 일기장을 본 적이 있어서 창식이 삼촌 기억하고 있었어요.”
대충 얘기를 들어보면 엄마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아빠를 위해 모른 척했고, 오래전 본 엄마의 일기장엔 남편의 노고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지 못해서 미안하고 창식씨에게 고맙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며 둘러댔다.
그러자 어두웠던 문식의 표정이 점점 밝아졌다. 솔직히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나와 민선 모두 이상한 것이 한둘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갑자기 잠자리 스타일이 바뀐 것도 그렇고, 딸의 행동이 어딘가 모르게 달라진 것도 그렇고 혼자서 트루먼쇼를 찍는 기분이었다.
그렇다고 둘이 바뀐 사실을 유추해낸 것은 전혀 아니다.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문식은 두 모녀가 자신과 사위 모르게 바깥으로 나도는 것은 아닐까 의심아닌 의심을 하는 것이 생각의 전부였다.
창식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것도 못내 걸렸지만 혹시 창식의 존재는 제 3의 존재로부터 알게 된 것은 아닐까. 혹시 관련된 누군가와 바람이라도 난 것일까 별의 별 생각을 다했더랬다. 여기까지가 문식이 상상할 수 있는 최대치였으므로 문식은 이나의 말에 표정이 밝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나의 말 덕분에 모든 의문이 풀린 데다 아내 민선의 속깊은 마음까지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괜히 오해했네. 미안해. 딸내미. 근데 그 일기장은 어디서 봤어? 지금도 가지고 있는 건가? 이나엄마? 일기장은 언제부터 썼어.”
“아이, 아빠도 참! 저야 어린 시절 철없을 때 엄마 일기장 몰래 훔쳐 본거지만 그걸 대놓고 보여 달라고 하면 어떡해요. 저는 그 일기장 어디있는지도 몰라요. 하도 오래전 일이라 내용만 기억하고 있는 거라고요. 하하하...하하..”
민선이 식은땀까지 흘려가며 마지막 변명도 그럴싸하게 둘러댄 후에야 상황은 모두 일단락됐다. 그때부터 다시 네 식구의 즐거운 와인파티가 재개됐다.
분위기가 다시 풀어지자 정근 또한 이나의 옆에 바짝 다가가 앉아 손장난을 재개했다. 다행히 아까 여운이 가시지 않았는지 이나의 구멍은 여전히 촉촉이 젖어있었다. 정근은 한 손으론 와인잔으로 건배를 하며 다른 한 손은 이나의 보지 안으로 깊숙이 밀어넣었다.
점점 더 깊어질수록 이나의 몸이 꿈틀거렸고, 신음을 억지로 참아내느라 귓불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 모습에 정근은 더욱 흥분을 느끼며 손가락을 앞뒤로 움직여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이나는 벌써 술이 오르는 거야? 웬일이야. 우리 술고래 딸내미께서 벌써 귓불이 빨개지고 말이야. 허허.”
문식의 말에 이나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모습을 하고 있는 엄마를 쳐다보았다. 정말 아빠의 말마따나 자신의 귓불이 새빨개져있었고 얼굴에도 홍조가 어려 있었다. 그 모습이 조금 의아한 이나였지만 이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으이그. 워크숍 가서 얼마나 퍼마셨으면. 술 안 깼는데 와인 마시니까 그렇지. 그만 마셔.”
이나는 진짜 엄마가 딸에게 나무라듯 자신의 모습을 한 민선에게 한 마디 잔소리를 남겼다.
“아, 아니야. 술 많이 마시긴. 안 마셨는데 몸이 좀 피곤한가. 하하...”
민선은 멋쩍게 웃으며 식탁 밑에서는 다리를 베베 꼬았다. 정근의 손가락이 점점 더 깊숙이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손가락은 구멍 안에서 미꾸라지마냥 자유자재로 헤엄쳤다. 그럴 때마다 갯벌 구멍에서 바닷물이 꿀렁이듯 애액이 정근의 손가락을 흥건하게 적셨다.
“정근 오빠? 치즈도 좀 먹어요.”
큰일이다. 이제 팬티까지 젖기 직전이었다. 늘 집에서 입던 원피스 파자마를 입고 있었기에 이제 치마까지 애액이 흘러내려갈 판이었다. 민선은 다급하게 정근의 손을 붙들고 문식과 이나가 보지 못하도록 고개를 얕게 가로 저었다.
“어? 치즈 먹여줘야지. 우리 이나가. 아~”
그러나 그 말을 들을 리 없는 정근이다. 정근은 씩 미소지어보이며 손가락 끝까지 구멍 안으로 세게 밀어 넣어 이나의 숨을 턱 막히게 했다.
“흡!”
“이나 왜 그래? 사레 들렀어?”
문식이 갑작스레 단발마 신음소리를 내는 이나를 바라보며 걱정스레 말을 건넸다.
“아, 아니에요. 딸꾹질이 나서.”
민선은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향하자 정근과의 손장난이 들킬세라 아무렇지 않은 척 배시시 웃으며 화제를 전환했다. 민선의 노력 덕분에 정근은 더욱더 마음 놓고 손장난을 칠 수 있었다.
“아 맞다! 내가 예전에 사 놓은 좋은 술이 하나 있는데, 오늘 같이 마실까?”
문식은 문득 아껴두었던 고급 양주 한 병이 떠올랐다. 언젠가 좋은 일이 생기면 한 잔 하려고 아껴두었던 것인데, 그냥 이 자체로 가족간 행복한 것에 문득 넘치는 행복을 느낀 문식은 오늘 술을 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나엄마. 그 술 알지? 나 퇴직할 때 우리 선생님들이 돈 모아서 선물해줬던 거 말이야. 그거 드레스룸에 놔뒀지, 아마?”
“그, 글쎄요. 한 번 찾아볼게요. 잠깐만요.”
이나는 아빠의 갑작스런 물음에 당황했다. 그 술의 존재를 알고 있긴 하지만 어디 있는지 정확히 몰랐다. 하지만 드레스룸 얘기를 꺼낸 것으로 보아 안방 어디쯤 뒤적여보면 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얼른 일어나 안방으로 향했다.
“같이 가자고. 귀한 술 같이 꺼내와야지.”
문식도 이내 아내의 뒷모습을 따라 안방으로 향했다.
장인장모가 방으로 들어가려 뒤를 돌자마자 정근은 이나를 들어 올려 자신의 무릎위에 앉혔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정근은 어느새 지퍼를 풀고 팬티 구멍 사이로 단단한 기둥을 꺼내놓고 있었다. 그 위로 단숨에 이나의 보지 구멍을 맞춰 껴 넣었다.
“하아...하악...으..”
“어머, 왜 이래요! 오빠, 아빠랑 엄마 금방 나오신다구요.”
민선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렇게 과감한 섹스라니. 생각도 못한 것이었다. 정근이 자신을 들어 올려 자지를 꽂았을 때, 문식의 아직 안방으로 들어가기도 전이었다. 다행히 술에 집중하느라 뒤를 돌아보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이나가 볼 뻔했지 않은가.
“잠깐만 30초만 넣고 있을게. 어차피 술 찾아가지고 나오시려면 2~3분은 걸리시지 않겠어? 그때까지 우리 이나 보지 맛만 볼게. 맛만. 아아..흐읍...쫀득하다, 정말.”
정근은 이나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나의 가느다란 허리를 양손으로 부여잡고 앞뒤로 돌리며 애액이 찌걱이는 소리에 더욱 흥분할 뿐이었다.
“아읏.. 소리가 어쩜 이러냐. 걸레 물 짜는 소리 같잖아. 으읏..흥분 된다.”
정근은 거실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저급하고 더러운 말을 가감없이 내뱉었다. 정근의 취향과 꼭 맞는 민선은 그 말에 더 이상 제지하지 못하고 엉덩이를 앞뒤로 흔들어 클리를 자극했다.
“흐응..하앙...오빠...”
찰싹-
정근이 파자마 치마 사이로 드러난 이나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세게 내리쳤다. 금세 이나의 엉덩이는 벌겋게 부풀었다. 그리고 서서히 애액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하..흐읍..우리 이나 개보지..씨발년...하..장인장모님 보는데서 개처럼 박아주고 싶다. 하으...”
정근은 점점 더 과감해졌다. 민선은 그런 사위를 말리고 싶었지만 이 기분이 너무 좋았으므로 차마 그만하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느끼며 신음할 뿐.
“흐응...으응...음...하..”
같은 시간 안방에서는 이나가 아빠 문식이 말한 술을 열심히 찾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다 두신거지? 모르겠는데.’
“찾았어?”
등 뒤에서 문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나는 식은땀이 흘렀다. 이번에도 허둥대면 분명 의심받을 게 뻔하다. 아까는 어찌저찌 엄마가 둘러댔지만 이번엔 다르다. 지금 여기엔 아빠와 단 둘뿐이라 어떤 핑계를 대야할지. 감도 오지 않았다.
“아니요. 아, 어디 있지? 여기서 본 거 같은데. 아닌가. 호호...호호...”
이나가 버벅이며 대꾸하자 문식이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
‘뭐지, 드디어 걸린 건가. 어떡해...’
예상치 못한 문식의 반응에 이나가 더욱 긴장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른 대답이 이어졌다.
“여기 아니고 베란다에 둬놓고. 이나엄마도 참, 귀엽단 말이야.”
말 끝에 문식은 이나를 뒤돌려 일으켜 세워 진하게 키스를 퍼부었다.
“아흡..흐읍..쪽..쪼옥..하..”
문식은 더욱 격렬하게 키스를 하며, 민선의 브래지어 사이로 손을 넣어 젖꼭지를 잡아당겼다.
“하앗...”
“술을 마셔서 그런가, 우리 딸 꼭지가 그리워져서 말이야. 술은 천천히 가지러 가자. 우리 딸.”
문식이 다시 부녀 상황극의 시작을 알렸다. 이나는 잠시 주춤했지만 엄마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엄마한테 며칠만 시간을 줘.]
이제 며칠 후면 다시 엄마와 몸을 영영 뒤바꿔 원래대로 돌아가야 한다. 그럼 아빠와의 섹스도 다신 즐길 수 없겠지. 찰나의 생각이 스치자 이나는 이내 아빠를 다시 받아들였다.
“아빠...하앙....”
문식의 흥분 버튼, ‘아빠’라는 말을 듣자 문식은 더욱 격렬하게 침을 섞었다. 자신의 진득한 침을 한껏 모아 민선의 입 속으로 옮기자 민선은 또 다시 아빠를 애타게 외치며 침을 집어 삼켰다.
꾸울꺽-
“하, 아빠...사랑해요..”
이나는 진심이었다. 딸로서 아빠 문식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그리고 바로 지금, 아빠와의 관계 또한 충분히 즐기며 이 순간을 사랑하고 있었다.
주방 식탁에선 정근도 불타고 있었다. 이나의 몸에 빙의한 민선과 함께. 민선은 안방에서 딸과 문식이 나올까봐 긴장하면서도 몸 속 깊숙이 들어온 정근의 자지를 온몸을 다해 느끼고 있었다.
“회사 회의실에서 사지 묶어놓고 보지를 쑤셔줘야 하는데. 하...하악...그래야 박 대리 그 새끼가 흐읏.. 탐내지 못하지. 으읏..!”
가끔씩 보태지는 정근의 저급한 신음에 민선은 더욱 불타올랐다. 그리고 잠시 박 대리와 리조트 주변을 산책했던 때를 떠올렸다.
박 대리는 누가 봐도 이나에게 흑심 있어 보이는 온갖 제스처를 취했었다. 괜히 옷을 벗어준다거나 팔을 부축해준다거나 팔짱을 끼고 기대라거나 등등. 그러나 넘어갈 민선이 아니었다. 박 대리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거니와 딸네 가정을 지켜야한다는 사명감에 정신을 부여잡고 박 대리를 밀어냈었다.
“박 대리는 남자로 느껴지지도 않던걸요. 하아...앙...좋아..”
이나의 대답에 정근이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이나의 허리를 더욱 세게 박아댔다.
“아앗! 읍!! 하아앗!!”
위아래로 이나를 내리꽂을 때마다 이나의 젖가슴이 출렁거렸다. 정근은 흔들거리는 가슴을 눈으로 음미하며 신음했다.
그렇게 두 커플은 짧지 않은 시간동안 스릴 있는 섹스를 만끽했다.
그리고 잠시 후, 문식이 헛기침을 하며 앞장서 안방 문을 나왔다. 그 뒤로 수줍은 표정의 민선이 베란다로 향했다.
“드레스룸에 둔 게 아니었나봐. 허허. 이나 엄마 베란다 잘 찾아봐요.”
장인장모의 인기척에 정근은 정액을 싸지도 못하고 얼른 이나를 무릎에서 내려놓았다. 팬티가 흥건하게 젖어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정근은 성기를 팬티 안에 채 집어넣지도 못한 채 맨투맨을 끌어내려 아랫도리를 가려 상황을 마무리했다.
서로 진득한 섹스를 나눴다는 것은 눈치 채지 못했지만, 괜스레 찔리는 마음에 넷은 분주히 떠들어댔다. 그렇게 네 가족의 조금은 이상하지만 행복한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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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너무 무리했나봐. 간만에 늦잠자서 지각하게 생겼네. 다녀올게. 이나야.”
“아휴, 정말. 알겠어요. 아, 그리고 나 복귀 신청하려고요. 되도록 빨리.”
“그래? 그럼 나야 좋지. 내일이라도 당장 나오면 좋겠다. 같이 출퇴근하게. 그리고 출퇴근길 잠깐씩 야한 것도 하고 말이야.”
“으이그! 얼른 가요. 이러다 정말 지각하겠어요.”
정근은 지각할 것 같은 월요일 아침에도 이나가 사랑스러워죽겠다는 듯 애정 어린 눈빛을 쏘아대며 회사로 출근했다.
민선은 정근이 출근한 것을 확인하고, 문식이 운동을 나간 후에야 이나와 함께 서재에 앉아 복귀 신청서를 작성했다.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얼른 임무를 수행하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자, 이제 본부장님이 전자결재 해주시면 승인 나는데, 워낙 바쁘셔서 해주실지 모르겠어요.”
“해주실거야.”
“응? 그걸 엄마가 어떻게 알아?”
“응? 아, 아니. 직원이 사무실로 돌아온다는데 싫어할 상사가 어딨어. 내 아무리 사회생활은 안해봤어도 그쯤은 안다고.”
“하긴, 그렇네. 내가 자리를 너무 오래비우긴 했어. 근데 엄마 진짜 괜찮겠어요?”
이나는 자신만만한 엄마가 걱정됐는지 재차 되물었다.
“걱정마. 이번주안으로 해결할게. 그리고 우리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자.”
민선은 결연한 표정으로 이나를 안심시켰다.
“그럼 나야 너무 좋지. 엄마, 잘 해요. 응원할게. 그리고 나한테 나중에 다 말해줘야해. 꼭!”
“알았어. 일단 기다려. 엄마가 다 알아서 할 테니.”
이나와 민선은 걱정스럽지만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갈 머지않은 미래를 기다리며 서로를 토닥였다. 그때였다.
띵동-
이나의 회사계정 전자메일 알림음이 울렸다.
[전자결재가 승인되었습니다.]
김영만 본부장이 이나의 사무실 복귀 보고서류에 전자결재를 한 것이다. 불과 결재를 올린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다.
“엇? 벌써? 본부장님이 이렇게 부지런한 스타일이 아닌데, 오늘 할 일이 없으셨나. 어쨌든 잘 됐어요. 엄마. 이제 내일부터 출근하면 되겠는데요?”
“그래? 잘 됐네. 이제 시작이다. 이나야, 엄마 회사 갈 때 입을 옷 좀 사러 가자. 얼른.”
“응? 그래요. 가요!”
이나와 민선은 왠지 밝은 내일에 기대에 부풀어 서둘러 쇼핑갈 채비를 했다. 이나의 몸속에 빙의한 민선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적진을 물리치기 위한 준비를 하나씩 해나갔다.